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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길

갑천 누리길(1) - 갑천을 따라 흑석리까지

by 마음풍경 2011. 12. 5.

 

 

금강 누리길(1) - 갑천을 따라 흑석리까지

 

신성동 ~ 갑천 좌안길 ~ 만년교 ~ 월평 공원(갑천 자연 하천 비포장 구간) ~ 가수원교 ~ 괴곡동 ~ 상보안 유원지~

노루벌 ~ 물안리 ~ 흑석리(반환점) ~ 적십자 청소년 수련장 ~ 갑천 좌안길 ~ 월평공원 ~ 만년교 ~굥 신성동

(총 43km, 4시간 20분 소요, 휴식포함)

 

 

2011년 시작이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011년의 끝인 12월로 들어섰습니다.

 오늘은 날도 포근하고 햇볕도 좋고해서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기로 하고 집을 나섭니다.

 

마른 낙엽 사이로 아직은 붉디 붉은 단풍이 남아있네요.

올해는 한순간 아주 화려한 단풍의 모습은 없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단풍의 흔적은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여느 때처럼 연구단지 길을 따라 갑천으로 향합니다.

나의 모든 천변 자전거 길은 갑천에서 시작되지요.

 

요즘 날씨가 포근해서인지 철모르는 철쭉이 피어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철모르는 꽃의 탓만은 아니겠지요.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는데 이러다가 겨울도 없어지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갑천 좌안길을 따라 갑천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리고 유림공원에서 다리를 건너 갑천 우안길을 따라 갑니다.

 

월평공원이 주변에 있는 갑천 자연하천 구간으로 들어섭니다.

 

포장이 된 길이 이내 비포장 길로 바뀌네요.  

갈대와 억새 숲 사이로 난 길이 참 포근합니다.

 

다만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인지 길이 물러서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 조금 힘든 구간도 있더군요.

 

자연의 느낌이 진한 주변 풍광이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요즘은 갑천주변도 대부분 개발이 되어 이처럼 자연만이 가득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지요.

 

이런 포근한 길은 자전거를 타고 가기보다는 걸어서 가야하는데요.

다음번에는 월평공원까지 한적하게 걷는 시간을 가져야 겠습니다.

 

그리움이 모퉁이를 만들었다는 싯구가 있지요.

그리움이 또한 아득한 하늘도 만들었나 봅니다.

 

좁고 덜컹거리지만 그래도 자전거를 타고 가기 어렵지 않았는데

갑자기 산으로 난 길만 보이고 천변 길이 보이지 않더군요.

겨우 겨우 길을 찾아 이어가는데 물구덩이도 많고 진흙뻘인 지역도 많이 만납니다.

바퀴가 푹푹 빠지는데 이런 것이 진정한 MTB겠지요. ㅎ

 

바로 앞만 보고 가기도 힘든 그 와중에도 주변 풍경은 눈에 들어오더군요.

갑천 건너편의 도안 신도시 아파트 모습도 보입니다.

 

조금 힘든 비포장 길을 빠져나오니 대전 화장장인 정수원을 지납니다. 

 

이곳에서 처음 갑천 누리길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공식적인 누리길은 갑천 좌안인 도안 지구 쪽 제방길이더군요.

그래도 조금은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이 되는 길이었네요.

 

가수원동으로 접어들어서 가수원교를 통과하기 위해서 오른쪽 화살표 방향으로 갑니다.

공식적인 갑천누리길 1코스는 엑스포 다리에서 이곳 가수원교까지 약 10.3km 거리입니다.

 

가수원교를 통과하여 정림동으로 접어들자 다시 잘 단장이 된 자전거길이 나옵니다.

 

정림초등학교 입구를 지나 가는 이 천변 길은 대전둘레산길잇기 11구간으로 자주 걷던 길이었지요.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85)

 

예전처럼 강 건너편에 빠르게 지나가는 열차의 모습도 보이고요.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들고 싶은데 요즘 기차는 너무 빨리 지나가지요. ㅎㅎ

 

대전 둘레 산길잇기 때 멀리 바라보이는 구봉산을 넘어

 괴곡 마을의 느티나무를 보고 나서 이 다리를 건너 정림동 쟁기봉으로 오가곤 했지요.

오늘은 흐르는 물이 많아 자전거 아니면 건너기가 어렵겠네요.

덕분에 진흙으로 더러워진 자전거 세차를 했습니다.

 

이제 다리를 건너 다시 갑천 좌안 길을 따라 갑니다.

아직 공사가 다 완료가 되지는 않았지만 제방 길이 새롭게 정비가 된것 같더군요.

 

갑천 누리길을 만들면서 지역별 관련 안내판도 설치가 된것 같습니다.

 

괴곡동을 풀어쓰면 느티나무 골이라는 뜻으로 주변 새뜸 마을에 650년된 느티나무가 있지요.

그곳 나무아래서 도시락도 먹곤 했었는데..

 

제방 길을 이어가다 괴곡철교와 괴곡교를 만나는 곳에서 앞에 보이는 작은 다리를 건너갑니다.

이 주변이 상보안 유원지입니다.

 

다리를 건너 계속 천을 따라 이어가면 노루벌로 가게 됩니다.

 

구봉산 능선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 노루벌입니다.

물론 구봉산 정자에서 이곳 노루벌을 바라봐도 참 멋지고요.

노루벌이라는 이름은 노루가 노는 벌판이라해서 노루벌이 된 것이라고 하네요.

 

 노루벌은 늦반딧불이의 서식지라고 합니다.

그만큼 자연의 생태가 잘 보존이 된 지역이라 할 수 있겠지요.

 

노루벌을 지나 물안리 방향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이제 흑석 유원지가 1.7km밖에 남지 않았네요.

안내 리본 등 자세한 이정표는 아니지만 이정도의 안내판으로도 길을 찾아가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마을 길을 따라 가는데 갑천 누리길 조성으로 만들어진 천변으로 이어지는 나무 테크 길이 나옵니다.

 

천변으로 돌아 내려서자 걸어가도 좋고 오늘처럼 자전거를 타고 가도 참 좋은 호젓한 길입니다.

 

멋지게 조성된 천변 길과 마을 길을 따라 가니 물안리 다리가 나오고요.

이 주변이 흑석리 유원지이지요.

 

다리를 건너자 삼거리에 누리길 안내판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오른편 봉곡교 방향으로 가면 증촌꽃마을까지 누리길 2코스가 계속 이어지지요.

 

갑천 누리길은 모두 3개 코스가 있는데 오늘은 2코스를 계속 이어가지 않고

흑석리로 가서 점심을 하고 돌아가기로 합니다.

 

가는 길에 흑석리역이 있어 잠시 둘러봅니다.

 

흑석네거리에 도착했습니다.

과거에 장태산 휴양림을 차로 갈 때 늘 지나가던 길이라 그런지 눈에 익숙하더군요.

이곳까지 약 20km 거리에 2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두발로 걷는 것도 좋지만 떄론 이처럼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네요.

안그러면 이곳까지 차를 타지않고 이렇게 오기가 쉼지 않을테니까요.

 

흑석리에서 족발과 칼국수 유명한 '토종 칼국수' 집에서 점심을 하고 다시 되돌아 갑니다.

 

천변이 멋지게 바라보이는 곳에 벤치가 있어 이곳에서 길다방표 맛난 커피 한잔 하네요.

길을 떠날때면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고맙게 느껴지고요.

 

오늘 진흙뻘에서 고생한 자전거도 멋진 포즈로 한장 남겨봅니다.

냇가에서 조금 씻어서인지 그래도 깨끗한 편이네요.

 

갑천에 내리비치는 반짝이는 윤슬의 모습이 참 아름답기도 하고 또한 쓸쓸하기도 하네요.

'윤슬'이란 햇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입니다.

 

갑천 누리길은 대전 서구청이 올해 조성한 길로 3개 코스 합쳐서 왕복 약 60km의 거리입니다.

오늘은 전 구간을 가보지는 않지만 나중에 오면 장태산 임도길까지 가봐야겠습니다.

 

구봉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든 가을에 오면 참 아름답겠네요.

우리나라는 어느 산이든 어느 길이든지 계절별로 각각 한번씩은 와야 되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나 자전거가 되리
한평생 왼쪽과 오른쪽 어느 한쪽으로 기우뚱거리지 않고
말랑말랑한 맨발로 땅을 만져보리
구부러진 길은 반듯하게 펴고, 반듯한 길은 구부리기도 하면서
이 세상의 모든 모퉁이, 움푹 파인 구덩이, 모난 돌멩이들
내 두 바퀴에 감아 기억하리
가위가 광목천 가르듯이 바람을 가르겠지만
바람을 찢어발기진 않으리
나 어느날은 구름이 머문 곳의 주소를 물으러 가고
또 어느날은 잃어버린 달의 반지를 찾으러 가기도 하리
페달을 밟는 발바닥은 촉촉해지고 발목은 굵어지고

종아리는 딴딴해지리
게을러지고 싶으면 체인을 몰래 스르르 풀고
페달을 헛돌게도 하리

 

 

굴러가는 시간보다 담벼락에 어깨를 기대고
바퀴살로 햇살이나 하릴없이 돌리는 날이 많을수록 좋으리
그러다가 천천히 언덕 위 옛 애인의 집도 찾아가리
언덕이 가팔라 삼십년이 더 걸렸다고 농을 쳐도 그녀는 웃으리
돌아가는 내리막길에서는 뒷짐 지고 휘파람을 휘휘 불리
죽어도 사랑했었다는 말은 하지 않으리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안도현 시인의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천변으로 길을 가다가 보이는 다리 건너편에 기독교 청소년 수련관이 있어 그곳으로 잠시 가봅니다.

 

입구에 자라고 있는 메타쉐콰이어 나무가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수련원 반대편으로 잠시 들어가보니 오래된 고택이 있더군요.

 

이곳에는 벼슬을 하지않고 오직 성리학과 문학에만 전념한 무와 권순경(1676~1744)이라는 분의 글을 새긴

우리나라 전통 상제례를 정리한 상제집략 판목과 역사, 민속, 문화 등을 기록한 용천연고 판목이 있다고 합니다.

주변에 개들이 너무 짖어대서 가까이 가보기가 어렵더군요.

 

그 언젠가 저 위 구봉산 능선에서 황홀한 마음으로 단풍 색감이 진한 이곳 노루벌을 바라볼 때가 있었지요.

(http://blog.daum.net/sannasdas/11466343)

오늘은 그 반대편에 서서 구봉산을 바라봅니다.

구봉산과 노루벌은 참 잘 어울리는 존재이자 인연인것 같습니다.

서로 붙어서 같이 하지는 않더라도 이처럼 서로 보이는 거리에서 마주 보고만 살아도 행복할것 같네요.

 

 괴곡동 길을 이어가다가

이번에는 오른편 물이 넘치는 다리를 건너지 않고 직진으로 길을 갑니다.

 

정림동 갑천 좌안 길도 자전거 길이 잘 정비가 되어 있더군요.

 

가수원 철교위로 KTX 기차가 빠르게 지나갑니다.

저도 저 호남선 철로를 따라 남도의 많은 길과 또 목포 앞바다의 많은 섬을 찾아갔었네요.

 

가수원교를 아래로 통과해서 올라가니 논산과 대전 시내를 잇는 4번 국도가 나옵니다.

 

길옆 오른편에 갑천 누리길 종합 안내도가 설치가 되어 있고요.

 

안내판을 지나 큰 길을 벗어나서 오른편 갑천 좌안 제방 길을 따라 갑니다.

오른편으로 월평공원으로 가는 돌다리가 있고요.

 

이곳에는 부리오리, 비오리, 쇠오리 등 다양한 새가 서식을 한다고 하네요.

 

월평공원 방향으로 갑천 습지의 풍경이 참 편안하게 다가오네요.

 

 메타쉐콰이어가 밀집되어 있는 가로수 길도 지납니다.

처음에 이 길로 왔으면 편하게 흑석리로 가겠지만

그래도 건너편 비포장 길의 고생한 시간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유성 도심의 모습도 가깝게 다가오네요.

 

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참 마음이 편해지지요.

그저 아늑한 무념무상의 느낌이고요.

 

이제 갑천을 벗어나 KAIST 앞 길을 지납니다. 

이곳에서 만난 메타쉐콰이어 나무들도 무성하게 잎을 떨구었네요.

그나저나 오늘 가본 길에서 메타쉐콰이어 나무를 무척이나 많이 만난것 같습니다.

이 나무가 그리 흔하지는 않은데 말입니다.

 

겨울이지만 날도 포근하고 좋은 날에 참 좋은 길을 다녀왔네요.

특히 멋진 노루벌 풍경과 힘은 들었지만 월평공원 갑천변 비포장 진흙길이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증촌 꽃마을을 지나 장태산 자연휴양림까지 갑천 누리길 전체를 다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