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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길

세종시~유성 자전거 도로 - 태양광 지붕이 달린 자전거 고속도로

by 마음풍경 2012. 3. 31.

 

세종시~유성 자전거길

 

 

신성동 ~ 반석역 ~ 외삼동 자전거길 입구 ~

거칠메기 고개(국도 1호) ~ 세종보(원점회귀) ~ 신성동

(총 32km, 2시간 30분 소요, 휴식포함)

 

 

 오늘 대전 유성에서 세종시까지 가는 국도 1호선이 새롭게 확장 개통이 되고

또한 자전거 도로도 함께 신설이 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아침 일찍 그 길을 자전거로 달려보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늘 갑천을 시작으로 자전거를 탔었는데 오늘은 노은 방향으로 가게되네요.

 

반석역을 지나 당진 고속도로가 지나는 길

조금 못미쳐 자전거 도로가 시작이 됩니다.

 

본격적인 자전거 길이 시작되는 곳에 작은 공원도 조성이 되었고

오늘 오전에 개통식이 있어서인지 준비하는 사람들도 분주하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세종시~유성 자전거 길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 자전거 도로는 약 8.78km 길이에 3.8m의 왕복

2차로로 도로의 한 가운데에 신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 파란 줄도 되어있는 차선이 

급행버스인 BRT가 다니는 전용 길이기에

소음이나 위험으로부터 어느정도 버퍼 역할도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옛날에는 유성에서 세종시까지 멀게만 느껴졌는데

10km가 채 되지 않으니 참 가까운 거리였습니다.

여튼 좌우로 차가 지나가는데 가운데로

자전거를 타고 가니 무척 색다른 체험이네요.

 

북유성IC가 있는 거칠메기 고개도 넘어갑니다.

과거에는 이곳이 대전둘레산길잇기 구간이기에

길옆을 걸어서 넘어가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 자전거 도로의 또 하나의 특징은 65억원을 들여 만든 태양광 지붕으로

6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하루 6MW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하네요.

물론 태양광 에너지가 아직은 경제성이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가장 확실한 미래의 청정 에너지 이기에

이와 같이 좀 더 많은 곳에 활용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자전거 도로의 지붕이 되어주니 약간의 햇빛도 피할 수 있어 좋더군요.

 

최근 자전기 타기가 4대강 사업과 연관이 되어

그다지 긍정적인 인상을 주지는 못하지만

이곳은 그와 다르게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세종시의 건설과 관계가 되는 거라 왠지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제 그림자도 왠지 흥겹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ㅎㅎ

 

소설가 김훈은 자전거 여행이라는 책에서

자전거 타기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은 했지요.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위의 길에서

 정확히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 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탄하다. "

 

 

터벅 터벅 길을 걸을 때

주변의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던데

자전거를 탈 때 세상의 길이

내 몸속으로 들어온다는 기분을 알 것 같습니다.

 

거칠메기 고개를 넘어 편하게 오다보니

어느새 세종시 아파트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자전거 전용 도로는 아쉽게도 종점을 만나게 됩니다.

 

자전거 도로 종점 좌측으로 자전거 길이 계속 이어지기에 따라가 보니

한두리 교에서 바로 금강을 만나게 됩니다.

다리 이름위에 낙서로 써진 글이 재미나서 잠시 미소를 지었습니다.

하긴 다리의 웅장함에 비해 이름 크기는 너무 소박하네요. ㅋ

 

이제 이곳부터는 4대강 건설 공사의 금강 지역에 속합니다.

주변이 아직은 공사중이라 조금 어수선하고요.

 

잠시 벤치에 앉아 멋진 다리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 하며 잠시 쉽니다.

 

이곳까지 저와 함께 달려온 자전거도 사진 한장 찍어줘야지요. ㅎ

 

이곳에서 금강의 종점인 군산하구둑까지 약 100km가 남았습니다.

금강의 발원지인 장수 뜬봉샘에서

군산 하구둑까지 약 400km이니 이곳에서는 1/4이 남은거네요.

(금강 발원지 : 전북 장수의 뜬봉샘,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58)

 

한참 공사중인 금강1교의 모습도 보이고

금강 건너편에는 세종 신도시 아파트의 모습도 바라보입니다.

 

유성~세종시 도로 개통식이 이곳에서 있는지 설치 작업이 분주합니다.

그나저나 외삼동 자전거 길 입구도

마찬가지 이지만 늦게 왔으면 아주 번잡할뻔 했네요.

 

집에서 이곳까지 약 16km에 1시간 반이 걸려

세종보가 바라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아주 소박한 세종보를 보니 과거 여주 여강길에서 

만났던 보는 보가 아니라 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ㅎ

 

이제 이곳을 원점회귀로 해서 되돌아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세종시가 더욱 발전해서 너무 비대해진 수도권의 기능이

지역에 분산되는 성공 사례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자전거 전용 도로로 올라 타서 유성으로 되돌아갑니다.

 

저 멀리 계룡산 장군봉 능선도 보이고 삼불봉의 모습도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자전거 도로 입구 공원에 도착하니 아직 개통식은 시작되지 않았고

갈 때보다 개통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많이 늘어 복잡하네요.

 

자전거 도로를 빠져나와 집으로 가는 한적한 길을 따라 달립니다.

바람은 조금 불었지만 생각보다 날이 포근해서 자전거 타기도 참 좋네요.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는 기분은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착각을 가끔씩 합니다.

살면 살수록 삶의 무게감이 커지지만

그래도 자전거를 타는 순간만은 잠시 가벼운 바람이 되기에 말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파트 정원에 어느새 노란 개나리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화사한 봄꽃 터널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가겠지요.

 

오늘 잠시 다녀온 유성과 세종시를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는

여느 자전거 도로와는 다른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양쪽으로 차가 다니는 도로 가운데에 길이 있어

차 소리나 먼지 등이 심하지 않을까 했는데

기존 도로 옆을 지나서 가는 길에 비해 그다지 심한 것 같지도 않고

중간에 교차로나 신호등이 없어서 더욱 안전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태양광 지붕이 달린 자전거 고속도로를 타고

자주 금강으로 나가봐야 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