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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길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20)] 봄꽃 가득 피어있는 동네 길

by 마음풍경 2012. 4. 15.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20번째

 

- 봄꽃 동네 길- 

 

 

올해는 예년에 비해 봄꽃이 피는 시기가 상당히 더디지만

그래도 4월 중반들어 제가 사는 동네 주변에는 화사한 봄꽃들이 여기저기 활짝 피었습니다.

하여 가벼운 발걸음으로 봄꽃들을 찾아가봅니다.

집을 나서는데 아파트 정원에도 색감 고운 꽃들이 서로 얼굴을 내밀고 있네요.

 

진한 붉은 색의 겹동백도 만납니다.

 

올해는 멀리 남녁 섬까지 가서도 만개한 동백을 보지 못했는데

비록 겹동백이지만 아파트 주변에서 이리 풍성한 모습을 보게 되고요.

 

아파트를 나서 길로 나서는데 길가에 조용히 피어있는 제비꽃도 봅니다.

 

그리고 노란색의 민들레도 안녕하며 반갑게 인사를 하고요.

 

집앞을 나서는 순간부터 여러 꽃들의 반가운 인사를 받았습니다.

 

나무가지에도 푸른 연두빛이 가득 배여있네요.

 

봄에는 여러 꽃이 피지만 도심에서 축제라는 이름으로 가장 많이 바쁜 것이 벚꽃이겠지요.

 

제가 사는 동네에도 벚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른 봄을 알리는 영춘화는 이제 가지에 달린 것보다 땅에 떨어진 것이 많더군요.

 

 

그리고 다른 봄꽃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어야 할 때가 된것 같습니다.

 

하여 이제는 그 자리를 다른 꽃들이 대신하게 됩니다.

 

꽃이 각자 피는 시기가 다른 것처럼 우리들도 언제가는 한번씩 피는 시기가 있겠지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며 피었다가 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고요.

 

 이제 본격적인 벚꽃 길을 걷습니다.

 

특히 이곳 벚꽃은 수양버들이나 능수버들처럼 축축 늘어져 피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하여 이 벚꽃을 능수 벚꽃 또는 수양 벚꽃이라고 한다네요.

 

꽃과 내가 하나가 되는 순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미소가 지어지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흰구름 두둥실 떠가는 모습이 마치 내 마음과 같다고 할까요.

 

오늘 길을 걷는 이순간은 생각을 하면서 길을 걷기보다

미술관의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는 기분입니다.

 

화학연구소를 휘돌아서 다시 연구단지 운동장으로 왔습니다.

 

그나저나 지구 온난화 현상때문인지 몇년전부터 봄의 시간이 짧아지고

짧은 시간때문인지 꽃도 한꺼번에 피는 것 같습니다.

 

하여 제비꽃과 벚꽃뿐만 아니라 막피기 시작한 새하얀 목련도 보고

연분홍 색감이 마을을 설레게하는 진달래 꽃도 보고요.

 

 또 활짝 피어 있는 노란 개나리도 풍경속에 가득합니다.

 

풍성한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그림들은 그저 바라만 봐도 행복하지요.

 

이제 운동장을 지나 탄동천을 따라 화폐박물관 방향으로 걷습니다.

 

문득 길가에 핀 동백꽃을 보니 양희은이 부른 하얀 목련이라는 노래가 생각나 중얼거려봅니다.

노래 가사처럼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이 누굴까 떠올려보네요. ㅎ

그나저나 많은 세월이 흘러서인지 이제는 그 추억들이 아스라한 이미지로만 남는 것 같습니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다보니  화폐박물관 앞길에 숨어있는 아주 멋진 벚꽃 터널 풍경이 나타납니다.

 

지난 가을 풍성했던 억새의 모습과 화사한 벚꽃의 풍경이 무척이나 대비가 되네요.

가을의 절정과 봄의 절정을 하나의 화폭에 담아봅니다.

 

이제 본격적인 벚꽃 터널 길의 시작입니다.

이런 멋진 풍경속에서는 사람도 꽃이 되겠지요.

 

 작년까지는 천변으로 산책로가 없어서 왼편 차도를 걸었었지요.

 

하지만 올해는 산책로가 새로 생겨서 더욱 멋진 풍경을 만납니다.

문득 2년전 황홀함속에 걸었던 쌍계사 십리벚꽃길이 생각이 나네요.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50)

 

막 피기 시작해서인지 더욱 선명하고 신선한 느낌이지요.

 

이곳은 아직은 대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벚꽃 명소라고 할까요.

 

 다만 천변 공사로 인해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니고 조금은 삭막한 느낌이라 조금 아쉽지요.

 

그래도 화사한 벚꽃이 피어있어 그 삭막함을 없애 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 화폐박물관 앞을 반환점으로 다시 되돌아 갑니다.

 

꽃은 멀리서 무리지어 봐도 아름답고 꽃 하나 하나 자세히 봐도 참 곱지요.

 

사람들은 늘 꽃을 구경하러 간다.

나도 꽃이고 싶어서,

나도 꽃같이 아름답고 싶어서

나도 저 꽃처럼 내 인생의 꽃을 피우고 싶어서,

그래서 사람들은 중심과 절정을 꽃이라 부른다.

 

 

역사도 꽃이라 한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이름이 있듯이

그래서 이 세상 모든 꽃들도 다 이름이 있다.

 

 

그러하니 이 나라 산야에 피어 있는 꽃을 보고

이름 없는 꽃이라 하지들 마라,

이름 모를 꽃이라는 말이 맞다.

 

                                              <김용택 시인의 풍경일기_봄 중에서>

 

 

주변 꽃 풍경처럼 소박한 천변 길도 참 곱습니다.

 

연구소 담장 옆을 따라 걷는거라 무척이나 한적한 길이고요.

 

새소리와 물소리 거기다가 이처럼 아름답고 고운 꽃 터널길이 이어지니 숨겨져 있는 고운 봄길이지요.

 

날도 좋고해서 토요일 오전에 2시간 남짓 가볍게 걸어본 동네 봄꽃길이었습니다.

꽃 구경을 하러 멀리 가지 않아도 좋고

또 사람들로 붐비지 않아서 더욱 좋은 제가 사는 동네 꽃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