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포항 해안길(3) - 신비로운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주상절리 파도소리 길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읍천항 ~ 읍천 주상절리(파도소리 길) ~ 하서항(원점회귀) ~ 읍천항

(약 3.5km, 1시간 30분 소요) 

 

울산 주전 화암 주상절리(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89)를 만나고

31번 국도를 따라 경주 땅으로 들어서니 읍천항에 도착합니다.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이어지는 약 1.7km 해안에 펼쳐지는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는

주상절리 파도소리 길'이 새롭게 생겼습니다.

 

읍천항 방파제 옆 주자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오른편 나무 계단을 따라 파도소리길을 시작합니다.

 

소박하지만 멋지게 펼쳐지는 해안 풍경을 보니 오늘 걷는 길의 설레임이 느껴집니다.

 

오래된 소나무를 따라 이어지는 해안길의 느낌도 색다르고요.

 

새로 설치된 흔들다리를 건너는 재미난 경험도 합니다.

한번 흔들면 자꾸 더 흔들게 되지요.

 

때론 주변 펜션 시설 앞쪽을 따라 파도소리길이 이어집니다.

 

서서히 이곳만의 독특한 해안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파도소리길처럼 정말 해안길을 걷는 내내 파도 소리는 가까이 함께하는 친구가 되어주네요.

 

과거 이곳은 군 해안 초소가 있던 곳이었으나

초소가 폐쇄가 되는 바람에 이렇게 좋은 길이 생겼지요.

과거에 다녀왔던 동해안의 영덕 블루로드 길이나 서해안의 변산 마실길도

이와 같은 참호 길을 따라 걸었었지요.

 

뒤돌아보니 읍천항부터 지나온 길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드디어 부채꼴 주상절리가 펼쳐지는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다만 이곳 전망대에서는 부채꼴 주상절리가 오른편 너머에 있기에 그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하여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바닷가쪽으로 내려섭니다.

 

물론 부채꼴 모습의 주상절리뿐만 아니라

주변에 비스듬하게 서있는 주상절리의 모습도 장관입니다.

 

주상절리의 탄생이 자연의 당연한 현상이라고는 하나 보면 볼 수록 신기한 모습이네요.

 

멋진 주상절리의 모습을 보며 부채꼴 주상절리를 보기위해 작은 언덕을 넘습니다.

 

드디어 보고싶었던 부채꼴 모습의 주상절리를 만나게 되었네요.

인터넷에서 이곳 사진을 보고 갑자기 오게된 계기가 되었던 곳이라 더욱 기쁨이 배가 됩니다.

 

바닷물을 건너 잠시 부채꼴 주상절리가 있는 곳으로 올라서봅니다.

 

바위 뒷편의 모습도 너른 바다를 배경으로 아주 멋진 풍경이 숨어있네요.

 

오늘은 제가 한마리 공룡이 되어 바위를 거니는 것 같네요. ㅎㅎ

 

부채꼴 주상절리 끝 부분에는 낚시에 열중하고 계신 분이 제 사진의 모델이 되어주네요.

 

부채꼴 주상절리를 빠져나와 과거 군부대 초소가 있는 높은 망루에 올라서니

주상절리 전체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정말 장관입니다.

이 풍경 사진은 당분간 제 블로그의 표지로 써야겠네요.

 

 이와같은 부채꼴 모습의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도 휘귀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마치 한송이 해국이 바다위에 곱게 핀 모습이어서 '동해의 꽃'이라고 하고요.

정말 아름답고 신비로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게 되었습니다.

 

주상절리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포습을 구경하느라 가는 길이 무척이나 지체가 되었네요. ㅎ

 

다시 하서항을 향해 아름다운 해안 길을 이어 걷습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정자나 전망대가 설치가 되어 쉬엄쉬엄 가기에 참 좋습니다.

 

이런 시원하고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은 정말 황홀하네요.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파도소리의 조화로움이 또한 가득하고요.

 

강동 주상절리와 함께 이번 동해안 길에서 주상절리는 정말 원없이 만나게 됩니다.

 

이처럼 대규모로 누워있는 주상절리의 풍경도 참 이색적이네요.

자연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다보면 실제의 아름다움을 절반도 담지 못할 때가 있는데

오늘 만나는 주상절리의 풍경이 그러하고

이곳은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실제 자연의 소리와 함께 직접 느껴야 할것 같네요.

 

이제 저 해안가만 돌아서면 반환점인 하서항입니다.

 

어쩌면 이 길도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피랑 길에 속할 것 같은데

나중에 해피랑 길을 걸게되면 다시 찾을 것 같네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의 모습이야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기에

늘 반가운 친구처럼 저를 맞아주겠지요.

 

오늘 걷는 길의 이름이 주상절리 파도소리인데 정말 딱 어울리는 이름인것 같습니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검은색의 주상절리에 부딪히는 파도의 모습을 오래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이윽고 파도소리길의 종점인 하서항에 도착했습니다.

순수하게 길만 걸었다면 30분 정도면 될것 같은데 이리 저리 구경하느라 1시간이 걸렸네요.

 

이제 하서항에서 차를 주차해 놓은 읍천항으로 되돌아갑니다.

 

지나온 길이라도 가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길의 또 다른 묘미이지요.

 

이 풍경을 보고있으면 내가 이 길을 조금전에 걸었왔나 의심할 정도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지요.

 

깊고 푸른 느낌이 가득한 동해 바다이기에

그래서 바다하면 먼저 동해 바다가 떠오르는가 봅니다.

 

편하게 좋은 길을 걸으며 주변에 눈길을 주기만 해도 모두가 멋진 그림처럼 느껴지네요.

 

이곳 길을 걷다보니 마치 제주의 해안가를 걷는 것 같은 착각도 듭니다.

 

다시 출렁다리를 흔들 흔들 넘어갑니다.

 

어느 항구에서나 등대는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만 있지요.

 

하여 망망한 바다를 향해 서있는 등대를 보면 늘 애틋한 그리움과 기다림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환상적인 파도소리길을 마치고 등대쪽으로 나가봅니다.

 

항구너머 월성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이 보입니다.

주변 마을 입구에 걸린 프랭카드를 보니 월성 1호기의 재사용에 대해 반대가 많은 것 같던데

비록 당장의 이익과 편리를 위해 사용하는거지만

잘못되면 먼 미래에 우리 후손들에게는 큰 재양이 될 수도 있겠지요.

 

등대가 있는 방파제 길을 거닐다가

이곳 읍천 마을의 또 다른 명물인 마을 벽화를 구경합니다.

 

요즘은 농촌이나 어촌에 많이 흔해진 풍경이긴 하나

그래도 시골에서 벽화 풍경을 만나면 여전히 즐겁네요.

 

저도 통영 동피랑부터 고창 국화 마을 등 여러군데 시골 벽화를 만나보았지만

오늘 읍천항에서 만난 이 그림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기존 벽화 그림들이 대부분 만화와 같은 재미난 요소를 지니고 있는데

이 그림은 왠지 깊은 여운이 남네요.

 

그리고 이곳 마을 벽화의 또 다른 특징은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진다는 것입니다.

 

담장에 자라고 있는 풀과도 그림이 잘어울리고요.

 

주변에 피어있는 꽃이 마치 그림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바닷가 항구 마을이기에 누구나 월척의 꿈을 꾸겠지요.

 

ㅎㅎ 이곳의 우체국은 용궁 우체국인가 봅니다.

옛날 노래중에 '예식장은 용궁 예식장~ 주례는 문어 아저씨~

피아노는 오징어~ 예물은 조개 껍데기~' 가사가 생각이 나네요.

 

자연을 따라 길을 다니다보면 대부분 시골길을 걷는 경우가 많은데

시골에서 만나는 분들이 대부분 노인분들입니다.

 

이처럼 활기찬 모습의 아이들을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일이고요.

 

지금은 비록 노후화되가는 시골의 모습일지 모르지만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자꾸 늘어나는 수명 연장에 따라

머지않아 귀촌과 귀농의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나중에 벽화의 토끼처럼 자연과 벗하며 시골에서 사는 날이 오겠지요.

 

그나저나 갑작스럽게 제 마음에 바람을 넣어 이곳으로 오게했던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 길을 걸었습니다.

멋진 해안 풍경과 신비로운 주상절리 그리고 행복하게 들리는 파도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길을 이곳에서 만났네요.

인연이란 이처럼 우연하게 만들어지고 그 행복한 시간들은

소중한 추억이 되어 주상절리처럼 차곡차곡 쌓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