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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울산~포항 해안길(1) - 울산 대왕암공원 해안산책길

by 마음풍경 2012. 6. 19.

 

 

울산 대왕암 공원 해안 산책길

 

 

울산시 동구 일산동 906

 

대왕암 주차장 ~ 왼편 해안길 ~ 대왕암 전망대 ~ 울기 등대 ~ 주차장

(약 3km, 1시간 소요)

 

 

오래전부터 울산에서 포항까지 동해 해안선을 따라 걷거나 아니면 차로 드라이브를 할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최근에 기사화된 해안 주상절리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어서 갑자기 울산으로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놈의 역마살은 가끔 기특하기도 하지요. ㅎㅎ 물론 시작점은 울산에 있는 대왕암 공원입니다.

이곳은 1박 2일에도 나왔지만 경주의 문무대왕 수중릉으로 착각을 하는 경우도 많았지요.

하지만 이곳은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서 용이 되어 이곳 바위 밑에 잠겨 용신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먼저 입구에서 왼편 길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해안 산책로를 걷기로 합니다.

물론 직진하면 바로 대왕암으로 가게되고요.

 

 입구 산책로가 너무나 포근한 숲길이기에

이곳이 해안 산책길이 맞나 의심이 되네요.

 

수령 백년 정도 된다는 울창한 송림이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해안가로 나서니 바다 건너편에 일산 해수욕장이 나옵니다.

이 지역은 방어진항이 있는 곳으로 울산에서 울산만을 경계로 동쪽 바닷가쪽에 위치하고 있지요.

 

해안 테크길도 잘 조성이 되어 있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책을 할 수가 있습니다.

 

건너편에는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메카인 현대중공업이 자리하고 있지요.

 

두개의 소나무가 사이좋게 나란히 있는 부부송에 도착합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자라고 있는 소나무의 모습을 보니

과거 벅경리 토지길을 걸으며 만났던 악양의 평사리 들판에 서있는 부부 소나무가 생각이 납니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49)

 

부부 소나무 옆으로는 깊게 패여있는 용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절벽 바위를 집을 삼아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서있는 모습을 바라보니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혼자는 외롭기에 이처럼 둘이 나란히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참 마음이 따뜻해지지만

왼편 작은 소나무의 상태가 조금 좋아 보이지 않더군요.

 

부부 소나무를 지나니 멋진 해안 풍경이 즐비하게 이어집니다.

왼편 바다쪽으로 갓속에 쓰는 탕건 같이 생겼다고 해서 이름한 탕건바위도 있고요.

 

바위 모습이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나요.

하여 이 바위를 남편을 기다리는 할미바위라고 한답니다.

 

또한 이 바위의 모습은 마치 여러개의 바위를 겹쳐서 만들어진 물개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새하얀 색감의 바위와 멋진 소나무가 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경화를 보는 듯 합니다.

 

이와 유사한 분위기인 부산 태종대의 해안 풍경이 거대한 느낌이라면

이곳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한 곳이네요.

 

ㅎㅎ 이 바위는 거북바위라고 하네요.

 

과거에 충북 괴산에 있는 산들을 산행하다보면 코끼리 바위 등 재미난 모습의 바위를 많이 만났었는데

이곳에서는 바다를 배경으로 재미난 형상의 바위를 만나게 됩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매 주마다 전국을 그리 돌아다녀도

이곳처럼 우리나라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빼어난 자연의 풍경이 가득합니다.

 

어쩌면 너무나 아름답고 좋은 곳이라 울산 시민들이 꽁꽁 숨겨놓았나 봅니다. ㅎㅎ

 

시간만 허락된다면 저 바위에 앉아 차도 마시고

파도와 이야기도 하면서 오래오래 보내고 싶네요.

 

마치 신이 조각해 놓은 것 같은 바위의 규칙이고 세련된 디자인에 다시한번 감탄을 합니다.

 

멋진 바다 풍경을 보며 걷다보니 어느새 대왕암이 눈앞에 바라보입니다.

 

ㅎㅎ 이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는 낭만도 좋겠네요.

 

대왕암은 육지와 다리로 연결된 작은 섬이라 할 수 있지요.

옛날 이곳을 찾은 선비들이 해금강이라고 할 정도로 경치가 참 멋진 곳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설치하여 기증한 다리를 건너 대왕암으로 들어섭니다.

 

대왕암에 오르니 동해의 망망 대해만 바라보입니다.

시원한 바람과 멋진 조망이 가득한 곳에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쉬었네요.

 

뒤돌아보니 기기묘묘한 바위너머로 울기 등대가 우뚝하지요.

 

이제 다시 왔던 다리를 건너 울기 등대쪽으로 향합니다.

 

울기등대 구 등탑은 1905년 2월 목재로 만들어진 등간으로 건립되어 방어진항을 유도하는 등대로 사용되었다가

1906년부터 콘크리트 구조물로 새로 설치되어 1987년 12월 12일까지 80여 년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섬이나 해안가를 다니면서 많은 등대를 만나보았지만

이처럼 키가 작은 등대를 만난 기억이 그리 많지가 않네요.

 

이 등대는 과거 러일전쟁에서 일본군이 러시아 해군을 이기는데 공을 세웠다고도 합니다.

그 당시 일본이 러시아에 졌다면 역사는 또 어떻게 변했을까요. ㅎㅎ

 

지난 세월의 흔적을 온전히 지니고 있는 등대는

이제 키가 훨씬 큰 아래쪽 등대에 그 자리를 내어주었지요.

 

등대 구경도 하고 입구쪽으로 가기위해 다시 근사한 숲길을 지나갑니다.

 

울산 대왕암 공원은 해안의 멋진 모습을 많이 담고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숲에서 시작해서 숲으로 마무리하니 더욱 그 느낌이 각별해집니다.

여튼 당초 큰 기대하지 않았던 울산 대왕암 공원의 만남이 너무 좋아서

남은 울산~포항의 해안길에서의 또 다른 만남이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