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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길

금강 자전거길 - 세종보를 지나 공주보까지

by 마음풍경 2012. 8. 13.

 

금강 공주보 자전거길

 

 

신성동 ~ 반석역 ~ 대전-세종 자전거길 ~ 세종보 ~ 금강 좌안길 ~ 불무교 ~ 금강 우안 길 ~

석장리 박물관 ~ 연미산 미술공원 ~ 공주보 ~ 고마나루솔밭(금강 6경) ~ 공산성 입구 ~ 세종시 ~ 신성동

(총 75km, 6시간 30분 소요, 휴식 및 점심 포함)

 

 

대청댐에서 군산 하구언까지 이어지는 총 151km의 금강 자전거 길 구간 중

세종보에서 금강보까지 구간은 거리가 약 19.33km로

공주 산림박물관과 석장리 박물관을 구경할 수 있으며

또한 공주 시내에 있는 공산성 및 무열왕릉 등 옛 백제의 유적들도 만날 수 있는 구간입니다.

 

 

지난주 말복과 입추를 지나고 나니 그 무더웠던 여름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 중복 때 더운 바람을 가르며 갑천 누리길을 자전거로 다녀오고

오늘은 금강 길을 따라 공주보까지 다녀오기로 하고

무성한 잎으로 만들어진 숲 터널을 따라 집을 나서네요.

 

길가에 늘어져 있는 가지에 풍성하게 달려있는 큼직한 대추를 보니

올 여름은 날이 더운 만큼 가을에 수확하는 과실도 무척이나 풍요로울 것 같습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왔었는데 오늘은 맑게 개인 하늘이 상쾌한 기분으로 반겨줍니다.

 

오늘도 금강을 만나기 위해 세종시로 이어지는 자전거 전용 길을 따라 갑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금강을 가장 빨리 만나는 코스가 2개 있는데

하나는 하기동에서 세종시로 바로 이어지는 자전거 전용 도로를 가는것이고

또 하나는 갑천을 따라 대청댐 방향으로 가다 신탄진 부근에서 만나는 길이지요.

 

세종시에 도착하니 하늘의 모습이 참 시원하고 아늑합니다.

자전거는 걷는 것에 비해 무척이나 빠르기에 하늘을 쳐다보고 갈 수는 없지만

자꾸 하늘로만 시선이 갑니다.

 

세종보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세종보는 4대강에 만들어진 보 중에서 가장 소박한 것 같네요.

어떤 보는 보가 아니라 거의 댐 수준이니요.

 

이제 이곳 세종보에서 공주보까지 약 50리 길의 금강을 따라 갑니다.

 

자전거를 타는 묘미 중 하나가 바람의 속삭임을 들으며 가는 것입니다.

물론 이처럼 고운 강변의 바람이면 더욱 달콤하겠지요.

 

빰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애무는 더운 여름에도 자전거를 타게하는 매력이 되지요.

 

어느새 공주 산림 박물관이 있는 불티교에 도착합니다.

이제 저 다리를 건너서 금강 우안 길로 가야하네요.

 

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펼쳐지는 청벽의 풍경도 바라보며 땀을 흘리며 길을 이어갑니다.

 

청벽대교 아래를 지나가니 이제 이곳부터는 세종시를 벗어나 공주의 땅인가 봅니다.

 

비록 더운 땀을 흘리며 페달을 굴리지만

이처럼 아름답고 아늑하고 고운 자연을 온몸으로 만날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자연의 그 편안한 느낌에 푹 빠지다 보면

페달을 굴리는 무거운 두 발도 가벼워지고 지쳐가는 몸 또한 힘이 생깁니다.

 

몸이 가벼워지는데 마음 또한 편해지지 않겠습니까.

등 뒤로 스쳐지나가는 바람따라 세상의 시름도 다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금강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오다보니

어느새 공산성이 보이는 공주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

 

금강 너머로 보이는 공산성을 바라보니 오래전에 성 둘레길을 걸어본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238)

 

성곽에 올라 금강변을 바라보는 풍경도 참 아늑하고 좋았었는데

반대편에서 공산성을 바라보는 느낌도 여유롭게 다가오네요.

 

곰이 인간이 되는 단군신화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ㅎ

 

멋진 새를 타고 하늘을 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신나보입니다.

 

공주에는 주변의 유적을 돌아보는 고마나루 명승길이 새롭게 만들어 졌습니다.

물론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가지만 이번 가을에 이 길을 걸어보려고 하네요.

아무래도 자전거를 타면 유적들을 구경하기는 어려우니요.

 

화사한 꽃들을 바라보며 연미산 방향으로 길을 계속 이어갑니다.

 

연미터널 옆 옛 도로를 따라 연치미 고개로 올라서니 연미산 자연 미술 공원이 나옵니다.

국내외 작가 50여명이 돌, 나무, 흙 등 자연을 소재로 한 설치 미술작품을 전시한 공간으로

이곳에서 약 30여분 산길을 오르면 공주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물론 자전거 때문에 연미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은 가보지 못하고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몇 가지 작품만 구경하네요.

 

연미산을 넘어 다시 금강변 길을 따라 가니 오늘의 반환점인 공주보에 도착합니다.

집에서 이곳까지 약 37km에 2시간 반 정도가 걸린것 같네요.

 

280m 길이의 공주보는 무령왕을 상징하는 봉황이 금강을 지키는 형상으로

봉황의 머리와 날개, 그리고 여의주처럼 생긴 조형물로 이루어졌습니다.

 

보에서 물을 방류하고 있는데 물이 무척이나 탁합니다.

이 물을 보고 있으니 오늘은 비단처럼 고운 강이라는 금강의 이름이 왠지 무색해지네요.

 

너는 강이므로 그냥

강으로 흐르고 싶다고 말했지

너는 강이므로 강이 되어 살고 싶다고

 

                       - 안도현의 '강' 중에서 -

 

 

공주보를 건너서 금강 6경이자 명승 제 21호인 고마나루 솔밭에 도착합니다.

 

고마는 곰의 옛말로 고마나루는 곰나루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특히 인간을 사랑한 곰의 서글프고 애틋한 전설이 있는 곳입니다.

 

곰나루 공원을 빠져나와 공주 시내 방향으로 들어서니 공주 한옥 마을이 나옵니다.

2010년 백제 대제전을 개최하면서 조성이 된 곳이지요.

 

오늘 이곳에서 결혼식이 있어서 그런지 풍악도 울려펴지고요.

 

공주 한옥마을을 지나고 무령왕릉 입구도 지나서 시내 중심가로 들어섭니다.

 

웅진동 주민센터 근처에 있는 신흥면옥 식당에서 시원한 칡냉면으로 점심을 하고 공산성 입구에 도착합니다.

공주는 백제의 2번째 수도인 웅진이 위치한 곳이라 그런지 부여와 함께 백제시대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곰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망해버린 나라의 역사때문인지

금강을 바라보고 있는 곰의 모습이 왠지 슬프게 보이네요.

 

이제 금강교를 건너서 대청댐 방향으로 되돌아갑니다.

1932년 완공된 금강교는 압록강철교, 한강철교, 낙동강철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던 4대 철교 중 하나라고 하네요.

 

다리를 건너니 귀여운 곰들의 모습이 있네요.

이 조각상을 보고 있으니 KBS 개그 프로그램인 용감한 녀석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ㅎㅎ

 

금강변에 조성된 공원은 다양한 체육 시설도 있고 이처럼 산책로도 잘 조성이 되었네요.

 

이제 공주를 빠져나와 금강을 거슬러 달립니다.

 

공주 정안 밤이 유명한데 그래서인지 밤알이 무척이나 토실해 보입니다.

이제 머지 않아 가을 바람이 불고 익은 밤도 땅으로 떨어지겠지요.

곡식도 익으면 고개를 숙이고 과일도 땅으로 떨어지는 것이 이치이듯이

저도 덜 떨어진 놈이 되지는 말아야 겠습니다.

 

오후가 되니 날도 더고 몸도 조금 지쳐서

강변의 아름다운 풍경도 바라보며 잠시 그 풍경 속에 머물러봅니다.

 

사랑을 묻거든 없다고 해라.

내 안에 있어 줄어들지 않는 사랑은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니

누가 사랑했냐고 묻거든 모르겠다고 해라.

아파할 일도 없으며 힘들어할 일도 없으니

누가 사랑 때문에 눈물 흘리거든

나를 적시며 흘러가 버린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강물이라고 해라.

 

                               - 김재진 시인의 '사랑을 묻거든' -

 

 

유유하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으니

사랑도 강물처럼 마르지 않는 화수분처럼 늘 넉넉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화려하게 피고 지는 목 백일홍의 모습도 가는 길에 다시 제 마음속에 담아봅니다.

 

오전에 지나온 길이지만 보이는 시선이 달라서인지

전혀 다른 새로운 길처럼 느껴집니다.

 

청벽 앞 강에는 시원한 수상 스키의 모습도 보이고요.

 

물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의 원천이자 자연을 지키는 소중한 존재이지요.

옛날 저곳 청벽산에 올라 해지는 금강의 풍경을 담았던 기억도 아스라해집니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17937)

 

금강 천변길을 따라 다시 세종시로 되돌아 왔습니다.

 

오늘은 금강 세종보에서 공주보까지 다왔습니다.

실제 세종보에서 공주보까지 거리는 20km 남짓이지만

집에서 출발하니 제법 긴 거리가 되었네요.

다음번 공주에서 부여를 갈 때는 공주까지 자전거를 차에 싣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여튼 강가의 바람은 늘 감미롭고 매혹적입니다.

그래서인지 더운 날이지만 자꾸만 강가로 나가고 싶어지나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