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동 ~ 갑천 좌안길 ~ 만년교 ~ 가수원교 ~ 괴곡동 ~ 상보안유원지 ~ 노루벌 ~ 물안리 ~ 흑석리유원지 ~ 대추벌~ 증촌꽃마을 ~ 임도 ~ 장태산자연휴양림 ~ 용태울저수지 ~ 신성동(총 66km, 5시간 소요)
갑천누리길은 갑천을 따라 노루벌 등 아름다운 자연과 시골 마을을 이어주는 길로 엑스포다리에서 장태산자연휴양림을 돌아오는 39.9km의 3개 코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갑천 누리길은 작년 12월에 자전거를 타고 흑석리 유원지까지 일부 구간을 가보았습니다.
갑천 누리길(1) - 갑천을 따라 흑석리까지
금강 누리길(1) - 갑천을 따라 흑석리까지 신성동 ~ 갑천 좌안길 ~ 만년교 ~ 월평 공원 ~ 가수원교 ~ 괴곡동 ~ 상보안 유원지~ 노루벌 ~ 물안리 ~ 흑석리(반환점) ~ 적십자 청소년 수련장 ~ 갑천 좌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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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갑천 좌안 뚝방길을 가지 못하고 우안의 자연하천 비포장 구간을 가느라 고생한 기억이 생생하네요.

비록 30도가 넘는 더운 여름이지만 갑천 누리길 전 구간을 자전거로 달려볼 생각으로 집을 나섭니다.

지난번에는 겨울에 갔었는데 오늘은 더운 한여름에 가니 같은 길을 놓고 극과 극의 체험이 될것 같습니다. 그래도 갑천으로 나서는 탄동천 길은 나무 그늘로 이루어져서 참 시원하네요.

뭉게 구름이 반겨주는 갑천으로 나서서 본격적인 갑천 누리길을 시작합니다.

아침이라 그런지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고 햇살도 많이 뜨겁지 않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기분 좋게 페달을 밟습니다.

물론 구름이 해를 가려준다면 더욱 시원한 바람이 불지요.

하지만 아무리 시원하다고 해도 한여름인지라 아침부터 날은 덥지만 파란 하늘에 떠있는 새햐얀 뭉게 구름을 보며 달리는 기분은 참 가볍습니다.

자연 생태 환경이 잘 보존이 되어 있는 월평 공원을 지납니다. 겨울에는 이곳에 다양한 철새들이 많이 온다고 합니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자연의 모습이 참 예뻐서 한참을 바라봅니다.
멈추면 더워서 바람을 일으키며 계속 달려가야하네요.
삭막한 아파트의 공사도 자연과 벗하면 여유로운 모습이 되는 것 같습니다.인간이 추구하는 것이 도시화라해도 도시를 건강하게 하는 것은 자연이기에 이를 멀리해서는 안되겠지요.
갑천 누리길 종합 안내도가 있는 가수원교를 지나갑니다.
괴곡동 자연하천 제방길도 바람따라 이어갑니다. 천변길은 강물도 보면서 가는 것은 좋은데 더운날은 그늘이 없어서 아쉽기도 합니다. 하긴 세상사도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전부 다 좋기만 하다면 욕심이겠지요.
갑천 누리길에서 가장 멋진 곳인 구봉산이 바라보이는 노루벌에 도착합니다.
물론 노루벌의 아름답고 고운 모습은 저 구봉산 능선에서 바라봐야하겠지요.
지난 겨울에 한번 다녀와서인지 비록 여름이라고 해도 다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갑천 누리길에서 가장 돈을 많이 들인 나무 데크길에 도착합니다.
강변 가까이에 지나갈 수 있는 테크 시설이 잘 되어 있지요.
물론 이곳에 그늘도 있고 벤치도 있어서 오늘도 휴식을 하며 잠시 머물다 갑니다.
마침 강변 건너편으로 KTX도 지나갑니다. 옛날에 이 길을 따라 호남선 기차를 타고 남쪽에 있는 섬들을 가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마치 아름다운 추억의 그림자가 아로 새겨지는 것처럼 강물에 비추이는 자연의 모습은 또 다른 아름다운 그림이 됩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천변 길을 따라 이어오니 어느새 흑석 유원지에 도착합니다.
지난번에는 이곳까지만 왔다가 흑석리에서 점심을 하고 되돌아 갔지요. 오늘은 오른편 봉곡교 방면으로 갑니다.
한적하게 이어지는 마을 길을 따라 봉곡동 마을 회관도 지납니다.
마을을 지나 한참을 가는데 호남 고속도로가 눈앞에 보이네요. 지도를 꺼내보니 이길은 방동 저수지로 가는 길인데 알바를 한 모양입니다.
봉곡동 마을을 지나 되돌아 나오니 나무에 가린 이정표가 보이네요.
하여 오른편 야실마을 방향으로 다시 누리길을 따라갑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은 대부분 소박한 길이지만 또한 정감이 가득 담겨있는 길이네요.
하늘에 떠 있는 구름보다는 강물에 비치는 뭉게 구름이 더욱 아름다운것 같네요.
야실 마을을 가는 길에도 마을이 있는데 강가 옆으로 난 길로만 나갈 수가 있어서 비가 많이 오면 고립이 될 수 있겠더군요.
야실마을 입구에 있는 봉곡2교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야실마을로 건너가 보는데 입구에서 멋진 당산나무가 반겨줍니다.
야실마을을 나와서 정방 마을을 지나고 증촌 꽃마을 방향으로 갑니다.
갑천 누리길의 특징은 이름처럼 갑쳔변을 가기에 제방길을 많이 지나갑니다.
한적한 제방길을 달려가니 증촌 꽃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증촌교를 사이에 두고 증촌 마을 건너편에 있는 평촌2동 마을에도 3km의 건강 마루길이 있네요.
요즘은 전국 어디나 걷기 길이 풍성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너무 많이 생겨서 이제는 문제가 아닌가 하고요.
증촌 꽃마을은 농촌 체험 마을인것 같은데 오늘은 마을 모습을 바라만 보고 갑니다.
갑천 건너편으로 평촌의 명소인 꽃바위가 보입니다.
마을 제방 길을 따라 걷다가 흑석리에서 벌곡으로 가는 20번 지방도로 나서자 마자 장천교를 건너기 전에 왼편 오동 점촌 마을 길로 들어갑니다.
점촌 마을을 지나 계속 길을 이어가는데 장태산 주차장 5km 이정표를 만납니다.
이제 장태산 임도 길을 가야합니다.
바라보이는 산 봉우리옆으로 난 임도 길을 넘어가야 하니 날도 더운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주 가파른 길은 거의 없고 무난한 오르막이 계속되어 생각보다는 어렵지가 않습니다.
하늘 한번 보고 또 땅 한번 보고 힘들게 페달을 밟습니다. 중복날 한참 더울 시간에 자전거를 타는 것이 미친 짓일 수 있지만 가끔은 이런 미친 짓도 해보고 싶은게 인간 아닐까요.
애구 너무 힘들어서 오랜만에 셀카 놀이를 해봅니다.
덥고 힘들어서인지 얼굴이 땀 범벅으로 온통 붉은 색이 되었네요.
스마트 폰 어플로 체크해보니 임도길의 높이가 50m에서 최고 250m이니 고도차가 200m나 됩니다. 산행이라면 그정도는 별것 아니지만 자전거로는 생각보다 힘드네요.
능선 너머 고개를 내밀고 있는 하얀 뭉게 구름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바람부는 그늘이 있어서 자전거를 세워 점심을 합니다..
비포장 임도를 신나게 털털거리며 내려서니 장태산 자연휴양림이 나옵니다.
잠시 휴양림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의 명물인 스카이 타워도 만납니다. 재작년 가을에 아들과 둘이서 저곳을 올라가 본적이 있지요.
하늘로 이어지는 장태산 자연휴양림의 숲속 어드벤처 길
장태산 자연휴양림 - 숲속 어드벤처 길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장태산 자연휴양림으로 발길을 옮겨봅니다.대전시 서구 장안동에 주소를 두고있는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대전 8경의 하나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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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들이 군대를 가고 올 겨울이면 제대를 하니 세월이 참 빠른것 같네요.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메타세콰이어 숲이 울창한 곳으로 숲 힐링 체험의 최적 장소입니다.
특히 입장료 및 주차비가 없으며 편하게 숲속에서 쉴 수 있는 여러 시설도 잘되어 있습니다.
그나저나 매력적인 숲속에 오래 있고 싶었지만 옷이 땀에 절어서 편하게 머물 수가 없더군요. 하여 휴양림을 빠져나와 흑석리로 가기위해 용태울 저수지(장안 저수지)를 지납니다.
그런데 멋진 절벽 바위위에 정자가 있는 모습이 눈에 띄더군요.
물은 모든 생명의 원천이어서인지 풍요로운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 또한 넉넉해지고 편해집니다.
문득 그리움을 정감있게 표현한 정지용 시인의 호수라는 시가 생각이 나네요.
얼굴 하나야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싶은 마음호수만 하니눈 감을 밖에
학창시절 자주 읊었던 시이지만 나이가 들어 다시 읽어보니 깊은 느낌이 있네요.
내 마음도 이 호수처럼 늘 잔잔했으면 좋겠네요. 세상의 분노에도 노하지 않고 늘 평화로운 마음이길 바래봅니다.
장태산 휴양림부터 흑석리까지는 차도를 달려야 하지만 차가 그리 많지 않아서 바람따라 신나게 달려봅니다.
휴양림에서 흑석리까지는 내리막길이 많아서인지 힘들지않게 오게 되었네요.
산행이나 트레킹도 마찬가지이지만 같은 길을 가더라도 바라보이는 시선이 달라서인지 지루하지가 않지요.
시간이 정오를 지나니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기보다는 더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주변 자연의 풍광이 좋아서인지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가볍습니다.
또한 저 푸른 하늘을 보고 있으니 덥고 힘든 길을 달리고 있는 느낌이 아니고 자전거를 타고 저 시원한 하늘을 향해 날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애구 혹시 더위를 먹어서 환각이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요. 여튼 자연을 대상으로 느끼는 것은 환상도 좋고 환각이라 해도 좋습니다.
푸른 하늘과 새하얀 뭉게 구름을 보고 있노라니 얼마전에 우연히 보았던 “말하는 건축가"라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와 기적의 도서관 등을 설계하신 정기용 선생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담은 다큐멘타리 영화이지요.
영화 장면 중에 정기용 선생과 인터뷰한 내용이 나오는데 그분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가슴에 와닿더군요.
나이가 들고 늙을 수록
조금은 철학 공부를
해야 되는 것 같다.
오히려 철학적이어야 된다.
그말은 죽는 준비를
단단히 해야된다.
옛 것을 돌아보고 회상하고
눈물 흘리고 그런 것이 아니라
산다는게 뭔지, 왜 사는지, 세상이 뭔지,
나는 누군지, 어떻게 살았는지,
가족은 뭔지, 친구는 뭔지...
근원적인 문제들을
다시 곱씹어보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좀 성숙한 다음에
죽는 것이 좋겠다.
한마디로 위엄이
있어야 되겠다. 위엄이..
밝은 눈빛으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죽음과 마주하는
그런 인간이 되고 싶다.
그분은 대장암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손에서 놓지않으셨지요. 저도 언제 저 세상으로 갈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처럼 길을 걷고, 자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이야기를 블로그에 남기는 일을 죽는 날까지 계속하고 싶네요.
그래야 그분의 말처럼 밝고 초롱한 눈빛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늘과 고운 길만을 보고 왔더니만 어느새 갑천에서 벗어나 카이스트 교정내로 들어왔네요.
더운 여름 중복날 힘들게 다녀온 갑천 누리길이었지만 몸이 무겁고 힘든만큼 마음은 되려 가볍고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게 평범한 삶의 이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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