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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길

대청호 냉천골 자전거길 - 선녀와 나무꾼 전설이 있는 길

by 마음풍경 2013. 3. 17.

 

대청호 냉천골 자전거길 

 

 

대청호 찬샘 마을 ~ 청남대 조망길(부수동) ~

찬샘마을 ~ 찬샘정 ~ 냉천길(직동) ~ 조망처 ~

사슴골(마산동) ~ 관동묘려 ~ 은골 ~ 더 리스 ~ 효평동 ~ 찬샘마을

(총 25km, 4시간 소요)

 

 

대청호 냉천길 자전거 도로는 찬샘 마을을 기점으로

왕복 약 8km의 청남대가 조망되는 남대 조망길이 이어지며

마을 너머로는 대청호를 바라보며 냉천길을 거쳐

은골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특히 냉천길에서 은골을 가기전에 만나는 사슴골은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담겨있는 곳입니다.

 

 

작년 8월 공주보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고

이후는 먼 거리를 자전거로 가보지 못했습니다.

하여 봄 기운도 완연하고 오랜만에 대청호 봄 바람을 맞기위해

대청호의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직동 찬샘마을을 찾아 왔습니다.

 

특히 올해는 집 근처가 아닌 조금 먼곳을 다닐려고

툴레(Thule) 레이스웨이 9003이라는

튼튼한 자전거 캐리어를 하나 구입했지요.

 

찬샘마을의 허수아비 인사를 받으며 먼저 마을 왼편으로 이어지는

청남대 조망길로 라이딩을 시작합니다.

 

이 길은 2010년 6월에 대청호반길 코스로 걸어나왔던 길이기도 합니다.

([대청호반길 : 3코스] 비오는 노고산성 해맞이길 및 청남대 조망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89)

 

이 길을 다시 가다보니 시간이 흘러도 자연은 변함이 없지만

사는것이 무언지 우리네 모습들만 변한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갯길을 넘어가며 만난 멋진 당산나무도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가슴이 아프다 마는 정도가 아니라

가슴이 빠개지는 일이 좀 있어야겠다.

함께 간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그런 말은 되도록 아껴야 한다.

말이란 아낄수록 빛이 나기 마련이다.

 

 

세상에 태어나 조용히 녹슬어 가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세상에 태어나 조용히, 아주 조용히 ...... 녹슬어 가는 일은......

 

                                            - 안도현 시인의 '아주 조용히' -

 

 

조용하고 아늑한 숲속길을 달려오니 부수동 종점에 도착해서

이곳에 자전거를 두고 전망좋은 곳으로 잠시 산행을 하네요.

 

숲길을 따라 작은 동산을 하나 넘어서니 대청호가 나타납니다.

 

호수의 풍경에서 제일 운치있는 것은 물에 비치는 그림자의 반영이 아닌가합니다.

 

건너편에 바라보이는 곳이 청남대이기에 이 길을 청남대 조망길이라 하네요.

청남대 뒤로 구룡산과 현암사도 바라 보입니다.

 

청남대 조망처의 아름다운 호수 풍경을 가슴에 담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나옵니다.

 

과거에 이 숲길을 천천히 걸었던 추억도 참 행복했지만

오늘처럼 자전거를 타고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지나가는 시간도 참 포근합니다.

길은 떄론 추억이 되기도 하지만

또 미래를 이어주는 현재의 모습이 되기도 하네요.

 

다시 참샘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청남대 조망길을 왕복하는데 약 8km에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네요.

이제 마을을 뒤로 휘돌아 냉천골로 길을 이어달립니다.

 

이 길은 과거에는 대청호 호반길이었는데

지금은 대청호 전체를 한바퀴 도는

모두 21구간의 대청호 오백리길로 통일이 되었고 하여

조금전 다녀온 청남대 조망길은 2구간이고

지금 가는 길은 3구간이 됩니다.

 

냉천길을 휘돌아 가니 찬샘정이 나옵니다.

 

이곳 정자에 올라 주변 호수 풍경을 바라보니

마음이 넉넉해지는 느낌입니다.

호수 건너편은 청원군 문의면에 속하지요.

 

대청호로 인해 고향 마을이 수몰된 

서글픈 마음을 글로 남겨놓았습니다.

대도시가 고향인 저에게는 고향에 대한 애틋함은 덜하지만

시골을 고향으로 두신 분들은 그 그리움이 더하겠지요.

 

이제 찬샘정에서 관동묘려 방향으로 본격적인 대청호반길을 달려갑니다.

 

아직은 이른 봄이라 꽃들의 화사함은 함께하지 못하지만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가는 기분도 참 좋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친구 삼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도 흥얼거려봅니다.

 

노래를 부르며 편안한 포장길을 가니

직동 냉천 마을 61번 버스 종점이 나옵니다.

 

입구에 설치된 대청호 오백리길 이정표를 보며

이제 사슴골 방향으로 길을 계속 이어갑니다.

 

이곳도 봄이 오는지 노란 산수유 꽃들이 막 피기 시작하네요.

 

냉천 종점을 지나 길을 가니 길옆에 사진찍기 좋은 명소라는 팻말이 있어서

잠시 길을 벗어나 왼편으로 들어가 봅니다.

 

애구 가파른 길을 힘들게 넘어서니 너른 주차장이 있고 작은 공원이 나옵니다.

 

아마도 이곳이 주변에서는 가장 조망이 좋은 곳이라

차를 한잔 마시며 오래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기도 하네요.

 

너무나 시원한 풍광과 바람이 함께하니

이곳으로 힘든 고개길을 넘어오면서 흘렸던 땀도 다 말라버리는 것 같습니다.

 

저멀리 약해산 능선도 한눈에 펼쳐지는데

저곳을 다녀온 추억을 떠올리니 참 아스라하네요.

(대청호 국사봉과 약해산 능선길 - 매력적인 대청호 조망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84)

 

호수 건너편으로 길이 보이는데 아마도 소전리에서 후곡리를 거쳐

가호리로 이어지는 길인것 같은데

저곳도 가을쯤 한번 가봐야 할것 같습니다.

 

멋진 풍경을 조망하고 나서 다시 길을 되돌아 나와 사슴골을 향해 길을 갑니다.

 

조금 힘든 고갯길을 올라가니 사슴골로 가는 삼거리가 나오네요.

 

사슴골로 넘어가는 길 왼편에는 마산동 산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산동 산성 아래쪽 사슴골이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의 무대이기도 하지요.

 

사냥꾼에게 화살을 맞아 쫓기던 사슴을

구해준 나무꾼에게 은혜를 갚고자

선녀의 목욕터를 알려주게되어 나무꾼이

선녀를 아내로 맞게 되었다는 이야기지만

 지금은 이곳 사슴골에서 그 이야기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워 조금 아쉽더군요.

그래도 이곳이 어린시절 책으로 읽었던 스토리가

만들어진 장소라고 생각하니 색다른 기분입니다.

 

당초 사슴골을 구경하고 다시 되돌아 나갈 계획이었으나

사슴골 이정표에 바로 마산동 삼거리로 나가는 길이 있는 것 같아

자전거를 내려서 끌고 산길을 넘어봅니다.

 

휴~ 처음에는 길이 좋았는데 능선을 올라갈 수록

 점차 길도 좁아지고 나무가 우거져서 험해지네요.

그래도 산길을 넘어서니 묘가 나오고 편안한 숲길이 나옵니다.

 

이곳은 호서 사림의 대표적인 가문인 은진 송씨가 뿌리를 내린 곳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곳에는 조선 전기 문신 송유의 어머니인

류씨 부인의 묘가 있는 관동묘려가 있습니다.

 

주변에는 송명의 선생의 유허비도 있고요.

송명의 선생은 고려 공민왕때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고려가 멸망하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 불사이군의 충절을 지키신 분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곳에는 새우탕 등 민물탕으로

유명한 은골 할먼네집 식당도 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차도 많고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제법 붐비더군요.

 

관동묘려를 지나 은골길을 나오니 미륵원지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은 고려말 회덕황씨가 지은 사설여관으로

여행자들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다

그후 사회봉사 활동까지 확대한 대전지역

최초의 민간 사회복지기관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대전에서 20년을 넘게 살아왔지만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

오늘은 흥미롭기도 하고 유익한 시간이 되네요.

 

미륵원지를 빠져나오니 호수 너머로

옥천군의 환산(고리산) 능선이 멋지게 펼쳐집니다.

 

냉천길 삼거리를 지나고

바베큐로 유명한 The Lee's 식당도 지납니다.

(대청호반 국화향연인길에서 만난 식당 - 더 리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27)

 

더리스를 지나 큰 도로가 나오는 말뫼 삼거리에 도착해서

차가 다니는 도로를 따라 찬샘 마을로 돌아갑니다.

 

제법 힘든 고개를 넘어 찬샘마을로 돌아왔네요.

오늘 다녀온 길은 두발로 천천히 걸어도 참 좋은 길이지만

봄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로 돌아봐도 무척이나 행복한 길인것 같습니다.

조금 지나 봄꽃이 피는 날에 벚꽃 향기를 맞으며 다시 한번 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