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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대청호반길 : 3코스] 비오는 노고산성 해맞이길 및 청남대 조망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10. 6. 14.

 

 

(3코스 : 10.2km, 4시간 소요)

 

3-1코스 : 노고산성 해맞이

찬샘마을~쇠점고개~노고산성~찬샘정~성황당고개

 

, 약 3.0km, 1시간 40분 소요

 

 

3-2 코스 : 청남대 조망

 

성황당고개~성치산성~부수동반환점~군부대터~성치산성이정표~찬샘마을,

 

약 7.2km, 2시간 20분 소요

 

 

천안함 사건이다 지방선거다 하여 어수선한 봄을 보내고 나니

벌써 장미 향기 가득한 6월입니다.

 

매월 둘째주는 아는 분들과 대전 근교의 좋은 길을 걷는 정기 모임이기에

지난달 2코스에 이어 대청호반길 3코스를 걷기로 합니다.

 

2코스를 걸을 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원점회귀이고 찬샘마을 주차장 시설도 잘되어 있어

차를 가지고 갑니다.

하여 당초 9시에 대전역 앞에서 출발하는 60번 시내버스는 이용하지 않아

조금 일찍인 9시경에 이곳에 도착합니다.

 

찬샘마을은 기념물 19호인 노고산성과 29호인 성치산성을 병풍처럼 지니고 있는 마을이고

특히 민박시설 등이 잘 되어있어 체류형 녹색 농촌 체험마을입니다.

화장실도 아주 깨끗하고요. ㅎㅎ

 

마을회관앞에 오늘 걸어야할 3코스가 잘 나와있네요.

이곳은 자전거길 1.2 코스도 함께 있습니다.

 

이제 쇠점고개를 향해 걷기를 시작합니다.

노고산성부터 오르니 반시계 방향으로 걷게 되네요.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차분한 토요일 아침입니다.

 

모내기도 끝나고 벌써 벼가 파릇파릇하게 자랍니다.

가을이 되면 허수아비와 함께 노란 물결이 가득하겠지요.

 

마을 입구에서 두 갈래길로 갈라지는데 시그널이 없어 잠깐 햇갈릴 수 있는데

마을 분이 두 길중 오른편 길로 가라고 친절하게 알려 주시고요.

 

차라리 이 이정표가 아래쪽 갈림길에 있으면 더욱 좋을것 같습니다.

 

찬샘마을은 허수아비 마을로도 유명하다는데

늦가을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네요.

 

쇠점고개 가는 길에 처음으로 대청호반길 안내 리본을 만납니다.

 

그리고 고개롤 오르는 길은 오늘 걷기의 워밍업을 하는 듯 참 편안합니다.

 

ㅎㅎ 직진 방향의 나무에 안내 시그널이 있었지만 이곳에서 잠시 알바를 했지요

쇠점고개를 가려면 계속 진진해야하나 옛날 설치한 이정표에는 노고산성이 왼편으로 되어있습니다.

물론 쇠점고개를 지나지않고 노고산성으로 바로 가려면 왼편으로 가도 되긴 하지요.

 

풀을 헤치고 잠시 올라서니 쇠점고개에 도착합니다.

쇠점고개는 쇠가 나고 금 광산이 있어 그리 이름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제 노고산성을 향해 능선을 따라 갑니다.

 

비소리와 새소리만이 함께하는 명상의 시간입니다.

 

무성한 수풀너머로 회색빛 조망도 드문 드문 나오고요.

 

대청호반길이 생기기전에도 이길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있었던 곳이지요.

저도 몇년전 대전둘레산길잇기 분들과 계족산에서 이곳까지 걷기를 했었습니다.

 

 ㅎㅎ 대전 산성 안내 비석은 전부 그 입구에 설치가 되어 있지요.

 

산성의 흔적도 보이고요.

 

직동과 냉천동의 유래등에 대한 안내가 잘되어 있습니다.

직동은 백제 성왕에 이어 왕위에 오른 위덕왕(창)이 이곳 성주로 있을때

신라군과의 노고성 싸움 때 성을 지키면서

죽은 병사의 시체에서 흐르는 피가 내를 이루었다 해서 산 아래 마을을 피골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윗피골과 아랫피골이 현재는 찬샘마을로 바꾸어 부르고 있고요.

또한 찬샘마을은 노고산성 뒤쪽에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찬샘이 있어 찬샘배기 또는 냉천동이라고 하고요.

여튼 이곳 마을은 참 다양한 이름을 지니고 있습니다.  

 

노고산성에 있는 이 바위가 할미바위처럼 생겼다 해서 노고바위라고 하고

물론 이곳 산성 이름도 노고산성이고요.

이곳 바위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대청호 풍경이 참 좋지요.

 

 마을에서 노고산성까지 약 40여분이 걸립니다.

노고바위를 바로 지나 조망이 펼쳐지는 이 곳이 산성의 정상이라 보면 될것 같습니다. 

정말 이곳에서 해뜨는 모습을 보면 참 좋을것 같네요.

 

 이제 노고산성을 지나 첫번째 하산길을 시작합니다.

 

조금전보다는 비도 그치고

상쾌한 기분으로 소나무 숲길을 걷습니다.

 

거리가 크게 부담이 없어서 인지 걷는 발걸음도 느긋하네요.

 

노고산성에서 20여분 걸었나요.

발아래로 찬샘정이 보입니다.

 

당초 9시 버스를 타고 왔으면 아마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했을것 같습니다. ㅎ

 

찬샘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걷기를 이어갑니다.

이 길은 자전거 길이라 그런지 이정표 색이 틀리지요.

근데 한가지 아쉬운것은 자전거보다 걷기가 우선일것 같은데

자전거 길로만 표시가 되어 있네요. ㅎㅎ

 

 

 가는 길에 화장실도 있어 참 요긴할것 같습니다.

 

비록 포장된 길이긴하나 새소리 바람소리가 함께하여 걷는 느낌은 참 좋습니다.

 

찬샘정에서 이곳 성황당 고개까지 약 1km를 20여분에 걸어오니

다시 3-2코스와 만나게 됩니다.

 

이제 성치산성 길을 걸어야지요.

 

계속해서 200미터를 가면 찬샘마을이 나옵니다.

저는 3-2코스를 가기위해 오른편 이정표가 있는 산길로 들어섭니다.

 

더운 여름 매미울면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서 한숨 자도 좋겠네요.

찬샘정에서 점심먹고 잠시 산책을 하다가 이곳에서 오수를 즐길 수 있어

정말 딱딱 맞는 길이네요. ㅎㅎ

 

이제 산길로 접어듭니다. 이곳에서 성치산성까지는 2km거리이네요.

 

 가는 길에 밑둥이 잘린 소나무에서 송순이 자라는 풍경을 만났습니다.

비록 기둥은 잘렸지만 그래도 살려고 하는 자연의 모습을 보게되네요.

 

드문 드문 대청호 풍경은 펼쳐집니다.

다만 숲이 우거져서 대청호 조망 길은 겨울이나 초봄이 적격일것 같습니다.

 

비가오고 습기가 많아 조금은 무더운 날씨이지만

한줄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해주네요.

 

성치산성 가는 길은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는 여느 산길과 같은 길입니다.

여름이라 길에 풀들이 우거져서 내린 빗물에 바지가 온통 젖었고요.

 

직동 찬샘마을 이정표 방향으로 가면 바로 마을로 되돌아 가는 조금 큰길을 만날 수 있지요.

 

이곳도 역시 산성의 흔적들이 군데 군데 보입니다.

 

 

 

 11시 30분경에 성치산성 가장 높은 곳에 도착합니다.

마찬가지로 숲에 가려 청남대 조망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 산은 육산이면서도 군데 군데 바위가 많습니다.

하여 산성을 만드는 재료가 많아 산성을 구축하는데는 힘들지 않았을것 같습니다.

 

비는 내렸다가 그쳤다를 반복하고요.

ㅎㅎ 맛있게 익어가는 버찌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검게 익은 버찌도 맛을 보고요.

 

나무 사이로 보이는 대청호 풍경이 참 좋습니다.

 

비록 비가와서 우중충한 회색빛 풍경이지만 이 또한 잔잔한 정취가 가득하네요.

 

12시경에 부수동 반환점에 도착합니다.

이곳까지 6.5km 거리에 약 3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제 찬샘마을까지는 3.5km가 남았습니다.

 

산길을 벗어나 너른 숲길을 걷습니다.

 

애고 길을 다듬는 공사하는 건지 비가 오니 질퍽거려 걷기가 쉽지 않습니다.

 

작은 고개에 아주 멋진 느티나무가 서있습니다.

 

이 느티나무는 31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나무들에 비하면 인간의 목숨은 찰나이겠지요.

 

군부대터도 지나고요.

 

언제부터인가 저는 산길보다는 이런 숲길이 좋습니다.

 

힘들게 걸어가서 멋진 조망을 보는 보람도 좋지만

요즘은 그런 악착같음이 싫어지기도 하고요.

 

좀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좀더 자연과 가까이 하고픈 마음때문일까요.

 

이런 멋진 길을 걷다가 잠시 뒤돌아보는 여유로움도 소박한 행복입니다.

 

성치산성 이정표가 있는 곳도 지납니다.

성치산성을 오를때 만난 이정표가 있는 길로 가게되지요.

 

오늘 비가 오니 사람도 없고 특히 이 길이 자전거 길이라

먼지도 나고 번잡할 수 있는데 비가와서 차라리 다행이네요.

 

애고 길을 시멘트로 포장하느라 옆으로 조심 조심 걸어야 하네요.

물론 이곳에 사시는 주민분들의 생활 편의를 위한다면 모르겠지만

대청호반길때문이라면 굳이 이 길을 포장할 필요가 있을까 합니다.

 

여튼 조금 마음이 무거워지는데

이 연두색 풍경을 만나니 마음이 다시 가볍고 좋아집니다.

 

자연이 사람을 위로해주고 치유해준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금 느끼게됩니다.

 

짙어가는 초록의 녹음이 눈을 참 시원하게고 해주고요.

 

1시 가까이 되어서 다시 찬샘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여름의 초입에 들어가는 길목에 걸어본 대청호반길 3코스였습니다.

 

잠시 그쳤던 비가 마을에 도착하니 조금 세차게 내립니다.

 

그러고 보니 대청호반길을 봄에 한번 걸었고

또 이렇게 여름에 한번 걸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코스는 아마도 가을과 겨울에 걷게될것 같습니다.

 

산길과 숲길 그리고 대청호 조망이 어우러지는 대청호반길 3코스 입니다.

 

여튼 대전에서 가까이 있어 아무때나 부담없이 올 수 있어 좋고

4계절 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색다름이 좋고

거창한 풍경을 없지만 소박한 내 친구같은 얼굴을 한 모습이 좋습니다.

 

글을 정리하는데 좋은 글이 눈에 들어와서 옮겨봅니다.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사람한테서 하늘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 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친구일 것이다"

 

좋은 친구라는 것이 사람뿐이겠습니까.

자연도 아주 가까운 보배같은 친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