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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고창 구시포 일몰 길 - 쓸쓸한 겨울 바다를 만나다.

by 마음풍경 2012. 11. 25.

 

고창 구시포 일몰 길

 

전북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 바닷가에서

쓸쓸한 일몰의 풍경을 만났습니다.

지난번 가을에 태안 학암포에서 만났던

화려하고 황홀했던 일몰과는 다른 회색빛 일몰이었습니다.

그 쓸쓸함에도 사랑이 깃들어 있더군요.

 

 

사람들은 누구나 겨울 바다의 쓸쓸함을 이야기합니다.

아직은 11월이라 겨울 바다의 깊은 맛은 덜하겠지만

저도 그 쓸쓸함을 느끼기위해 바람이 쌀쌀하게 부는 날

서해 바다 구시포로 가보았습니다.

 

구시포 오른쪽으로는 가막도까지 연결된 방파제가 길게 펼쳐집니다.

 

구시포 앞바다는 여느 서해안과는 다르게

물빠진 갯벌도 넓고 수평선도 시원하게 트인 곳이네요.

 

그나저나 낮게 깔린 구름을 보니 오늘 일몰을 보기는 쉽지가 않을것 같습니다.

 

그래도 층층이 쌓여있는 진한 회색빛 구름 사이로 비추이는 한줄기 햇살도

잔잔한 느낌이 가득한 한폭의 그림같은 여운을 남겨주네요.

 

지난번 학암포 일몰이 너무나 화려했기에

오늘 이곳 구시포에서 만나는 일몰의 소박한 느낌도 좋습니다.

(태안 학암포 오토캠핑 - 황홀한 학암포 낙조를 만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30)

 

마치 희망을 찾아가는 길인것처럼

물이 빠진 갯벌을 따라 바다 너머 지는 해를 향해 나가봅니다.

 

너무나 쓸쓸하고 적막한 바다 풍경을 보고있노라니 문득

최근에 읽었던 책인 "정희재님의 아무것도 하지않을 권리"에 나온 몇 구절이 생각이 나네요.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 조금씩 무엇을 한다는 것.

매일 조금씩 하는 그 무엇이 우리를 살게 하고

매일 조금씩 하는 그 무엇이 우리를 천천히 죽어 가게 만든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묵묵히'라는 말밖에 쓸 수 없는 시기가 있다.

아무런 대가도 보상도 바라지 않고

매일 무엇인가를 묵묵히 해 나가는 시절에 인간은

가장 자신다운 삶을 산다.

 

 

오늘 구시포에서 만나는 일몰은 여느 화려한 일몰보다

왠지 더 전율이 느껴지는 풍경이네요.

그나저나 역설적으로 바다에 가득 비춰져야 하는 해를 숨겨서인지

 구름은 더욱 진한 색감으로 다가옵니다.

 

ㅎㅎ 바다 낙조위로 떠있는 구름이

마치 두마리 괴물이 서로 입을 벌리고 싸우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네요.

 

사랑을 배우고 떠날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 때문에 허송세월했다는 말은 있을 수 없지요.

사랑 때문에 서성이고 혼자 웃고, 뛰는 가슴을 지그시 누를 때

나는 진정으로 살아 있음을 느끼고 감사했습니다.

오히려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면서

흘려보낸 순간들입니다.

 

조금은 아쉬운 일몰이 될 수도 있지만 오늘 구시포에서 만난 풍경은

전혀 아쉽거나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마음에서 덜어내야 비로소 사랑을 알게 되는 것 같네요.

늘 자연에서 사랑을 새롭게 배우고 느낍니다.

 

참 멀리 구시포에 오시면 백합칼국수와 함께 빠트리면 않되는 것이 있지요.

바로 구시포 해수찜입니다. ㅎ

 

해수찜은 2년전에 다녀온 전남 함평군 손불면 해수찜도 유명하지만

(함평 예가 펜션 - 오지마을의 아늑한 한옥 별장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87)

이곳 구시포 해수찜은 지하 암반수를 담수로 사용하고

염도가 높아서 해수찜의 효과가 높다고 합니다.

함평은 유황석을 불에 달궈서 물의 온도를 높이는데

 이곳은 데워진 물을 바로 사용하는 점이 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