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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남이섬 낭만 길(1) - 만추의 정취와 낭만이 가득한 곳

by 마음풍경 2012. 11. 4.

남이섬 낭만 길(1)

 

 

가평의 남이섬(http://www.namisum.com/)은 한국 속의 동화적인 상상나라를 표방하는

문화예술 및 자연생태의 청정정원으로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늦가을에 가면 만추의 정취가 가득하고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환상적인 곳입니다.

 

 

남이섬은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된 나라(?)라서 입장권도 비자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튼 배타고 떠나면 해외라고 하는데 그런 마음으로 남이섬의 1박 2일을 시작하네요.

 

가평나루에서 남이나루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는데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네요.

 

남이섬에 도착해서 먼저 남이나루 입구에 자리한 남이 장군의 묘를 먼저 찾습니다.

남이섬의 이름도 남이 장군의 이름을 딴것이지요.

남이장군은 세종 때 출생하여 17세의 나이로 무과에 장원 급제하여 25세에 병조판서를 역임하였으나

유자광의 모함으로 27세의 어린 나이에 억울하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안내문을 보니 우연하게도 오늘이 바로 남이장군께서 돌아가신 날이네요.

 

남이장군묘를 먼저 들리고 난후 남이섬의 중앙에 있는 잣나무 길을 걷습니다.

 

포근한 가을 햇살에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단풍의 고운 풍경이 가득합니다.

 

생각해보니 이곳에 마지막으로 온 것이

과학원 다니던 학생시절이니 거의 사반세기만에 다시 찾게되었네요.

 

그떄만 해도 남이섬이 특별한 시설이 조성이 되지 않은 곳이었는데

이처럼 많이 변했으니 마치 처음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나저나 입구에서부터 줄지어 아름답고 화려한 단풍을 만나니

정말 1박 2일동안 만추의 정취에 푹 빠질것 같습니다.

 

하긴 이곳은 한국이 아니고 낭만이 가득한 나미나라 공화국이니

그런 기분으로 보내면 되겠지요.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 마다 이처럼 고운 풍경이 가득하니

눈도 바쁘고 카메라 셔터 누르는 일도 분주해집니다.

 

이곳 남이섬에서 하루를 묶어갈 투투 별장 까치방입니다.

 

투투 별장은 강변 바로 옆에 있기에 새벽 물안개를 보기에 참 좋습니다.

가을철 남이섬의 다른 숙박 시설도 그렇지만 이곳도 인기가 높아서 몇달 전에 예약을 했었지요.

 

이제 짐을 놓고 강변 산책로를 따라 남이섬 전체를 걷기로 합니다.

 

별장 주변에도 늦가을 햇살에 비추이는 단풍의 색감이 어찌나 곱든지요.

 

파랑, 노랑, 빨강 색의 조화가 아름다운 수채화를 보는 듯 합니다.

 

이곳은 단풍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강변 산책길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곳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화려한 단풍까지 더해지니

정말 행복해지는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연의 아름답고 고운 풍경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덩달아 고와지는 기분이 들고요.

 

어쩌면 오늘은 저 빨간 단풍처럼 그런 빨간 마음으로 변하는 것은 아닐까요. ㅎ

 

남이섬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평일에는 만명이고 주말에는 2~3만명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입구 주변을 뺴빼고는 번잡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런 한가로운 기분으로 멋진 자작나무 숲길도 지나가네요.

 

남이섬에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타조도 있고 토끼도 함께 살고 있다고 하는데

멋진 포즈로 나무를 타고있는 귀여운 다람쥐도 만났네요.

 

남이섬은 낭만이 가득한 섬이지만

사람과 동물들이 평화로운 삶을 나누고 공존하는 자연 생태 공원인것 같습니다.

 

섬내에 설치된 시설들도 자연의 일부분 같이 자연스럽고요.

 

하늘에 흰 띠를 만들며 지나가는 비행기의 모습 조차도

고운 그림처럼 바라보입니다.

 

강물위에 떠있어 조금씩 흔들리는 헛다리도 건너갑니다.

 

그리고 남이나루에서 가장 먼곳인 남이섬 땅끝에 도착했네요.

 

두물머리처럼 섬 양쪽으로 흐르는 물이 만나는 곳이라

내일 새벽 물안개를 보기위해 다시 찾아야겠고요.

 

강변길을 벗어나서 노란 색으로 가득한 강변연인 은행나무 길을 걷습니다.

 

조금전에는 온통 내 마음이 빨게지더니

이제는 내 온 몸이 노랑색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의 색으로 물들어 간다는 것은

그저 가벼워지고 행복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다시 고운 단풍으로 우거져 있는 투투 별장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호반길 전체가 약 3km에 천천히 걸어서 1시간 정도가 걸리네요.

 

이제 다시 호반 안쪽에 있는 낭만이 가득한 길을 걷습니다.

 

이곳 저곳 젊은 연인들의 사랑스런 모습들도 보입니다.

저도 한 떄는 저런 청춘의 시절이 있었는데요. ㅎ

 

연인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단풍과 낙엽이 어우러지는 길을 걷다보니

대학시절 친구로 부터 받았던 편지의 몇 구절이 떠오르네요.

 

내 키보다 더 크게 자란 나무 기둥에 서서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못이기어 흔들리는 앙상한 가지에서

가을이 내곁에 온 것을 새삼 느낍니다.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내 모습에서

잊을 수 없는 당신의 모습이

내 마음속에 또 다른 그림자를 만듭니다.

 

 

내 키보다 더 크게 자란 나무에서 떨어져 버린 낙엽처럼

내 마음에도 부서진 시간의 조각들이 또 이렇게 떨어집니다.

그러나 무너진 시간 속에 당신이 있고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영원에서 당신이 영원할 것이라는

내 작은 둥지의 행복함이 있습니다.

 

 

인생의 길목에서 우연히 만나

한 길을 걸어오 듯 그렇게 만나

이제는 차가운 바람이 불고 눈발이 이는 그런 험한 길일지라도

나는 다 떨어진 호주머니에 손을 넣을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덜 자란 꿈을 함께 키워갈 부서진 시간의 조각들이

우리를 위해 쓰여지길 바라며

우리 키보다 더 큰 꿈을 가지고 또 다른 길을 가게 되겠지요.

 

 

희미해진 기억이지만 머리속에 맴도는 글들을 이리저리 짜맞춰보았네요.

그나저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몇십년의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20대 청춘시절에 꾸었던 꿈들은 무엇이었으며 그 꿈들은 어느정도나 이루어졌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니 꿈을 꾸던 시절은 이루어짐을 떠나 그 꿈 자체만으로도 행복했겠지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단양의 도담삼봉을 닮은 남이 도담삼봉에 도착합니다.

남이섬의 여유로운 느낌때문인지 주변에 노니는 오리들의 모습도 참 평화롭네요.

 

걷는 길마다 마주치는 정말 곱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감이 잔잔하게 전해지네요.

 

그런 아름다움 속에 하얀 날개 옷을 입은 요정을 만났습니다. ㅋ

 

아마도 신혼 여행을 온 중국인인것 같은데 가을 단풍과 참 잘 어울리는 모습이네요.

 

정말 만추의 풍경 속에 낭만의 정취가 가득한 시간입니다.

 

너무나 많은 자연의 선물을 받아서인지 행복의 풍선을 달고 둥둥 떠가는 기분이네요.

 

어린 동자들처럼 제 표정도 그리 천진난만하게 변해진 것은 아닌가 하고요.

 

남이섬하면 겨울 연가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이곳에서 단체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이 참 많습니다.

 

남이섬은 정말 문화와 예술 그리고 낭만이 가득한 곳입니다.

재미난 모습으로 반겨주는 꼬끼리도 만나네요.

 

이리저리 남이섬의 길들을 돌고 돌았더니 이제 밤이 다가옵니다.

 

물론 밤에도 남이섬의 낭만은 계속됩니다.

 

낮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겨울연가 촬영지인 메타세콰이어 숲길도 이제는 한적해지고요.

 

남이섬의 가을 풍경을 대표하는 은행나무 길 또한 고운 불빛들만 남아있네요.

 

새벽 달과 별 그리고 새벽 물 안개를 만나려면

이제 저도 일찍 꿈나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만추의 가을 풍경과 함께 참 행복한 하루였네요.

 

<남이섬 낭만 길(2) - 환상적인 새벽 물안개를 만나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40>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