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구룡계곡길- 구룡사에서 세렴폭포까지

원주 치악산 구룡계곡길

 

치악산국립공원 주차장 ~ 치악산 오토캠핑장 ~

구룡사 매표소 ~ 구룡계곡 ~ 세렴폭포(원점회귀) ~

구룡소 ~ 구룡사 ~ 주차장

(약 10km, 3시간)

 

치악산 구룡계곡은 사다리 병창 길을 따라

정상인 비로봉을 오르는 계곡으로

구룡사 및 구룡소를 따라

세렴 폭포까지 이어지는 계곡길은

여름에도 시원하게 산책삼아

걷기에 아주 좋은 길입니다.

 

 치악산 구룡 계곡을 걷기위해

치악산 국립공원에 도착했습니다.

 

날은 찜통 더위인데 아늑하게 펼쳐지는

하늘 풍경은 너무나 곱습니다.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구룡사로 향합니다.

 

 2009년에 개장한 치악산

구룡 자동차 야영장도 지납니다.

 

 치악산 구룡 계곡 주변에는

황장목이라 불리는

금강송들이 많이 있습니다.

 

 구룡사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갑니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폐지가 되었지만

이곳이 사찰의 땅인지라

입장료를 내야하나 봅니다.

 

그래도 이곳은 입장료의 필요성에 대해

안내문이라도 써놓는 친절함이 있네요.

 

안내문처럼 자연 환경보전이나

금강송 보호에 사용된다면 기꺼이 내겠지만

자연을 훼손하는 지나친 사찰의 증축이나

신축 등에 사용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탐방로의 이름이 건강백세로

자연 만세로인가 봅니다.

 

다른 안내판을 보니

구비구비 금송길이라고도 하고요.

 

 매표소를 통과하니

황장금표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황장금표는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일반인들의 벌목을 금지하는

표시를 말하는 것입니다.

 

비슷한 예로 문경 김룡사 입구에 있는

조선 왕실에 숯을 생산하여

봉납하는 산이라는 뜻의

향탄봉산 비석이 생각이 나네요.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777

문경 김룡사 암자길 - 운달 계곡을 따라 걷다.

 

 안내판 바로 위에는 황장금표라고

새겨진 바위가 있고요.

 

 입구에 용의 모습이 새겨진

구룡교를 지납니다.

 

 소나무 숲이 우거진

한적한 사찰 길을 걷습니다.

 

구룡사 매표소에서 세렴 폭포까지는

3km로 쉬운 길이라고 합니다.

 

 구룡사의 일주문인 원통문에 도착합니다.

 

 "천겁이 지나고 낡지 말고,

만년동안 항상 오늘 같이 길이 남으라"라는

뜻의 글자가 양쪽 기둥에 새겨져 있네요.

 

 다른 국립공원내 사찰에 비해

 소박한 부도전도 지납니다.

 

 사찰로 들어서는 숲길이 참 좋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걷기만 해도

저절로 행복해지는 길이겠지요.

 

 구룡사는 내려오는 길에 들러보기로 하고

왼편 계곡을 건너 계속 길을 이어갑니다.

 

 많은 숲길을 걷고 또 머물러 보지만

비슷하게만 보이는 숲도 눈을 감고

가만히 걸어보면 그 느낌은 다릅니다.

 

 하긴 그저 머물기만 해도 좋은데

숲을 구분할 필요는 없겠지요.

 

지도를 보니 대곡 야영장이라고 하는데

이곳까지 텐트 등 캠핑 이용물을 

어떻게 가져오는지 궁금하더군요.

 

 대곡 야영장을 지나 대곡교를 건너갑니다.

 

 여름에 물가에 피는 꽃인

부처꽃도 만나봅니다.

 

 세차게 흐르는 계곡 물소리만 들어도

더워진 몸이 시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계곡길을 따라 쉬엄 쉬엄 오르니

세렴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세렴 폭포는 대피소 너머에 있고.

 

이곳부터가 사다리병창 길을 따라

비로봉으로 오르는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주차장에서 세렴폭포까지 약 5km에

1시간 30분이 소요가 되었습니다. 

 

폭포 주변이 넓게 펼쳐져 있어서

폭포를 바라보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네요.

 

 세렴폭포에서 시원하게

족욕도 하고 쉬다가 되돌아갑니다.

 

 계곡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위태롭게 자라고 있는 나무를 봅니다.

 

사람의 운명도 알 수는 없지만

이 나무들의 운명도 기구한것 같네요.

 

구룡계곡은 아주 멋지거나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담백한 풍경이 사색을 하기에는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자연 산책로를 따라 길을 이어가니

화전민이 살았던 터가 나옵니다.

땅도 집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모습이겠지요.

 

 숯가마 터가 있는 것을 보니

주변 나무로 숯을 만들어서

생계를 유지했나 봅니다.

 

  숲길은 질리지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자연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닮은 것이

숲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숲길을 지나가다 세찬 물소리가 들려

가보니 멋진 계곡 모습이 나타납니다.

 

신비롭게 느껴지는 구룡소에 도착했습니다.

 

볼거리만을 따진다면 세렴폭포보다

구룡소가 이 계곡의 랜드마크인것 같네요.

 

 전설에 의하면 구룡소는

의상대사가 구룡사를 창건할 당시

용 한마리가 하늘로 승천을 했다고 해서

용소라고 불리기도 한다네요.

 

 시원한 물소리르 들으며

구룡소를 빠져나가니 구룡사가 나옵니다.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라고 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대웅전 자리에

아홉마리용이 사는 연못이 있었고

의상대사가 도술 시합을 해서

용들을 물리치고 절을 지었다고 해서

아홉 구자의 구횽사라 이름하였고.

 

그후 조선시대에 한 노인이

절 입구의 거북바위의 혈맥을 끊어

절이 더욱 쇠락해지지자 

거북바위를 살리는 뜻에서 절 이름을

거북 구자인 구룡사로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치악산은 개명에 따른 전설이 많은 것 같네요.

 

치악산도 붉을 적자 적악산이었는데

꿩의 보은 설화가 생긴 뒤

꿩 치자 치악산이 되었으니요.  

 

 구룡사 마당에서 바라보는

치악산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전설에 비하면 구룡사 건물들은

새롭게 지어진것 같아 아쉽지만

육백년된 은행나무를 통해

그 흔적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구룡사를 빠져나와

다시 평화로운 숲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습니다.

 

 주변에 볼거리가 너무 많으면

내가 걷는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지요.

 

 화려한 인생만을 추구하며

취해서 살다보면

 내 삶의 본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평범하고 소박한 길을 걷는 것은

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가야할 길을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치악산은 가을 단풍이나

겨울 설산이 유명해서인지

더운 여름에는 산행객도

많이 보이지 않고 한적합니다.

 

치악산 하면 늘 치가 떨린다는

사다리 병창 등산로만을 떠올리지만

구룡사에서 세렴폭포로

이어지는 계곡길처럼

편하고 아늑한 산책길도

때론 매력적인 길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