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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고창 명사십리 해변길 - 적막하고 원시적인 해안 풍경.

by 마음풍경 2012. 11. 27.

 

고창 명사십리 해변길

 

전북 고창군 상하면 장호리

 

 

고창 명사십리 해변은 구시포와 동호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숨겨져 있는 해변으로

서해안에서는 보기 드물게 십리 거리의 해안선이 사구로 이루어진 직선형 백사장이며

구시포에서 명사십리를 거쳐 동호해수욕장까지 약 10km의 해안선을 이루는 곳입니다.

 

 

 구시포 항에서 북쪽으로 직선 해안 길을 가다보면

명사십리 해수욕장 입구에서 해양테마파크 전망대를 만나게됩니다.

 

전망대 바로 건너편 바다로 나가면 탁 트인 명사십리 해안가가 펼쳐지고요.

전국에 명사십리라는 이름의 해수욕장이 참 많은데

이곳 고창의 명사십리는 이번에 처음 들어보네요.

 

이곳은 다른 바닷가와는 다르게 멋진 백사장이 있는데도

주변에 사람사는 시설이 거의 없어서인지 참 원시적인 느낌이 물씬합니다.

 

바다 건너편에는 멀리 위도가 그 모습을 보입니다.

위도를 가본지도 참 오래되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게되니 반가운 친구를 만났것 같네요.

(섬을 거닐다 : 부안 위도 - 고슴도치 섬을 가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61)

 

일반적으로 해안은 군데 군데 곡선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이렇게 막막하게 직선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는 것은

아마도 처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 바다쪽으로 돌출된 바위 지대빼고는

북쪽 동호 해수욕장 방향으로도 거의 직선 형태이고요.

 

멀리 떨어진 한적한 섬에 가지 않고도

참 오랜만에 사람의 손 때를 타지 않은 해변을 만났습니다.

 

이곳은 과거에 해안 경비초소가 있었던 곳인지

버려진 경비 시설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변산 마실길이나 영덕 블루로드 길도 그렇지만

과거 해안을 지키던 시설들이 전부 철수하고나서

군인이나 경찰들이 다니던 길들이 전부 이제는 탐방 산책로로 바뀌었지요.

 

북쪽으로 멀리 변산 반도의 능선들도 바라보이네요.

나중에 우리나라 해안선을 따라 걷고 싶은 계획이 있는데

이 길도 그때 꼭 걷고싶은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막막하기만한 해변에 멋진 바위들도 있어서

바위에 앉아 사방으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네요.

 

이곳 명사십리 해안에서는 그냥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고 아무 생각없이 그냥 몸과 마음을

다 내려놓아도 불편하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ㅎㅎ 무인도에 혼자 와있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또한 이곳 바다에서 만나는 풍경 하나 하나가 다 소박하고 평범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넉넉한 마음의 풍요가 느껴집니다.

 

참 이상하지요.

늘 아름다운 곳을 찾아다니면서

그 자연의 아름다움에 도취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에서는 그냥 평범함이 좋고 적막하고 한적한 해안 풍경에 

가슴이 촉촉하게 적셔집니다.

어쩌면 잘나지도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도 미소지으며 살아갈 수 있는 것도

그런 평범함이 행복이고 기쁨이 되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보네요.

 

참 고창 해양테마파크에는

핀란체 펜션(http://www.finlanche.co.kr/)이라는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내륙에 있는 유명한 선운사 주변를 제외하고 고창 서해안에는

펜션과 같은 고급 숙박시설을 만나기가

거의 어려운데 이곳에 근사한 펜션이 자리하고 있네요.

 

숙박시설이 그 이름처럼 전통 핀란드 방식으로 지어져서인지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건물은 모두 천연 목재를 사용하고 지붕이 높아서

공간도 쾌적하고 나무 향내가 나는 공기도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내부에는 지붕 뚜껑을 열 수도 있어서 방에 누워서

밤 하늘에 별도 보고 환기도 할 수도 있고요.

이곳 명사십리 해안과 잘 어울리는 펜션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