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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고성 화진포 조망길 - 호수와 바다를 한 풍경속에 담다.

by 마음풍경 2013. 10. 23.

 

화진포 조망길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화포리 596

 

화진포의 성 ~ 응봉 ~ 8각 전망대 ~ 습지원 ~ 생태박물관 ~ 이기붕 별장

(3.5km, 1시간 30분 소요)

 

 

화진포는 김일성 별장이라고 불리는 화진포의 성과 이승만 대통령 및

이기붕 별장이 있었던 곳으로 바다와 강 하구가 닿는 곳에 조성된 석호이며 

최근에 화진포에서 응봉을 연결하는 산림욕장길이 조성이 되어

소나무 향과 바다 내음을 맡으며 호수 및 바다를 함께 조망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고성 화암사 산행을 마치고 동해 바다와 호수의 조망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화진포를 찾아왔습니다.

(고성 금강산 화암사 숲길 - 성인대에 올라 울산바위를 조망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63)

 

 이곳에도 최근에 화진포와 응봉 그리고 거진 해맞이봉 산림욕장을 잇는 숲길이 조성이 되어

화진포의 성과 정상인 응봉(122m)을 연결하는 소나무 숲길을 걸어보려 합니다.

 

 동해바다를 보고 있으면 남해나 서해보다 더 깊고 멀고 아늑한 느낌이 듭니다.

 

화진포 해수욕장 입구에서 계단을 조금 오르니 돌로 만들어진 화진포의 성이 나옵니다.

김일성 별장이라고 불리는 화진포의 성은 해방이후 6.25이전에 김일성 별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입니다.

물론 그때만 해도 이곳이 북한땅이었고요.

 

현재 건물은 6.25때 훼손이 되고 2005년에 새롭게 옛 모습대로 복원을 했다고 합니다.

건물이 벽돌이 아니고 돌로 이루어진 모습이 참 이색적인데 옜 사진을 보니 그때도 이런 모습이네요.

 

옥상에 올라서니 멀리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도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발 아래로는 화진포 호수뿐만 아니라 흰 포말을 내며 밀려오는 동해 바다의 모습도 만나게 됩니다.

과거에는 모래사장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강물과 바닷물을 동시에 체험할 수도 있었을것 같네요.

 

화진포의 성을 구경하고나서 이제 응봉 정상을 향해 본격적인 길걷기를 시작합니다.

 

멋진 소나무 숲을 따라 나무 계단길이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정취는 이길을 걷는 보너스이겠지요.

 

바다의 향기와 소나무의 내음이 하나가 되어 불어오는 바람의 향기가 참 독특합니다.

 

또한 울창한 소나무 숲을 걸으며 아득하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를 들으니 향기뿐만 아니라

몸 전체로 느껴지는 길의 정취도 여느 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이 됩니다.

 

편안한 소나무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응봉 정상이 눈앞에 다가옵니다.

 

빛과 하늘 그리고 구름이 만들어 주는 자연의 선물을 한없이 바라만 보게 됩니다.

 

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문득 어느 기사에선가 김기덕 감독이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인생은 풍경입니다.
빛을 알려면 어둠을 알아야 하고 밝음과 어두움이 같은 색임을 알 때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

그것도 정 반대에 대칭으로 존재하는 것들이 삶을 지탱하게 해주고

힘든 삶 또한 자연스런 풍경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화진포 호수와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응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약 1.7km에 50분 정도가 소요가 되었네요.

 

화진포라는 이름은 호숫가에 해당화가 만발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둘레가 16km나 되는 동해안 최대 자연호수이자 남한의 가장 넓은 면적의 석호입니다.

 

이 풍경을 만나려고 새벽밥을 먹고 400km가 넘는 길을 달려왔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니 힘들었던 고생은 흘러가는 구름처럼 사라져 버립니다.

마음속으로는 정말 잘왔어.. 잘왔어라는 말만 중얼거리네요.

 

여행도 사랑처럼 가보지 않으면 부딪쳐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후회는 행복한 기억입니다. 후회는 욕심입니다.

후회를 할지라도 다가서렵니다. 행동하지 않은 후회는 미련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안타까움입니다.

여행도 사랑처럼 지워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습니다.

 

< 후회 : 떠난 후에 알게되는 것들 중에서, 강수정>

 

 

응봉을 내려서서 이제는 호수를 바라보며 길을 걷습니다.

 

사각정자가 있는 이곳은 관목원으로 아직은 어린 나무들이 조성이 되어 있더군요.

 

관목원을 지나 내려서는 길에 팔각정자가 있어서 잠시 올라가 봅니다.

 

호수를 바라보는 조망이 참 아늑한데 

다만 시간이 지나 주변 나무가 자라면 조망대로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차라리 관목원에 있는 사각정자 자리에 위치했으면 좋았을것 같네요.

 

사람도 없이 한적하고 소나무 숲은 너무나 아늑하고

지저귀는 새소리만이 가득한 자연속 세상에 머뭅니다.

 

산을 내려서니 작은 습지원이 나오는데

이곳도 잘 관리가 된다면 좋은 휴식처가 될것 같습니다.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과 억새 그리고 호수의 풍경속에

가을의 쓸쓸함이 가득 배여있네요.

 

습지원을 지나 숲을 빠져나오니 화진포 생태 박물관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주차장을 건너 이기붕 별장을 찾아봅니다.

이 건물은 1920년대 외국인 선교사들이 사용하다가

6.25이후 이기붕씨의 부인 박마리아가 개인 별장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내부에는 60년대 사용했던 물건 및 관련 사진 등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쓰린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못한다면 늘 그런 과오는 되풀이 되는 것이

역사의 또 다른 아이러니겠지요.

 

화진포 구경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숙박지에 짐을 풀고 바로 앞에 있는 해변으로 나서봅니다.

 

동해라 지는 해를 볼 수는 없지만

바다위에 떠있는 구름을 통해 낙조의 아름다움은 느낄 수 있네요.

 

헉! 구름 사이로 해처럼 보이는 달이 떠있으니

마치 해저무는 노을 풍경처럼 느껴집니다. ㅎ

 

해질녁에

당신이 그립습니다.

잠자리 들 때

당신이 또 그립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시 한편 떠올리며 새벽부터 분주했던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