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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금산 양각산 조망길 - 금강 조망이 빼어난 한바위를 오르다.

by 마음풍경 2013. 12. 8.

 

양각산 조망길

 

 

충남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

 

 

수통대교 ~ 오수정 ~ 호군사 ~ 양각산 팬션 ~ 양각산(568m) ~ 한바위 ~ 양각산 팬션 ~ 수통대교

(8.5km, 4시간 30분 소요)

 

 

충남 금산군 부리면에 위치한 양각산은 능선상의 두개의 봉우리가 마치 뿔처럼 보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특히 한바위에서 바라보는 금강의 조망은 무척이나 장쾌하고 아름다우며

주변에 위치한 적벽강과 절벽바위인 벼루의 풍경은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곳입니다.

 

 

오늘이 대설이지만 날은 겨울 날씨 답지않게 포근하여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문득 금강 조망이 보고 싶어서 금산에 있는 양각산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금산은 맑은 금강을 끼고 있어서 어죽으로 유명한 식당이 많습니다.

특히 금산 인삼을 곁들여 만들기에 건강식으로도 참 좋고요.

  

수통대교 입구에 차를 세우고 다리를 건너면서 만나는 금강의 풍경은 시원한 느낌이 가득하고

강변 분위기 또한 12월이 아니고 마치 봄을 맞는 기분입니다.

 

강물에 비치는 산 그림자의 모습도 참 투명하고 여울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도 청아합니다.

 

하늘은 마치 가을 하늘처럼 푸르고 깊어서

노래 가사처럼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온몸이 안기고 싶어집니다.

 

수통대교 다리를 건너 부리수통마을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서 왼편길로 갑니다.

오른편 도로를 따라가면 부리수통마을과 적벽강으로 가게됩니다.

 

날도 포근하고 아침 햇살도 싱그러워서 산행을 하기에는 참 좋은 날입니다.

 

길로 들어서니 호군사라는 이름의 사당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사당의 담장이 붉은 벽돌이라 조금은 부조화스럽다는 느낌이네요.

 

발은 땅을 딛고 걷지만 하늘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은 자꾸만 하늘로 향합니다.

이럴 때 기분은 마치 땅 위를 붕 떠서 가는 느낌입니다

 

개들이 시끄럽게 짓는 양각산 펜션를 지나가는데

마른 겨울인데도 펜션옆 작은 개울에는 제법 많은 물이 흐르더군요.

이곳 마을 이름이 물이 통한다는 의미의 수통인걸 보면 금강뿐만 아니라 계곡에도 물이 많은가 봅니다.

 

이제 이곳부터는 포장길을 버리고 왼편 산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아직은 늦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호젓한 산길을 따라 걷는데 저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

 

지난 가을에는 낙엽이 수북한 산길을 걷지 못한 것 같은데

이곳에서 포근하고 향기로운 낙엽길을 걸으니 왠지 횡재한 기분이랄까요.

 

바스락거리는 낙엽길을 걷다보니 무덤이 있는 사거리에 도착합니다.

물론 이곳에서도 왼편길을 따라 가야하고 나중에 양각에서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미끄러운 길을 오르기가 쉽지 않지만

그윽한 낙엽의 향기가 느껴져서인지 이 또한 즐거움이 됩니다.

 

이곳 산행 안내판은 모두 기둥이 없이 땅바닥이나 나무에 끼여서 안내를 하고 있더군요. ㅎ

 

주능선으로 오르니 시야가 탁 트이고 멋진 산그리메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남쪽으로는 저 멀리 무주 적상산도 보이고

물론 그 뒤로 덕유산 능선이 펼쳐질텐데 아침 역광이라 뿌연 안개속에 가려있네요.

 

북쪽으로 시야를 돌리면 금산 진악산과 금산 시가지

그리고 넉넉하게 흐르는 금강의 풍경도 한눈에 펼쳐집니다.

 

능선의 북사면은 지난번에 온 눈이 녹지 않고 남아있네요.

 

마지막 가파른 길을 올라 양각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수통대교 입구에서 이곳 정상까지는 3.3km에 1시간 30분 정도 걸렸네요.

 

양각산 건너편으로는 충남과 충북의 경계인 성주산(627m)이 있고

아래쪽으로 어재리마을에서 원점회귀로 이어지는 약 13km의 어재리 임도가 보입니다.

MTB나 느재산악마라톤 행사가 열리는 길인데 벚꽃피는 봄에 한번 걸어봐야겠네요.

 

아늑하게 펼쳐지는 자연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사는게 참 좋은 것이구나 하는 것을 저절로 느끼게 됩니다.

하여 건강하게 두발로 이곳을 올라 이처럼 멋진 자연을 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지요.

 

 수통리를 휘돌아 흐르는 금강의 풍경과 저멀리 펼쳐지는 대둔산 능선을 비롯한 능선의 모습도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하산을 시작합니다. 

 

누군가는 걷는 일이 마음과 몸에 든 멍자국을 지우며 다독이는 일이라고 하는데

나 또한 자연속 길을 걷다보면 늘 그런 느낌이 듭니다.

사는것이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을 때

자연으로 향하는 조그만 길만 보여도 다시 살아갈 힘이 불끈 생기지요.

 

다시 무덤이 있는 사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바로 수통대교로 가게되고 한바위를 가기위해서는 직진을 해야합니다.

 

낙엽이 쌓여 포근한 느낌의 숲속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안부 사거리를 지나 헬기장에 도착하니 양각산의 아담한 두개의 봉우리가 보이네요.

  

다시 빽빽한 숲길을 따라 걷습니다.

일부 산길은 희미해져서 잘못하면 알바를 할 수도 있겠더군요.

 

무성한 숲속길을 걷다가 2개의 묘가 나란히 있는 곳에서 직진하지않고

오른편 길로 턴을 해서 한바위 방향으로 갑니다.

그늘진 숲길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푸른 하늘도 만날 수가 있습니다. 

 

희미한 숲길을 따라 걷는데 갑자기 한바위 정상이라는 안내판을 만나서 조금은 당황을 하게됩니다.

 

하여 왔던 길을 뒤돌아 가니 작은 삼거리가 나오고 시그널이 있는

오른편으로 길을 이어걸으니 거대한 바위와 이를 오를 수 있는 밧줄이 나옵니다.

 

 밧줄너머로는 지나온 능선과 양각산 정상의 모습도 한눈에 바라보이네요.

 

밧줄을 올라 바위를 넘어서니 드디어 금강이 내려보이는 한바위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입구에서 약 6km에 3시간이 걸렸네요.

 

발 아래로는 적벽대교과 수통리 마을의 모습이 시원하게 바라보입니다.

 

오른편 아래로는 수통리 적벽의 벼루 모습도 멋지게 다가오고요.

 

물론 건너편 방우리의 산과 협곡 사이를 흐르는 금강 그리고 한바위가 어우러지는 풍경은

오늘 이곳을 찾아온 가장 큰 보람이기도 합니다.

 

 과거에 무주 내도리와 학교길을 걷고 강 건너편 방우리까지 걸었던 추억도 새삼 떠오릅니다.

(무주 금강길 - 내도리 앞섬마을에서 방우리 마을까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70)

물론 방우리도 금산에 속하지만서 이곳 적벽강까지 오려면 올 수 있는 길이 없어서

신발을 벗고 두번 금강을 건너야 하기에 전북 무주가 생활권이 된다고 합니다.

 

먼 빛이 달려와 가슴 깊이 박힙니다.

지난 밤 내내 수선하던 길들이 선명한 핏줄처럼 열리고

비로소 쏟아지는 잠 속으로 바람은 고요히 쳐들어와

내 정신의 풀잎을 살랑이게 합니다.

문득 그리운 사람들의 이름을 목구멍 속에 가두어도

이제 눈물나지 않습니다.

새로 거져 얻은 사랑입니다.

 

<김영춘 - 새벽>

 

 

살다보면 어찌할 수 없이 생기는 그리움과 이별 그리고 아픔들도

자연속에서 바라보면 다 정처없이 흘러가는 바람처럼 부질없고 허망한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멋진 풍경을 친구삼아 조금 늦은 점심도 하고 다시 한바위를 내려서서 한바위안내판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왼편 쓰러진 나무쪽으로 길이 있어서 왔던 길을 돌아가지 않아도 바로 갈 수 있는 길이 있더군요.

 

한바위 정상 이정표를 지나 점점 더 희미해진 길을 따라 숲길을 걷다보니

등산로를 잃어버리고 잡목들을 피해가며 걷게되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이정표는 있었지만 워낙 사람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풀이 자라 길이 없어진 것은 아닌가 하네요.

 

물론 이처럼 길을 잃어버리게 된 것은 한바위에서 수통대교로 가지않고

적벽강으로 내려서는 길을 찾을 욕심도 한몫을 했지요.

여튼 방향만 북쪽으로 정하고 숲을 빠져나오니 건너편에 양각산 팬션이 보입니다.

그나저나 본의 아니게 오랜만에 개척(?) 산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신없이 그늘진 숲속을 헤메고 난 후라 그런지 탁 트인 하늘의 풍경이 더욱 반갑네요.

 

돌아오는 길에 사당 지붕너머 바라보이는 푸른 하늘과 새하얀 구름의 모습도 한없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다시 수통대교를 건너면서 양각산 산행을 마무리 하게됩니다.

그나저나 아늑한 숲길뿐만 아니라 조망도 좋고 멋진 조망 바위도 있는 참 좋은 산인데

금산군청에서 등산로와 이정표를 새롭게 정비를 했으면 좋겠더군요.

 

산행을 마무리하고 부리수통마을을 지나고 적벽교를 건너서 적벽강으로 왔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거대한 수직 벼루위로 조금 전에 올랐던 한바위의 모습도 보입니다.

 

중국 삼국지에 나오는 적벽을 닮았다고 해서 이곳 금강의 명칭을 적벽강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약 400km의 전체 금강 중 이곳 금산을 지나는 금강의 길이는 12km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경사의 계곡을 따라 흐르는 이곳이 가장 멋진 금강의 모습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내년 봄에 이곳을 다시와서 금강변을 따라 길도 걸고

적벽교에서 한바위를 바로 오르는 길도 찾아서 다시 오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