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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대전 계족산 일출길 - 계족산성에서 황홀한 아침 해를 만나다.

by 마음풍경 2014. 1. 5.

 

계족산 일출길

 

 

계족산은 대전광역시의 동쪽에 대청호를 마주하고 있는 산으로

장동 삼림욕장에서부터 이어지는 계족산 황톳길은 이제 전국적인 유명세를 지니고 있으며

특히 주변 조망이 탁트인 계족산성에서 만나는 일출은 아늑하면서도 감동적인 여운을 줍니다.

 

 

신년 새해 일출을 만나기 위해서는 어느 곳을 가든지 사람의 북적대는 인파를 만나야 하기에

평온한 마음으로 대하기는 무척이나 어렵지요. 

새해라는 의미를 빼면 차라리 몇일 지나서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시간에 

신년 일출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여 집에서 가까운 계족 산성에서 일출을 보기위해 새벽 길을 나섭니다.

계족산은 지난 여름 아침비를 맞으며 걸었던 것이 가장 최근이었던 것 같네요.

(대전 계족산 황톳길 - 비온후 촉촉한 숲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39) 

 

장동휴양림에서 차를 세우고 캄캄한 숲길을 따라 40여분 오르니 먼동이 떠오는 계족 산성에 도착합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추운 새벽 공기를 호흡하며 산길을 오르는 마음은

마치 오래동안 그리워했고 기다리던 삶의 행복을 찾아가는 것 같은 들뜬 흥분입니다.

비록 찰나의 무지개라 할지라도 기꺼이 온몸으로 품어안을 수 있는 행복이네요.

 

곁에 있어도 길을 나서도

혼자입니다.

 

깨어 있어도 잠들어도

혼자입니다.

 

 

그럴 때

몸이 마음에게 말합니다.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마음이 몸에게 대답합니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당신만 있다면

더 이상 아무 것도 그리워하지 않겠습니다.

 

<조동례의 "혼자">

 

 

계족산성의 일출 조망처에 도착하니 저보다 부지런한 분들도 계시더군요.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서는 사람마저 고운 풍경이 됩니다.

 

운해 가득한 세상 저너머로 붉은 기운이 잔잔하게 펼쳐집니다.

일출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수록 그리움도 깊어지고 감동도 커지겠지요.

 

산 능선에 살짝 고개를 내밀듯

이제 붉은 빛을 내며 기다리던 해가 뜨기 시작합니다.

아! 참 좋구나.. 정말 좋구나 하는 말만 입가에 맴돕니다.

 

장엄한 일출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연초에 본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이 납니다.

숀펜이 연기한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인 숀 오코널의 대사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지요.

 

어떤 때는 안 찍어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아름다운 것은 관심을 바라지 않아.

 

 

자연을 정말 깊이 사랑하게 되면 아무 방해받지 않고

멋진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심도 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큰 행복이겠지요.

 

순수하기만 한 자연의 감동 속에 머물다보니 제 자신 또한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잠시 삶의 때를 지우게 되고 마음을 무겁게 하는 욕심 또한 덜어내게 됩니다.

 

이제 아침 해도 산 능선위로 환하게 떠올랐지만 감동의 여운은 계속되네요.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이 글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에 자주 언급이 되는 주제와 같은 글입니다.

주인공의 직장이자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되는 미국의 유명한 사진 잡지사인 LIFE사의 회사 모토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늘 행복과 기쁨을 추구하려고 산다고 하지만

삶은 빛과 그림자처럼 행복과 불행이 딱 절반이고 기쁨과 슬픔도 그러하다고 합니다.

하기에 불행하거나 슬픔이 있다고 내 삶을 원망하거나 책망할 필요는 없고

내게 주어지는 절반의 행복과 기쁨을 충분히 느끼고 감사하며 살면 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