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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속리산 문장대 길 - 소박한 겨울 눈꽃 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14. 2. 16.

 

속리산 문장대 길

 

 

법주사 주차장 ~ 세심정 ~ 복천암 ~ 중사자암 ~

문장대 ~ 신선대 ~ 경업대 ~ 세심정 ~ 법주사 ~ 주차장

(16km, 6시간 30분 소요/식사 및 휴식 포함)

 

 

속리산은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에 걸쳐있는 국립공원으로

천오백년의 불교 역사를 지니고 있는 법주사와

세번을 오르면 극락을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있는 문장대를 비롯하여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이 장대하게 펼쳐지는 한국 팔경 중 하나입니다.

 

 

참 오랜만에 겨울 속리산을 찾아가는데

가는 길에 만난 정이품송의 노쇠한 모습을 보니

600년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법주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해서 조각공원도

구경하며 법주사를 향해 길을 걷습니다.

 

이제 머지않아 꽃피는 봄이 오면 앙상한 가지만 남은

벚나무도 새햐안 꽃들로 피어나겠지요.

몇년전 이곳에서 만났던 화사하고

고운 벚꽃 풍경이 새삼 떠오릅니다.

(속리산 봄꽃길 - 문장대에서 천왕봉까지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0057434)

 

겨울잠을 자고 있는 천변의 풍경너머

저멀리 묘봉과 상학봉 능선도 멋지게 다가옵니다.

 

호서지방 즉 충청도 지역의 제일가는 사찰이라는 뜻의

호서제일가람이라는 현판이 있는 법주사 일주문을 지나

한적한 겨울 숲으로 들어갑니다.

 

멋진 소나무들이 도열하 듯 서있는

오리 숲길은 법주사를 찾는 또 다른 매력이지요.

나무가 크고 숲이 깊을 수록 풍겨오는

내음 또한 상쾌하고 진합니다.

 

법주사는 하산길에 들리기로 하고

먼저 문장대를 향해 눈 쌓인 길을 걸어갑니다.

 

차가움속에 바라보는 자연의 모습이 가장 정갈한 느낌이기에

사계절 중에서 가장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는 것은 겨울이 아닐까 합니다.

 

자연은 늘 저에게 세상의 때를 지우게 하는 소소한 감동을 줍니다.

또 그 자연의 풍경 속에는 잊혀지지않는 그리움이 가득 담겨져있지요.

 

얼음장 밑으로 졸졸 흐흐는 물소리를 들으며 편안한 계곡 길을 이어갑니다.

 

조선 7대왕인 세조가 피부병을 치료하기위해 이곳에서 목욕을 하고

몸의 종기가 깨끗하게 없어졌다고 하는 목욕소도 지나갑니다.

오대산 상원사도 그렇지만 법주사 및 속리산도 세조의 흔적이 참 많습니다.

지난 역사에서 세조만큼 드라마나 영화로 구현된 인물이 또 있을까요.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진한 것이 세상이 이치가 아닌가 합니다.

(오대산 옛길 -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눈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33)

 

이제 이곳 세심정에서 문장대를 가기위해 좌측방향으로 향합니다.

나중에 경업대를 거쳐 오른편 길로 나오게 되겠지요.

 

세심정을 지나 복천암 입구에 있는

재미난 이름의 다리인 이뭣고다리에 도착합니다.

이것이 무엇인가? 라는 뜻의 이뭣고를 한자로는 시심마(是甚麽)라 하는데

깨달음을 얻기위해 생각하는 이것이 무엇이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불교의 철학이 절대 존재를 믿는 것이 아니고

자신 속에 있는 성찰을 깨우치는 것이기 때문에

늘 자신의 내면을 향한 끊임없는 질문이 필요하겠지요.

 

이뭣고 다리를 건너 법주사에 있는 여러 암자 중 하나인 복천암에 도착합니다.

복천암은 세조가 신미대사와 함께 3일 동안 기도를 한 유서 깊은 암자라고 합니다.

 

안내판을 보니 충북 유형문화재 298호인

복천암 극락보전은 조선시대 중후기에 건립된 건물로

전국에 20여동밖에 보이지 않는 특이한 형태라고 하는데

무엇이 일반 건물과 다른 지는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복천암 입구 계단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다시 산길을 올라

벽화 그림이 재미난 용바위골 휴게소를 지납니다.

 

수종이 다른 2개의 나무가 연리목처럼 꼭 붙어있는데

혼자는 외롭기에 둘이 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나 나무나 다 같은 것은 아닐까요. ㅎ

 

뿌리를 서로 연결하여 바위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의 모습에서도

서로 기대고 의지하여 산다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과거 TV에 소개된 적이 있는 긴머리의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 사는 보현재 휴게소(일명 경상도집)도 지납니다.

지나고 나니 왠지 대추차라도 한잔 사마시고 올 걸하는 아쉬움이 들어서

 다음번에 다시 오면 꼭 차 한잔 해야겠네요.

 

휴게소를 지나자 내리막 계단길이 이어집니다.

사람에게 가장 좋은 갓길은 산이며

그 산을 오르는 순간 치유가 시작된다는 말이 생각이 나네요.

 

돌 계단길을 지나니 중사자암이라는 이정표가 있어서

가던 길을 벗어나 잠시 들러보기로 합니다.

암자 입구에 마치 인사라도 하는 듯 서있는 바위가 이색적이네요.

 

 암자 들어가는 입구에 불이라는 큰 글씨가 음각이 된 바위가 나옵니다.

이 바위가 사자를 닮아서 사자암이라고 했다는데

지금은 마모가 되어서 인지 사자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신라 성덕왕 때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중사자암(中獅子庵)은 원래는

상사자암, 중사자암, 하사자암 등 세 암자가 있었는데

 상사자암과 하사자암은 오래전에 폐허가 되었다고 합니다.

 

암자 앞으로 펼쳐지는 풍광은 정말 아름다운 조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조망이 너무 시원하게 열려있으면 마음이 담겨지지 않을 수 있는데

적당한 거리에 바라보이는 풍경이 참 좋네요.

 

중사자암은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아서인지 제 발자국만 흔적으로 남깁니다.

 

거주하시는 스님이 차한잔 하고 가라는 말씀에 오늘 가야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아서

마음만으로도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전하고 다시 암자를 빠져나옵니다.

 

들어올 때 보았던 바위인데 나가는 길에 보니 신기하게도

마치 귀여운 강아지 표정을 하고 고개를 들고 앉아 있는 모습이네요.

중사자암을 입구에서 지키는 강아지 바위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산행 길로 되돌아 와서 걷는데

누군가 만들어 놓은 아주 작은 눈사람도 보게됩니다.

마치 돌탑을 올리듯 눈 사람을 만들어 놓은 모습이 재미나네요.

 

속리산에는 다른 국립공원과 다르게 개인이 운영하는 휴게소가 참 많습니다.

냉천골 휴게소는 문장대를 오르는 길에 마지막으로 만나는 휴게소이지요.

그리고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이 높은 곳까지 주변 계곡에 물이 풍성하기에

사람이 살고 음식을 팔 수 있는 것이겠지요.

 

세상에는 사랑의 노래로 넘쳐나고 사랑이 삶의 전부인것 처럼 말하지만

어쩌면 역설적으로 진실한 사랑은 흔하지 않기에 그리 말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문장대에 오르기전에 멋진 눈 풍경이 있는 바위 옆에서

간단하게 김밥과 컵라면으로 점심을 했습니다.

겨울이라 휴게소를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준비했는데

다음번에는 따로 준비를 하지않고 휴게소를 이용해야 겠습니다.

 

두꺼비 모습을 한 바위를 지나 돌 계단을 오르면 문장대에 도착하겠지요.

 

천미터가 넘는 곳이라 그런지 눈꽃들이 피어있고 가늘게 눈도 내립니다.

 

약 3시간만에 문장대(1028m) 앞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약 7.5km 거리를 걸었네요.

 

문장대는 원래 큰 암봉이 하늘로 치솟아 구름속에 감추어져 있다해서

운장대라 하였는데 세조가 꿈속에서

인근 영봉에 올라 기도를 하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말을 듣고 이곳을 찾았는데 정상에 오륜삼강을 명시한 책이 있어서

세조가 하루종일 글을 읽었다고 해서 문장대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법 미끄러운 철 계단을 걸어서 문장대 정상에 오르니

 백색과 회색으로 칠한 듯한 속리산 풍경이 나타납니다.

 

북서쪽으로 관음봉을 비롯해서 묘봉 및 상학봉의 암릉이 아늑하게 펼쳐집니다.

과거 비오는 날 묘봉과 상학봉을 오르던 기억도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속리산 묘봉 상학봉 암릉길 - 아름다운 운해속에 머물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264)

 

발아래 바위는 패인 구멍에 흰눈이 쌓이니 물음표를 표시하는 듯 보이는데

마치 산을 오르는 이유를 묻는 것은 아닌지요.

 

저 멀리 천황봉까지 남서쪽으로 펼쳐지는 속리산 주봉의 모습도

 내리는 눈속 갇혀 아득하게 바라보입니다.

 

속리산은 천황봉(1,057.7m)부터 미남봉(610m)에 이르는

9개의 봉우리가 있어서 구봉산으로 불렀으나

신라 때부터 속리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9개의 봉우리는 천황봉, 비로봉, 문수봉, 문장대,

관음봉, 묘봉, 상학봉, 매봉, 미남봉인것 같고요.

 

문장대를 내려와 문수봉쪽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과거 이곳에 휴게소와 화장실이 있었는데 철거가 되고

지금은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작은 건물이 있지요.

 

오늘은 풍성하고 멋진 눈꽃 풍경보다는 회색빛에 담겨있는

아주 소박한 눈꽃의 모습이 더욱 가슴에 와 닿습니다.

 

버렸네

 

제 모양

제 빛깔

제 향기

제 것 버려 깨끗하네

 

 

나도 나를 버리러 가는 길

내 몸

내 이름

내 생각

 

어디에 있을 까

아프기만 하고 붙잡을 수 없는 것들

 

<조동례의 눈꽃>

 

 

눈꽃도 손으로 잡으려면 녹아 사라져 버리 듯 산다는 것이

 본래 아프기만 하고 붙잡을 수 없는 것은 아닐까요.

비록 굵은 눈은 아니지만 작고 소박하게 눈 내리는

 속리산의 겨울 풍경이 참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는데

오늘 속리산에서 마지막 가는 겨울을 소중하게 담아보는 것 같네요.

 

비로봉과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풍경을 아늑하게 바라보고 있으니

능선을 넘어 세차게 불어오는 차가운 겨울 바람도 오늘은 포근하게만 느껴집니다.

 

청법대의 멋진 바위 모습도 눈내리는 겨울 정취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바위의 모습이 마치 부처가 앉아있는 것 같다해서

청법대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사각거리는 새하얀 눈길을 걷는 기분은

다른 계절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겨울 산행만의 묘미이겠지요.

나무사이로 이어지는 순백색의 길은 늘 발걸음을 설레게 합니다.

 

아쉽지만 이제 속리산 주능선을 버리고 경업대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을 내려서니 거대한 바위가

신선대를 배경으로 우뚝하게 서있는 경업대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조선시대 임경업 장군이 독보대사를 모시고

심신을 단련한 곳이라 해서 경업대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조망바위에 올라서서 능선을 바라보니 

왼편으로 임경업 장군이 7년 수도끝에 세웠다는 입석대가 보입니다.

 

경업대 조망바위에서 바라보니 이곳 산의 이름이

왜 속리산인가 하는 이유를 저절로 알게되는 것 같습니다.

멋진 암릉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지는 주능선과

소박하면서도 운치가 가득한 지능선의 어울림이

속세를 떠나도 그 세상이 그다지 그리워 질것 같지 않네요.

 

언제가 가을에 이곳 바위에 앉아 단풍으로 물든

속리의 속살을 다시금 바라보고 싶어집니다.

 

산을 다니다보면 산 정상보다 더 마음이 끌리는 곳이 있는데

속리산은 탁트인 조망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문장대보다도

왠지 이곳 경업대의 조망이 제 마음을 더욱 설레이게 합니다.

 

바위에 자라고 있는 고드름의 풍경도

올해 겨울에는 처음 만나보는 풍경입니다. 

아직 법주사까지는 5km 가까운 거리가 남았네요.

 

저말고 누군가 이 계단을 따라 올라온 하나의 흔적만이 남아 있는 길을 내려섭니다.

 

산길을 내려오는데

라기다 소나무에서 제법 굵은 삭정이가

한 걸음 앞쯤에 툭, 떨어진다.

하마터면 머리에 맞을 뻔했는데

청설모 짓인가 해서 올려다보니 자취마저 없다.

 

 

나무가 지나가는 내게

말없이 말을 건넨 것,

오래 견더온 고통을 호소하는 몸짓 같았다.

 

나무라고 왜 괴로움과 슬픔 없겠는가,

그건 나무가 썩어가는 제 팔 하나를 스스로 잘라내가면서 말을 건넨 것

뚜두둑 부러지는 소리조차 없이

적요 가운데 일어난 일이었기에

나는 그 저릿함 받아안을 수 있었던 것

 

 

제대로 된 호소란 이렇듯

오래고 묵묵한 견인을 거쳐야 하는 게다

 

나무는 끝내 아무런 말이 없고,

습기 머금은 공기만 무겁도록 숲을 채우고 있었다.

 

< 엄원태의 나무가 말을 건네다>

 

 

내려서는 길에 나무들이 많이 쓰러져 있더군요.

근데 바위 틈에 나무들을 끼워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쓸쓸함만이 감도는 비로산장을 지나갑니다.

계곡 바로 옆이라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 같더군요.

 

길에서 암자로 올라가는 스님 한분과 조우를 했습니다.

사람이 없는 산이라 그런지 스님의 평화로운 미소가 어찌나 반갑던지요.

길에서 만나는 인연은 바람처럼 스쳐지나 가는 듯 해도

언젠가 또 바람처럼 만나겠지요.

 

오늘은 재미난 바위를 많이 만나보는데 이 바위는 고래 얼굴처럼 보입니다.

속리산에는 두꺼비도 살고 강아지도 살고 또 고래도 함께 사는 세상은 아닐런지요.

 

천황봉에서 내려오는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다시 세심정에 도착해서 편안한 숲길을 걸어내려갑니다.

새소리와 계곡의 물소리 그리고 능선을 넘어오는 바람 소리만이

한적한 숲에 가득합니다.

 

계곡길을 따라 걷다가 법주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속리산의 대표적인 사찰인 법주사는 553년 의신조사가 창건했으며

조선 인조 때 사명대사 및 벽암대사가 중건하였고

국보 3점 및 보물 12점과 주변 산중에는 모두 11개의 암자가 산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천왕문 앞에 날씬하게 서있는 한쌍의 전나무가 참 이색적인 사찰이지요.

 

법주사에 오면 가장 먼저 봐야할 건축물이 바로 국보 55호인 팔상전입니다.

신라 진흥왕때 건립되었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조선 인조 때 사명대사가 주관하여 다시 지은 것으로

한국 목조탑의 유일한 사례가 되는 5층 목조탑 건축입니다.

 

내부에는 석가여래의 일생을 8장면의 그림으로 나타낸

팔상도가 모셔져 있어서 팔상전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무만을 이용해서 이처럼 거대한 목조 건물을 만든

조상들의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됩니다.

지붕 처마 끝을 보더라도 너무나 완벽한 조화미와 곡선미를 볼 수가 있습니다.

 

팔상전옆에 자리한 거대한 금동 미륵대불도 법주사를 말하는데 빠지지 않지요.

 

저는 거대한 불상에 눈길이 가기보다는

팔성전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 소리에 더 마음이 갑니다.

마음을 울리는 것은 크고 거대한 것이 아니라

 느낌의 깊이가 아닐까 하네요.

 

팔상전을 구경하고 대웅전으로 가니 국보 5호인 쌍사자 석등을 만납니다.

신라 석등 중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국보로

사자 두마리가 받치고 있는 모습이

상당히 멋지고 예술적이지요.

과거 학창시절에 국사 책에서 봐서인지 늘 익숙한 조각상입니다.

 

보리수 나무를 좌우로 거느리고 있는 보물 915호 법주사 대웅보전은

높이가 19m에 이르는 대규모 건물로

무량사 극락전, 화엄사 각황전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불전이며

금산사의 미륵전도 2층 형태의 유사한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2층 모습의 사찰 건물이 좋아 과거에 전부 다 찾아보았었네요.

(부여 만수산 무량사 매월당 길 - 김시습의 마지막 거처를 찾아서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65)

(구례 화엄사 암자길 - 지장암에서 연기암까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55)

(금산사 모악산 길 - 안개 자욱한 산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41)

 

그리고 대웅보전 앞마당에는 보물 15호인 사천왕석등이 있습니다.

신라의 전형적인 팔각 석등의 대표적인 양식이라고 하네요.

 

국보 64호인 석련지는 신라 성덕왕 때 조성된 것으로 높이가

 1.95m에 둘레가 6.65m에 이르는 희귀한 석조 조형물이라고 합니다.

구름무늬로 장식된 간석을 놓아서 마치 연꽃이 둥둥 뜬 듯한 모습을 표현한 걸작품이고요.

 

그리고 보니 법주사 경내 마당에만 국보가 3개가 줄지어 자리하고 있는데

다른 여느 사찰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인것 같습니다.

 

속리산의 주봉 능선 보다 암릉미에 있어서는 더 멋진

묘봉과 상학봉 능선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법주사의 풍경이 정말 한폭의 산수화같네요.

 

이제 마지막으로 보물 216호인 마애여래의좌상을 만나봅니다.

고려시대 대표적인 마애불로는 보기 드물게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허리 부분이 아주 잘록한 비사실적인 수법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아주 오래된 유적인데도 조각의 선이 무척이나 뚜렷하고 선명하네요.

 

이제 다시 천년의 숲을 따라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과거에는 속리산 산행만 하고 그저 스치듯 구경했던 법주사였는데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돌아보니 참 볼거리도 많고 느낌도 좋은 사찰인 것 같네요.

눈으로 보인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고 마음으로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진리를 새삼 느껴봅니다.

 

나무는 나이를 속에다 새긴다는 글이 생각이 납니다.

나는 하루하루 쌓여가는 이 무거운 나이를 어디다 새겨야 할지요.

만일 다시 태어나 나무가 된다면 나는 무슨 나무로 태어나고 싶은 것일까.

많은 나무를 스쳐 만났는데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나무를 더 많이 사랑한다면 느낌이 오는 나무가 있지 않을까요.

 

뭐니뭐니 해도 자연 만한 스승은 없는 성 싶다.

산처럼 듬직한 품성, 바위처럼 굳은 절개,

나무처럼 꿋꿋한 인내를 닮고 싶다.

강처럼 쉼 없이 흐르고 흘러 마침내 따뜻한 마음이

바다처럼 넘실대는 세상에 닿고 싶다.

 

최근 잡지에서 읽은 글인데 마치 오늘 올랐던 

속리산을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인연이 된다면 단풍이 깊어가는 가을 새벽에

다시 한번 조용히 찾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