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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서산 도비산 부석사 길 - 천수만 조망이 아름다운 곳

by 마음풍경 2014. 1. 19.

 

도비산 부석사길

 

 

충남 서산시 부석면 부석사길

 

 

부석사 일주문 주차장 ~ 부석사 ~ 도비산 정상 ~ 동사 ~

해돋이 전망대 ~ 임도길 ~ 해넘이 조망대 ~ 주차장

(약 6km, 2시간 30분 소요)

 

 

충남 서산의 도비산(島飛山)은 해발 351.5m의 낮은 산이지만

의상 대사가 창건했다는 천년 고찰인 부석사(浮石寺)가 있으며

특히 편안한 임도 길을 따라 천수만과 서해 바다 풍경이

아늑하게 펼쳐지는 조망이 아름다운 산입니다.

 

 

도비산은 간월암으로 유명한 간월도를 지나 안면도로 들어가기전에

천수만 간척지 너머 바라보이는 낮은 산이라

과거에 주변을 여러차례 지나갔어도 알지 못했는데

얼마전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으로 유명한 영주 부석사와

이름이 같은 절이 서산 도비산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지요.

하여 오늘은 오랜만에 서산 방조제를 따라 창리를 지나고

부석면에서 산으로 난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니 주차장이 나옵니다.

이곳 일주문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부석사와 도비산을 향해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도비산은 동서로 능선이 이어져있고

산 둘레를 따라 임도가 조성이 되어있어서

다양한 길 걷기 및 MTB등이 가능한 산인것 같습니다.

 

이곳은 조선 태종 때 군사훈련의 일종인

강무라는 사냥몰이를 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고려 때 부터 왜구의 침략이 잦은 곳이라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요충지이고요.

 

일주문을 지나 포장 길을 10여분 오르니 부석사 입구가 나옵니다.

오른편 건물은 찻집인데 왼편에 기둥이 높게 세워진

누각의 모습이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네요.

 

산 중턱에 지어진 사찰이라 거대한 사천왕문 대신에

소박한 규모의 사자문을 지나 경내로 가게됩니다.

 

사찰 주변의 나무들도 범상치 않은 자태를 자랑하고

돌 계단을 따라 오르는 느낌에서도

천년 사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돌계단을 따라 경내로 들어서니 건물들이 일자로 배치가 되어 있습니다.

 

이곳 절은 아담한 크기의 극락전이 본당의 역할을 하고 있고요.

 

절의 규모는 작지만 절 앞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너무나 멋져서

의상대사가 왜 이곳에 절을 세우게 되었는지 알것 같습니다.

 

서산 부석사는 영주 부석사와 한자 이름도 같지만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에 얽힌 전설도 같습니다.

 

의상 대사가 중국에서 유학을 할 때

대사를 흠모하는 선묘낭자가 있었는데

스님의 신분으로 사랑을 할 수가 없어서

이를 거절하자 물에 빠져 죽은 뒤

의상대사가 고국으로 돌아올 때

용이 되어 보살폈다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후 의상 대사가 고국으로 돌아와서

자기 때문에 죽은 여인을 생각하고

산수가 수려하고 앞에 바다가 탁 트인

이곳에 절을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경내를 구경을 마치고 아래쪽으로 계단을 내려서자

높은 기둥이 있는 운거루가 나옵니다.

사찰입구에서 독특한 건축물로 보았던 그곳이지요.

 

날만 좋다면 이곳에 앉아 차 한잔하면서

탁 트인 조망을 즐긴다면 신선이 된 기분일것 같습니다.

누각이나 정자는 인간과 자연을 온전히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이 아닐까 하네요.

 

운거루를 구경하고 경내를 빠져나오려는데

오래된 보와 도리를 따로 전시를 해놓았습니다.

아마도 천년 고찰의 흔적을 알리기 위한 것 같네요.

 

이제 경내를 빠져나와 도비산 정상을 오르기 위해 산길을 따라 갑니다.

오래된 고목이 마치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처럼 느껴지네요.

 

산길을 휘돌아 오르니 부석사와 함께 멀리 태안의 모습도 바라보입니다.

 

정상을 오르는 길은 그저 아늑하고 편안한 숲길로 이어지고요.

 

편안한 숲길을 지나고 조금은 가파른 길을 따라

20여분 오르니 곧바로 정상이 나옵니다.

 

바다 가운데 날아가는 섬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도비산(島飛山)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과거 간척이 되지않았을 때는 바다가 훨씬 가까이 있었을터이고

주변에 보이는 작은 산들이 옛날에는 전부 섬이었겠지요.

 

서산 8경 중 하나인 도비산은 천수만 바다 풍경을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천수만으로 지는 일몰 풍경을 본다면

정말 장쾌한 느낌일것 같습니다.

마치 섬의 산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기분이겠지요.

문득 오래전에 외연도 봉화산 정상에서 봤던 일몰이 생각이 납니다.

(섬을 거닐다 : 외연도 ① : 봉화산에서 본 일몰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53)

 

정상에 서서 불어오는 겨울 바람을 맞으며 주변 풍광을 즐기다가

이제 해돋이 전망대로 가기위해 능선을 따라 걷습니다.

 

도비산은 높이가 300여미터에 불과하지만

주변 조망은 천미터 높이의 산 못지않게 좋네요.

 

능선을 따라 가면 바로 해돋이 전망대로 갈 수도 있지만

잠시 숲길을 따라 작은 암자가 있는 동사 방향으로 갑니다.

 

도비산에는 부석사외에도 석천암 등 여러 암자가 있고 동사도 그중에 하나이지요.

 

처음에 동사보다는 동암이라는 암자가 더 어울릴것 같아

왜 동사였을까 했는데 건물에는 역시 동암으로 되어있습니다. ㅎ

 

낡고 소박한 암자이지만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 참 좋은 곳입니다.

 

암자 앞으로 펼쳐지는 천수만의 조망은 부석사와

마찬가지로 왜 이자리에 암자가 있는지를 알 수가 있네요.

 

이제 동사를 빠져나와 임도를 따라

해돋이 전망대로 향하는데

길 주변에 펼쳐지는 조망이 너무나

시원해서 발걸음도 가볍기만 합니다.

 

아침에 이곳으로 올 때는 눈도 내리고

잔뜩 흐리고 안개낀 날이었는데

낮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 한점 찾기 어려운 푸른 하늘이네요.

 

이정표를 따라 임도길과 숲길을 번갈아 걸어오니

천수만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해돋이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천수만의 논밭너머 해미읍성이 있는 해미읍이 보이고

그 뒤로 덕숭산과 가야산 능선도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지난 12월에 수덕사 길을 따라 덕숭산에 올랐었기에

 더욱 반가운 모습이지요.

(예산 수덕사 사찰길 - 덕숭산으로 가는 1080개 돌계단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74)

 

겨울인 지금은 황량하지만

누렇게 곡식이 익은 가을에 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네요.

 

해돋이 전망대에서 천수만의 탁트인 풍경을 보고

이제 편안한 임도길을 따라

도비산 건너편에 있는 해넘이 조망대로 향합니다.

 

임도길 오른편으로는 서산 시내의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간척지라 그런지 이곳은 저수지의 모습도 독특한 풍경인것 같습니다.

 

도비산 임도길은 시원한 조망만 있는 것은 아니고 소나무 향기가

진하게 풍겨오는 아늑한 숲길도 이어집니다.

 

어둔 길 혼자 가야겠다

가시밭길 혼자 가야겠다

작심한 길인데 사람 그립다

미워도 미운 것만 아니고

좋아도 좋은 것만 아니어서

 

 

어둠 깊을수록 잠 못 드는 날 늘고

피 한방울 나지 않는 멍에도

일손 놓아버린 날 많으니

파도는 바람 때문인가 바다 때문인가

혼자 길을 가다

어깨 기울어진 빈집 보면

세상일 눈먼 사람 불러 살고 싶은데

주변엔 아무도 보이지 않고

허기를 달래며 나는 빈집을 기웃거린다.

 

<조동례 - 기울어진 집>

 

 

하늘과 바람 그리고 주변 풍광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서편 풍경이 가득한 일몰 조망대에 도착합니다.

 

도비산은 동서로 능선이 펼쳐져있어서

일출과 일몰 전망대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저 멀리 천수만 방조제에 담겨진 부남호는

마치 강물이 흐르는 모습처럼 보이고

낮은 산 능선너머로는 서해의 푸른 바다가 펼쳐지네요.

 

세차게 부는 겨울 바람도 좋고 끝이 없을 듯

푸르게 펼쳐지는 하늘도 좋습니다.

포근하게 두발로 밟는 흙길 또한

제 마음속에 담고싶은 행복이겠지요.

 

일몰 전망대를 등지고 그런 행복한 느낌으로 길을 걷다

다시 주차장이 있는 일주문으로 돌아왔습니다.

큰 기대없이 찾아온 곳이지만

천년 고찰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부석사도 좋았고

도비산 능선 및 임도를 따라 펼쳐지는

조망도 너무나 시원했습니다.

그리고 꽃피는 봄이나 흰눈 내리는 날에

임도길을 따라 한바퀴 돌고픈 희망을 남겨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