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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서산 간월도 간월암 길 - 몽생미셸과 같은 서해의 암자

by 마음풍경 2014. 1. 19.

 

간월도 간월암 길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1리

 

 

서산 간월암(看月庵)은 서해의 작은 섬인 간월도에 자리하고 있으며

프랑스 노르망디에 있는 몽생미셸 수도원처럼

간조 시에는 육지와 연결이 되고 만조시에는 섬이 되어

물위에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신비로운 암자입니다.

 

 

간월암은 여러차례 들러본 적이 있는 곳이라 오랜만에 다시 찾았어도 낯설지가 않습니다.

제 블로그의 포스팅된 글을 찾아보니 마지막으로 서산 아라메길을 걷고나서 찾았더군요.

(서산 아라메길 - 백제의 미소를 따라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29)

 

다행히 간조시기라 과거처럼 뗏목을 타지않고 걸어서 간월암으로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새해 소망을 담은 거대한 연을 날리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늘을 향해 줄지어 이어지는 연도 처음 보는 모습인지라 즐거운 선물이 됩니다.

어릴적 가오리연이나 방패 연을 만들어 하늘을 향해 연을 날리던 어린 시절 추억도 문득 떠오르고

동네꼬마 녀석들. 추운 줄도 모르고. 언덕위에 모여서~~로 시작하는 노래도 생각이 나네요.

 

간월암은 옛날에는 피안도 피안사로 불리었으며

민물 시 물위에 떠있는 연꽃 또는 배와 비슷하다 하여 연화대 또는 낙가산 원통대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특히 고려말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도를 깨우쳤다고 해서

암자 이름을 간월암이라하고 섬 이름도 간월도로 부르게 되었고요.

 

이후 조선의 억불정책으로 폐사가 된 것을 1941년 만공선사가 중창을 하여

이곳에서 조국 해방을 위한 천일 기도를 드리고 바로 광복을 맞이하였다고 합니다.

간월암은 바닷가에 있어서 늘 태풍의 피해를 받는 곳이라 지붕이 성할 날이 없는 것 같네요.

 

서로 마주 바라보고 있는 처마끝 풍경의 모습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도 이곳의 풍경들은 외롭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며 산다는 것만큼 행복한 모습은 없겠지요.

 

보령앞 서해 바다와 안면도 사이에 자리한 천수만 바다도 그지없이 아늑하고 평화롭게 다가섭니다.

 

이곳에 암자가 있지않고 그저 바다 조망이 있는 작은 섬이었다면

이처럼 고요하고 평온한 기분은 들지 않았겠지요.

종교를 믿든 믿지않든 무언가 의지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참 큰 의미를 지닙니다.

 

"첫눈 같은 당신"처럼

계절이 되면 늘 기다려지고 설레는 마음...

저 연의 끝에 그런 그리움이 가득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간월암을 빠져나와 물빠진 해변을 잠시 걸어봅니다.

이처럼 멀리서 바라보니 규모와 종교는 다르지만 프랑스 노르망디에 있는

바다위의 수도원인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간월암은 낙조와 함께 바다위로 달이 떠올랐을 때 경관이 가장 빼어나다고 하는데

언젠가 이곳에서 소중한 자연의 선물을 인연처럼 만날 날이 있겠지요.

그때 이 시를 다시 꺼내 달빛 아래 천천히 읽어봐야겠습니다.

 

캄캄한 하늘에 달이 커져 있습니다.

달을 밤새 켜두는 것은

꿈속에서 헤매지 말라는 뜻

사는게 다 꿈속의 일만 같아

달 끄는 걸 깜빡 잊고 잠든 당신

고맙습니다.

 

<조동례 - 달 뜬 허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