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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거북선호 뱃길 - 여수 밤바다 정취를 가득 담다.

by 마음풍경 2014. 4. 7.

 

여수 거북선호 뱃길

 

- 여수 밤바다의 정취 -

 

 

엑스포장 스카이타워 앞 선착장 ~ 오동도 등대 ~ 거북선 대교 ~ 돌산 대교 ~ 선착장

(약 1시간 20분 소요)

 

 

여수 거북선호 야간 유람선은 거북선 대교와 돌산 대교 등의 야경감상하면서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여수 밤바다를 편하게 조망할 수 있는 뱃길입니다.

 

 

여수 밤바다를 떠올리면 먼저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가 떠오르지요.

하여 여수에 온김에 야간 유람선을 타고 여수의 밤바다를 구경하기 위해

엑스포장 스카이타워 앞 선착장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선착장으로 나서자 오늘 여수 밤바다의 뱃길을 달릴 거북선호(http://shiptour.kr/)가 대기를 하고 있네요.

지난 달까지는 오동도 음악분수대에서 출발을 했었는데 4월부터는 출발지가 이곳으로 변경이 되었다고 합니다.

 

배는 해가 저무는 7시에 출발해서 1시간 20분동안 유람을 하고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나저나 삼각대를 가져오지 않아서 손각대(?)에 의존해야 하는데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

 

해는 7시전에 지지만 아직 해의 기운이 남아있어서 아늑한 일몰 풍경을 선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하루 중 이처럼 땅거미가 지는 이 시간이 제일 좋습니다.

하여 김광석의 '거리에서' 노래도 입으로 중얼거리게 되고요.

 

하늘에는 귀여운 반달이 떠서 더욱 풍성한 밤 풍경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오른편으로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엠블 호텔의 조명이 아름답고

또 왼편으로는 거북선 대교 또한 화려합니다.

 

밤하늘에 떠있는 반달과 함께 오동도 등대의 불빛도 한 풍경속으로 들어옵니다.

반달도 외롭고 등대 또한 외롭기에 더욱 애틋하게 다가오네요.

 

역시 예측한대로 유람선에서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가 제일 먼저 흘러나옵니다. ㅎ

저도 배 난간에 기대어 여수 밤바다를 바라보며 한 구절 한구절 따라 불러보네요.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여수 밤바다 이 바람에 걸린 알 수 없는 향기가 있어
네게 전해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를 들으며 거북선 대교 아래를 지나가니 더욱 실감이 납니다. ㅎ

시시각각으로 색이 변하는 다리의 조명이 무척이나 환상적이지요.

 

거북선 대교를 지나자 빨간 하멜 등대도 보이는데

아파트 불빛과 등대의 조명을 한 시선으로 바라보니 무척이나 이색적인 느낌입니다.

 

이제 배는 유람선의 반환점인 돌산대교로 향합니다.

거북선 대교와 돌산 대교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여수 내항을 감싸고 있는 형태이지요.

 

돌산대교는 바다에서 보는 것보다는 돌산 공원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자산공원에서 돌산공원까지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하던데

그러면 더욱 멋진 여수 밤바다가 될것 같네요.

 

불을 환히 밝히고 있는 진남관의 모습도 어두운 바다 너머로 보입니다.

진남관은 국보 304호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끈 수군 중심기지로서의 역사성을 지닌 전라좌수영 객사입니다.

 

여수 고소동의 건물 불빛 또한 여수 밤바다를 아름답게 해주고

돌산대교 옆 장군도에도 조명이 설치가 되어 있어서 운치있는 밤바다를 만들어 줍니다.

 

아~ 아직 배에서 맞는 바다 바람은 추웠지만 

이 멋진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추운것 보다는 황홀한 기분이 먼저입니다. 

 

거북선 대교와 돌산 대교를 잇는 해안 산책길을 여수 갯가길 중 밤바다 코스라고 하는데

산책길을 따라 이어지는 조명이 정말 멋지네요.

 

다리뿐만 아니라 이곳 조명도 시시각각 변하니 매초마다 새로운 풍경을 접하는 기분이 듭니다.

아주 인위적이거나 지나치게 화려한 풍경은 아니지만

사람이 사는 풍경과 잘 어우러지기에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닌지요.

 

그나저나 다음번에 여수에 올 기회가 된다면

저 해안 산책길을 걸으며 여수 밤바다를 즐겨보아야 겠습니다.

바다 물결에 흔들리는 가로등 불빛을 친구삼아

맛난 회 한점에 소주 한잔도 하고요. ㅎㅎ

 

그때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 노래를 들으며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밤이면 별빛과 달빛으로 길을 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밤 하늘에 빛나는 별과 달을 보며,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아니 지금도 밤하늘에서 별을 보고, 별과 달이 밤하늘에 참 빛나고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아, 이제 우린 동화를 잃어버렸다.

이제 우린 한가함과 느림과 기다림을 잃어버렸다.

그리하여 이제 우린 사람을 잃어버린 것이다.

 

 

사람의 냄새가 그립다.

별이 뜨고 달이 뜨면 마루에 다리를 내려뜨리고 앉아

발을 흔들거리며 앞산에 돋는 별과 앞산 어둠을 밀고 올라오는 달을 바라보며 놀고 싶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잡으려 하는가,

지금 우리들은 어디를 향해 가는가.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건가.

 

 

 삶과 죽음과 기쁨과 슬픔들은.

오, 내 인생은 이 세상에 지금 무엇인가.

나는 묻고 또 묻는다.

 

 

밤하늘의 별과 달이 밝혀 주는 그 빛만으로도

행복하게 길을 가고,

그 빛으로 사랑을 이루어 가던 때가 있었다.

이제, 지금 우린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가.

 

< 김용택 - 풍경일기_봄 중에서 발췌 >

 

낭만적인 여수 밤바다와 함께 어둠을 통해 더욱 빛이 더해지는 도시의 조명을 보고 있으니

문득 김용택 시인의 글이 생각이 나서 몇자 옮겨보았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밤하늘에 떠 있는 별도 보고 달도 자주 보곤 했는데

어른이 된 지금은 아파트 숲에 갇혀 밤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요.

 

이제 약 1시간 20분의 유람을 마치고 다시 출발했던 선착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떠날 때는 환한 모습의 거북선호였는데 지금은 오색 조명으로 치장을 했네요.

처음에는 1시간 20여분의 시간을 배에서 어찌 보낼까 했는데 주변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서인지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노래처럼 정말 여수 밤바다 조명에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고 여수 밤바다 바람에는 알 수 없는 향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