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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제천 자드락길 : 괴곡성벽길 - 청풍호 조망이 멋진 길

by 마음풍경 2014. 5. 25.

 

 

제천 자드락길 6코스 : 괴곡성벽길

 

 

옥순대교 입구 ~ 전망대 ~ 사진찍기 좋은 명소 ~ 전망대 ~ 주막 ~  다불암 ~

두무산(사무산) ~ 괴곡마을 ~ 옥순대교 입구(약 9km, 3시간 소요)

 

 

자드락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을 이르는 우리말로

청풍호를 따라 제천에 조성된 자드락길은 모두 7개 구간이 있으며

이중 6코스인 괴곡성벽길은 옥순대교와 어우러지는 청풍호의 조망이 빼어난 길이고

충북의 하늘 아래 첫 동네와 자연이 잘 보존이 되어있는 고원 마을길이기도 합니다.

 

 

제천에 조성된 자드락길을 걷기위해 오랜만에 청풍호수가 있는 제천 땅으로 왔습니다.

당초 옥순대교 쉼터에서 다리를 건너 이곳으로 와야하나 작은 주차장이 있는 입구에서 바로 걷기를 시작하네요.

 

올해는 봄꽃들이 서둘러 피어서인지 6월에 만개하는 찔레꽃도 고운 향기를 풍깁니다.

 

자드락길 중에서 청풍호 조망이 가장 뛰어난 길이어서인지

조금 산길을 오르니 바로 옥순대교와 청풍호 풍경이 나타납니다.

때마침 유람선도 지나가니 호반길의 풍경이 바로 완성이 되는 것 같네요.

 

길은 능선을 따라 계속 오르는 길이지만 그래도일반 산행에 비하면 아주 편안한 길입니다.

길가에 피어있는 야생화들도 반갑게 인사를 하네요.

 

아카시 꽃잎이 떨어진 숲길은 꿈꾸는 듯한 아름다운 꽃길이네요.

제가 좋아하는 길, 꽃, 나무, 숲이 이 한장의 사진에 모두 담겨있습니다.

 

명랑한 새 소리와 호수를 타고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

그리고 숲의 향기가 담뿍 담겨져있는 그늘이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런 향기로운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첫번째 쉼터에 도착합니다.

나무 데크로 조성이 되어서 주변 조망도 시원하게 트이네요.

 

조금전 가깝게 보았던 옥순대교도 이제 먼발치로 바라보이고

말목산과 가은산 등 주변의 능선도 아늑하게 이어집니다.

 

청풍호 너머 둥지봉과 새바위의 모습도 손에 잡힐 듯 다가오네요.

 

당초 청풍호 조망길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이 길의 이름이 왜 괴곡성벽길일까 궁금했는데

삼국시대에 이곳 괴곡능선에 성벽이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능선 절벽 자체가 성이었을 것 같네요.

 

괴곡능선길은 소나무 숲도 멋지게 조성이 되어서 솔바람 향기 또한 가득합니다.

 

자연속에 머물다보면 삶이라는 것, 죽음이라는 것들이 모두 바람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육신 또한 바람속에 머물고 내 영혼 또한 바람이 되어 잠시 이 세상에 떠돌뿐이라는...

 

이제 이곳 삼거리에서 잠시 사진 찍기 좋은 명소 방향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물론 다불암으로 가기위해서는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 와야하지요.

 

옥순대교를 중심으로 한 청풍호의 풍경은 오늘 걷는 길의 주제인것 같습니다.

 

자드락길에는 이처럼 구수한 충청도 말로 안내하는 이정표를 만나니

가벼운 마음과 함께 즐거움도 배가 되는것 같습니다.

 

안내판의 글처럼 편안하게 휘돌아가는 길을 오르니 너른 조망처가 나옵니다.

 

청풍호의 강물과 함께 가은산 너머 제천의 명산인 금수산 능선도 시원하게 펼쳐지고

정말 사진찍기 좋은 장소인것 같네요.

물론 오늘은 안개가 끼여서 아주 좋은 풍경을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저 좋기만 합니다.

 

그런데 사진찍기 좋은 명소라는 일반적인 말보다는

이곳만의 특별한 이름을 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

 

옥순대교 너머 오른편 옥순봉과 구담봉도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오네요.

 

조망데크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전망대가 있다고 해서 잠시 그곳으로 발길을 합니다.

 

숲길을 조금 걸으니 구불 구불 휘돌아 가며 오르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대전 장태산에 있는 스카이 타워가 생각이 나네요.

(하늘로 이어지는 장태산 자연휴양림의 숲속 어드벤처 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61)

 

전망대에 오르니 옥순대교의 반대편인 청풍대교 방면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당초 비봉산의 모노레일도 탈 생각이 있었지만 이곳 조망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금수산과 망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도 가깝게 다가옵니다.

오래전 더운 여름에 가족과 함께 망덕봉 암릉길을 낑낑대며 걷던 추억도 새롭게 떠오르네요.

(충북 제천 망덕봉(926m) 여름 산행기 : http://blog.daum.net/sannasdas/7713418)

 

같은 풍경이라도 이처럼 높이를 달리하면서 바라보니 전혀 다른 풍경을 보는 것 같습니다.

고도를 높일 수록 점점 그 대상은 멀어져 가지만 그 시선은 더 넓어진다는 이치도 깨닫게 되고요.

 

전망대 서편으로는 조금 뒤에 걸어야할 길도 보이고

또한 산속에 있는 주막의 모습도 바라보입니다.

 

멋진 조망을 뒤로 하고 내려서는데

이 멋진 풍경을 두고 가려니 발걸음이 채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흰눈이 내린 겨울에 이곳에 와서

순백색의 청풍호 풍경을 보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솟대와도 인사를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야합니다.

그나저나 이곳에서 만난 참 시원하게 멋진 풍경은 오래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초록빛이 담뿍 담겨져 있는 마을길을 따라 걷습니다.

과거에는 길이 단지 목적지를 가기위한 방편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길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 되고 행복으로 가는 방법이기도 하네요.

 

해발이 약 400m라 그런지 참 상쾌하고 신선한 느낌이 가득합니다.

 

뒤돌아보니 이곳 다불리로 이어지는 고갯길인 다불재길도 참 편안한 풍경으로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조금전 저 길을 걸을 때 마음 또한 그처럼 평온했나보네요.

 

전망대에서 보았던 주막에 도착해서 앞 마당을 지나갑니다.

오늘은 그냥 지나가지만 혹여 인연이 되어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시원한 약주 한잔 하고 싶네요.

 

주막의 정식 이름은 백봉 산마루 주막입니다.

산마루 주막이라.. 참 잘 어울리는 이름인것 같지요.

 

마당 한켠에는 작약꽃도 붉게 상기된 듯 수줍은 얼굴로 피어있습니다.

 

은은하다는 말 속에는 아련한 향기가 스미어 있다

은은하다는 말 속에는 살구꽃 위에 내린

맑고 환한 빛이 들어 있다

 

 

 

강물도 저녁햇살을 안고 천천히 내려갈 땐

은은하게 몸을 움직인다

달빛도 벌레를 재워주는 나뭇잎 위를 건널갈 땐

은은한 걸음으로 간다

 

 

 

은은한 것들 아래서는 짐승도 순한 얼굴로 돌아온다

봄에 피는 꽃 중에는 은은한 꽃들이 많다

은은함이 강물이 되어 흘러가는 꽃길을 따라

우리의 남은 생도 그런 빛깔로 흘러갈 수 있다면

사랑하는 이의 손 잡고 은은하게 물들어 갈 수 있다면

 

<도종환 - 은은함에 대하여>

 

 

시처럼 은은한 마음으로 고운 길을 걸으니

충북의 하늘 아래 첫동네라는 다불리 마을을 만나게됩니다.

 

마을 길을 따라 다불암 방향으로 가다가

다불암과 두무산 공원 이정표를 따라 왼편길로 향합니다.

 

다불암은 그 이름처럼 작은 불상들이 암자 주변에 많이 있더군요.

 

 

이제 두무산으로 가기위해 암자 뒷편에 있는 산령각으로 향합니다.

 

산령각 뒤편에 있는 촛대바위의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촛대바위뿐만 아니라 독수리바위와 형제봉도 있습니다.

 

뒤에 보이는 것이 독수리바위이고 앞에 있는 것이 형제봉인데

형제봉의 모습은 사진처럼 온전히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나저나 육산인 이곳에 이런 멋진 비경이 숨겨져 있는 것이 무척이나 특이하네요.

 

또한 이곳 바위 조망처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광 또한 너무나 시원합니다.

 

 

이제 독수리 바위를 내려서서 오른편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갑니다.

 

가는 길에 호랑이 굴 안내판을 만났습니다.

50년전에도 호랑이가 있었다고 하니 이곳이 무척이나 오지였던 것 같네요.

 

안내판 위로 올라가니 정말 호랑이가 숨을 만한 작은 굴이 있더군요.

 

호랑이 굴을 지나고 제법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자드락길 이정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오른편에 있는 사진찍기 좋은 명소를 먼저 들린 후 다시 왼편 길을 따라 가기로 합니다.

 

이정표에서 조금 길을 가니 너른 나무데크 조망처가 나옵니다.

 

저 멀리 화필봉이 보이고 동양화의 거묵이신 월전 장우성 화백의 묘가 근처에 있습니다.

월전 선생은 100원짜리 동전의 이순신 장군의 얼굴을 그린 분이라고 하네요.

 

오늘은 안개로 희뿌였지만 새벽에 올라 일출을 본다면 정말 장관일 것 같은 조망처입니다.

 

발아래로는 잠시 후에 지나가야할 괴곡마을도 바라보입니다.

 

조망처를 나와 돌아 가는 길에 일몰 및 월악산 영봉이 바라보이는 헬기장으로 가봅니다.

오늘은 조망이 트이지 않아 월악산 영봉은 아주 희미하게 보이네요.

 

이곳이 두무산이라고도 하고 사무산이라고도 하는 산의 정상인 것 같습니다.

 

ㅎ 수많은 길을 걸었었지만 사투리로 안내하는 이정표는 이곳 자드락길에서 처음 보게 되는데

참 신선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다불암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미륵부처라는 안내판을 만납니다.

 

바위 안쪽에 소박하게 새겨진 부처를 보게되는데

이곳에 누가 어떤 이유로 부처를 새기게 되었는지 궁금해지네요.

 

산길을 빠져나가니 다불암 입구 삼거리에 도착하게 됩니다.

옥순대교 입구에서 이곳까지 약 5km에 2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 같습니다.

 

안내판을 보니 이곳에서 다불암을 거쳐 두무산을 한바퀴 돌아오게 되는데

저는 앞선 주차장 길에서 바로 다불암으로 갔었네요.

 

이곳에서 고수골 방향으로 자드락 길은 계속 이어지지만

저는 다불암을 반환점으로 하여 귀곡마을 길을 따라 원점 회귀를 합니다.

 

 

이제 다불리 마을 방향으로 가다가 괴곡마을 이정표 방향으로 길을 걷습니다.

 

이 임도 길은 다불리 마을과 괴곡마을을 이어주는 유일한 길인것 같습니다.

일부 포장이 되어있긴 하나 주변 풍광이 탁 트여서 걷기에 좋은 길이고요.

 

임도를 구불 구불 이어져 내려가니

금수산 등 멋진 산들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괴곡마을이 발아래 보입니다.

 

대부분 고수골로 가기에 이 길은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을 것 같은데도

가는 길 중간 중간에 자드락길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겠더군요.

 

마을의 이름이 괴곡이니 조금 으스스한 기분도 들지만

참 포근하고 편해보이는 시골 마을입니다.

 

마을에는 붉은 장미 꽃을 비롯해서 화사한 많은 꽃들이 반겨줍니다.

 

다만 다른 시골도 마찬가지겠지만

이곳에도 사람이 살지 않는 폐허가 된 집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이처럼 좋은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는 곳에 사람들이 자꾸만 줄어드니 무척이나 안타깝네요.

 

괴곡 마을을 벗어나 차도로 나왔습니다.

 

차도를 따라 다시 길 걷기를 시작한 곳으로 걸어가는데

길 옆으로 펼쳐지는 초록의 풍경이 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초록의 양단자가 가득 깔린 것 같은 모습에 제 눈이 저절로 시원해지네요.

 

그나저나 이곳에 왔으니 옥순봉과 구담봉을 안볼 수가 없어서

옥순대교를 잠시 걸어가 봅니다.

 

다리위에서 단양 팔경 중 하나인 옥순봉의 멋진 모습도 볼 수가 있습니다.

 

괴곡성벽길 조망처에서 바라본 청풍호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다리에서 바라보는 풍광 또한 멋지네요.

 

청풍호를 가운데 두고 옥순봉과 둥지봉이 서로 마주 보는 모습도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일 것 같습니다.

 

옥순봉과 구담봉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옥순대교 쉼터 근처 정자에 올라가 봅니다.

 

옥순봉과 구담봉 그리고 그 너머 제비봉의 모습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저곳 또한 아주 오래전 겨울에 가본 기억이 있는데 세월의 흐름이 무상하기만 하네요.

(충북 단양 옥순봉/구담봉 겨울 산행 : http://blog.daum.net/sannasdas/6420229)

 

둥지봉이 가까이 바라보이고

왼편의 새바위 모습도 보이네요.

 

비록 오늘은 고수골까지 이어지는 괴곡성벽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청풍호의 시원한 조망과 오지 마을을 따라 걷는 고원길

그리고 두무산의 멋진 바위 풍경이 함께한 좋은 길이었습니다.

나중에 한번의 인연이 더 이어진다면 새하얀 눈이 내린 날 다시 찾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