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역사,사찰

논산 백제군사박물관 역사길 - 계백장군의 묘를 찾아

by 마음풍경 2014. 11. 29.

 

백제군사박물관 역사길

 

 

충남 논산시 부적면 충곡로

 

 

백제군사박물관(http://museum.nonsan.go.kr/)은

백제의 군사활동을 시대별로 정리하고

공산성 등 백제 산성의 축조과정과

황산벌 전투 영상 등을 전시한 박물관이며

특히 이곳에는 계백 장군의 묘와 동상이 있는

계백장군 유적지이기도 합니다.

 

 

논산 관촉사를 구경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계백장군의 묘가 있는 백제군사박물관을 찾았습니다.

프랭카드로 걸려있는 안내 글중에서

무료라는 글자가 가장 먼저 눈에 띄네요. ㅎ

(논산 관촉사 사찰길 - 국내 최대 석불인 은진미륵을 만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60)

 

과거에도 논산 대전간 국도를 지나다니면서 입구에 안내판이 보여

꼭 한번 와봐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찾게 됩니다.

 

백제군사박물관 경내에는 박물관뿐만 아니라

계백장군의 묘와 충장사, 황산루

그리고 계백장군의 동상이 있는

충혼 공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이름처럼 이곳 군사박물관이겠지요.

박물관의 외양은 백제의 소박하면서도 간결한

아름다움이 잘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1전시실로 들어서자 백제의 다양한 토성을

모형화한  미니어처가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백제가 한강 지역을 품고 있는 한성 시대의 대표적인 토성인

풍납토성을 제일 먼저 보게 됩니다.

풍납토성은 존재 사실을 모르다가 1925년 홍수로 인해

한강의 서벽 일부가 유실되면서 발견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한성에서 현재 공주인 웅진으로 수도를 옮겨 건립한 토성인

공산성이 사실적으로 표현이 되어 있고요.

(공주 공산성 성벽 길 - 금강을 조망하며 걷는 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238)

 

끝으로 백제의 마지막 역사가 담겨있는

사비시대의 대표 산성이자

백제 멸망의 상징적인 장소인 낙화암이 있는

부여의 부소 산성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부소산성도 개인적으로는 가본지가

 20년도 넘은 것 같아 다시 가보려 하는 곳이네요.

 

그리고 백제시대 토성의 축조 모습이 담겨져 있는 전시물도 구경합니다.

 

1전시실 구경을 하고 이번에는 백제의 무기 및 전쟁을

테마로 한 2전시실로 들어섭니다.

 

백제군의 행렬을 거대한 모형 형태로

표현한 전시물도 만나봅니다.

이 그림은 안악 3호분 행렬도로

고구려 시대의 벽화고분에서 발견된 것으로

그 당시의 군사 체계를 생생하게 보여주기에

백제의 군사력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무기 및 갑옷 등도 전시가 되어 있어서

백제 시대의 무기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가 됩니다.

 

백제 전쟁하면 계백 장군과 함께

황산벌 전투를 뺄 수는 없겠지요.

황산벌 전투가 애니메이션 및 오태학 화백이 그린

기록 전시화를 통해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3전시실에는 선사이래 논산의 역사를

종합 정리한 다양한 기록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발아래 묘사된 논산 전체의 모습을 보니

대전을 이와 유사하게 표현한 대전 역사박물관이 생각이 나네요.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24)] 대전 역사박물관을 찾아서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45)

 

이제 전시실을 빠져나와서 그 뒤로 있는 전망 누각인 황산루에 오릅니다.

 

누각에 올라 바라보면 백제군사박물관 전경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예당수지에 이어

충남에서 2번째로 큰 저수지인 탑정호의 모습도 멀리 펼쳐집니다.

 

물론 황산벌 전적지를 보려면 정자에서는 보이지 않고

정자를 내려와서 뒤로 작은 언덕을 올라야만 됩니다.

정자의 위치를 조금 뒤로 했다면 양쪽을 한꺼번에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점이 조금 아쉽네요.

 

여튼 작은 언덕을 올라서서 바라보이는

연산의 들판이 황산벌 전투가 있었던 곳입니다.

황산벌 전투가 서기 660년이니 지금부터 약 1350년전에

이곳에서 백제의 운명을 가르는 전투가 있었겠지요.

 

황산벌을 먼발치에서 구경하고 황산루를 내려서서

이번에는 황산벌 전투의 상징인

계백 장군의 묘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황산벌은 역사적인 단어로만 알고 있다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2003년에 개봉한

역사 코미디 영화인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 때문은 아닐까 합니다.

각 지역 방언을 통한 이야기 전개가 흥미로웠던 영화로

이후 평양성이라는 영화도 시리즈로 개봉이 되었고

영어로 번역이 가장 어려운 영화 1위로 뽑히기도 했지요.

하긴 단어의 음은 하나지만 여러 의미로 사용되는

 '거시기'를 어떻게 영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ㅎ

 

편안한 산책길을 걷다보니

소나무 숲 사이로 계백 장군의 묘가 보이네요.

전란이 끝난 후 백제 유민들이 장군의 시신을 거두어

이곳에 매장했다고 합니다.

 

주변에는 계백의 충절을 시로 엮은 글들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황산벌 불멸의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세상의 그 어느 사랑이
목숨을 접수함으로 사랑을 완성한 계백의 사랑보다 더 고귀한 사랑 있으랴
하늘까지 뻗친 장도의 날 끝에서 영원히 빛 부실 휴머니즘이여,
21세기의 청명한 동편의 밤하늘에
피를 삼킨 붉은 달이 울고 있었다
계백의 달이었다

 

< 윤순정 - 계백의 달 중 발췌 >

 

처자식을 자신의 손을 죽이고 전쟁터에 나가 장렬하게 전사한

 계백의 이야기가 긴 싯구에 담겨져 있네요.

 

깔끔하게 정리된 무덤을 보니 오천의 결사대로

 20여만의 나당 연합군을 상대하다

전장에서 패하여 죽음을 당한

장수의 한이 서려있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계백 장군을 이야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화랑 관창의 이름도 떠올리게 되고

과거에는 계백의 죽음보다 관창의 죽음에

더 큰 의미를 주었던 것 같고요.

 

무덤을 휘돌아 입구 방향으로 길을 걸으니

계백 장군의 위페와 영정을 모신 충장사(祠)가 보입니다.

빛고을 광주에 임진왜란 때 의병장인 김덕령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의 이름도 충장사(祠)이며

이를 기리기 위해 광주 도심의 거리 이름도

충장로인데 묘한 일치감이 있는 것 같네요.

(무등산 옛길 3구간(장원삼거리~환벽당) - 무등산 조망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20)

 

충장사를 지나 충혼공원에 도착하니 탑정 저수지를 배경으로 

말을 타고 있는 계백 장군의 동상을 만나게 됩니다.  

 

동상을 보고 있으니 망해가는 조국이지만

개인의 목숨과 가족의 목숨을 마다않고

장렬하게 전사한 계백장군의 충혼을

저절로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동상에서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긴 계단길을

내려서며 백제 군사 박물관을 떠납니다.

오늘은 비록 단풍이 다 저문 늦 가을이지만

주변이 공원처럼 단장이 잘되어 있어서

벚꽃 피는 봄에 오면 역사 공부뿐만 아니라

나들이 삼아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