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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진안 마이산 조망길 - 세계 유일의 부부 산을 찾다.

by 마음풍경 2014. 12. 27.

 

진안 마이산 조망길

 

 

전북 진안군 진안읍 마령면

 

 

북부 주차장 ~ 암마이봉 ~ 화엄굴 ~ 은수사 ~ 탑사 ~ 탑영제 ~

금당사 ~ 고금당 입구 ~ 비룡대 ~ 북부 주차장(약 8km, 4시간 소요)

 

 

국가 지정 명승 12호인 마이산은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으로 이루어진 세계 유일의 부부산으로

그 모습이 마치 말의 귀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마이(馬耳)라는 이름을 얻게된 산이며

특히 최근에 암마이봉은 10년만에 출입이 해제되어

암릉 산행의 묘미도 있습니다.

 

 

문득 마이산이 가고싶어서 만 4년만에 다시 마이산을 찾았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남부주차장에서 원점회귀를 했지만

오늘은 북부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전북 진안 마이산 능선 길 - 아스라한 조망 풍경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95)

 

하늘이 너무나 맑아서 마이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무척이나 기대가 되네요.

 

과거에도 탑사 구경을 하기위해 몇차례 마이산을 찾았지만

이곳 북부 주차장에서 들어서기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남부 주차장 길은 탑사까지 평탄한 포장길이지만

북부 주차장 길은 나무 계단 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넘어가는 산행이라 남부 주차장을 이용했던 것 같네요.

 

고개를 올라서서 먼저 10년만에 출입이 된

암마이봉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데

건너편 숫마이봉 너머 산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새하얗게 눈덮힌 덕유산 전체 능선도 한눈에 바라보이고요.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른 길이고 로프로 연결된

난간 구간도 있어서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처럼 푸르고 고운 하늘이

함께 하기에 발걸음은 그저 가볍습니다.

 

촉촉하게 땀을 흘리고 나니 사방으로 조망이

탁트이는 암마이봉(686m)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서 암마이봉까지 약 1km에 50분이 소요가 되었고.

 

암마이봉에서 숫마이봉쪽을 바라보니

흰눈으로 덮힌 덕유산이 정말 멋진 모습으로 다가섭니다.

 

지난번에 덕유산 향적봉에 올라 동화같은 눈꽃 풍경을 만났었는데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니 더더욱 애틋한 기분이 드네요.

(덕유산 설경길 - 순백색의 겨울 동화속 세상에 빠지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65)

 

오른편으로는 우뚝한 남덕유산의 능선도 아늑하게만 바라보입니다.

생각해보니 덕유산은 대전에 살면서 참 많이도 찾아본 산이었네요.

 

그나저나 마이산에서 덕유산 능선을

온전히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는데

이처럼 아름답고 순박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속에 스며드는 기쁨은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암마이봉은 12월 4일부터 2월 28일까지

등산로 결빙으로 인한 안전 때문에 출입이 통제가 되기에

겨울의 정취를 찾으려면 12월 초에 오면 좋을 것 같네요.

 

암마이봉을 내려서서 건너편에 있는 화엄굴을 잠시 찾았습니다.

 

화엄굴은 숫마이봉 150m 지점에 있는

석간수가 흐르는 자연동굴로

먼 옛날 아이 갖기를 원하는 부부가

이곳에서 기도를 드린 뒤 득남을 얻었다고 합니다.

 

입구에 고드름이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네요.

숫마이봉에서 나오는 강한 기가 있다고 하는데

혹시 이런 현상이 마이산의 유명한 역고드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화엄굴을 잠시 구경하고 고개에서 다시 계단을 내려서니 은수사가 나옵니다.

 

은수사는 여러 역사적 이야기 뿐만 아니라

대적광전 너머로 바라보이는 얼굴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를 웃음 절반 슬픔 절반으로 표현한

전라도닷컴 잡지에서 읽은 글이 생각이 나네요.

 

'낙이불류 애이불비(樂而不流哀而不悲)'라고나 해야 할까.

즐거워도 속되지 않고 슬퍼도 비탄에 빠지지 않는,

웃는 듯 우는 듯 경계에 서 있는,

웃음 절반 슬픔 절반의 얼굴.

 

 

바라보는 사람의 심상을 비추이는 거울 같은 바위,

시방 웃고자 하는 이와는 기쁨을 나누고, 시방 울고 싶어 하는 이라면

그 어깨를 내어 줄 것 같은 낯빛이다.

 

<전라도닷컴, 2014.2에서 발췌>

 

 

은수사는 이성계가 조선이라는

왕조의 꿈을 꾸며 기도를 드린 장소로

기도 중에 마신 샘물이 은같이 맑아서

 이름이 은수사(銀水寺)라 붙여졌으며

얼굴바위가 담긴 숫마이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사찰입니다.

 

또한 이곳에는 천연기념물 386호인 청실배나무가 있습니다.

이 나무는 이성계가 기도를 하면서 증표로 씨앗을 심은 것이

이처럼 거대한 나무가 되었다고 하는데

청실배는 산돌배나무의 변종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큰 돌배나무는 처음이네요.

 

과거 여러 차례 마이산을 찾았지만 은수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왜 이전에 이곳을 찾아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숨은 보물같은 곳이지만

이 또한 은수사와 저만의 인연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은수사를 뒤로하고 길을 내려서니

마이산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탑사가 나옵니다.

 

물론 이곳에는 신비할 정도로 높게 쌓여진 돌탑들이 무수히 많아

처음 봤을 때는 무척이나 신기했었지요.

 

그리고 이곳에는 사람이 만든 돌탑말고도

자연이 만든 작은 굴 모습의 타포니 지형도 만나게 됩니다.

타포니 지형은 바위 내부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내부가 팽창이 되어

바위 표면을 밀어냄으로써 만들어진 것으로

세계에서 타포니 지형이 가장 발달한 곳이라고 하네요.

 

탑사 구경도 하고 이제 편안한 길을 따라 남부 주차장 방향으로 향합니다.

 

얼음으로 덮힌 탑영제의 모습에 겨울 호수의

쓸쓸함이 가득 담겨져 있는 것 같네요.

 

탑영제는 과거 인기 드라마였던 '내딸 서영이' 등의 촬영지이며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 터널 길과 함께

멋진 풍광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새하얀 눈과 대비가 되어 더욱 붉게만 보이는

피라칸다 열매의 모습도 만나보네요.

 

번잡한 식당가를 지나 이번에는 금당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금당사는 금산사의 말사로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조선 숙종 때라고 합니다.

 

특히 이곳에는 보물 1266호인 괘불탱이 있는데

야외에서 큰 불교 행사가 있을 때 걸어 두고

예배를 드리는 그림이라고 하네요.

 

잠시 금산사를 구경하고 나서 남부 주차장 근처

이정표에서 전망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생각해보니 4년전에도 이 길을 똑같이 걸었었지요.

 

머리위로 바라보이는 정자 전망대가 있는 비룡대에 오르면

마이산의 색다른 조망이 멋지게 펼쳐지는 시원한 풍경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참 고요하고 한적한 산길로

나무를 딱딱하는 새의 소리만이 잠시 적막을 깨네요.

 

잠시 산길을 오르니 광대봉에서 마이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도착합니다.

 

물론 능선 너머로 펼쳐지는 주변 조망은

마음을 참 편안하고 아늑하게 만들어 주고

아직 채 시들지 않는 억새 너머로 진안의 또 다른 명산인

덕태산과 선각산 능선이 바라보이네요.

 

난간을 잡고 바위를 넘어가는 기분도

불어오는 상큼함 바람처럼 가벼워집니다.

 

오늘도 셀카 그림자 놀이를 해봅니다. ㅎ

마치 키다리 아저씨같은 모습이 렌즈에 담겨지네요.

 

수직 철 계단 길을 오르고 나니

정자가 있는 비룡대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6km에 3시간 정도 걸렸네요.

그나저나 만 4년만에 다시 찾아서 인지

새롭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한 마음입니다.

 

정자에 올라서니 기둥 사이 여백에

마이산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처럼 담겨져 있습니다.

 

마이산을 중심에 두고 오른편으로는

덕태산과 선각산 능선이 펼쳐지고

왼편으로는 새하얀 덕유산 능선이 저 멀리 바라보이네요.

 

과거에 왔을 때는 흐린 날씨로 인해

이곳의 조망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운좋게 정말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온전히 만날 수가 있습니다.

 

온전한 사랑도 말보다는 바라보는 눈빛과 심장이

두근거리는 마음 속 설레임으로 알 수가 있는 것처럼

아! 이 멋진 자연의 모습을 어찌 글로 표현할 수가 있을까요.

 

조금전 암마이봉 정상에서 바라본

덕유산의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마이산 삿갓봉 능선너머 바라보이는

풍경은 더더욱 환상적입니다.

 

4년전 이곳에서 이 풍경을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은 글을 블로그에 남겼었지요.

 

"저는 이제 미래의 꿈보다는

현재의 이 순간 순간이 더 중요하다 생각하고

산길을 걸을 때도 보통 길을 걷는

가벼운 마음으로 자연을 대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만나는 자연의 풍경은 

더욱 아늑하고 편하게 다가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이 주는 힘은

정말 위대하며 감동적입니다.

단 한번도 실망을 주지도 않고

늘 기쁨이라는 선물만 가득 가득 전해주지요.

 

다음번 벚꽃 피는 봄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쉽지만 정자를 내려서서 다시 능선 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봉두봉으로 가는 삼거리에서

오늘은 바로 북부주차장 방향으로 하산을 합니다.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암마이봉과 함께 하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도 듣고

아주 한적한 숲길도 걸으며

다시 북부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오늘 마이산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총 8km에 4시간이 소요되는 겨울에 걷기에도

부담이 없는 산행길인 것 같습니다.

 

마이산은 다시 찾아도 늘 반가운 얼굴로 만날 수 있는 친구이고

또 새롭게 만들어진 길도 걸을 수 있는 좋은 인연인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오면 새하얀 벚꽃길과 함께 마이산 옛길도 걸어보아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