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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별 여행기록

춘천 삼악산의 눈내리는 풍경

by 마음풍경 2015. 2. 1.

 

춘천 삼악산의 눈내리는 풍경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지도 어느새 만 10년이 지났지만 오래전에 포스팅 된 글을 보면

그 당시는 블로그 기능이 조금 떨어져서 담을 수 있는 사진 크기도 작

저도 산행을 중심으로 해서인지 글의 내용도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하여 올해는 시간이 나는대로 오래전에 블로그에 남겼던 산행기 등을 대상으로

기억에 남는 사진들을 뽑아서 지난 추억을 새롭게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올해 겨울에는 다른 해에 비해 날도 포근하고 눈도 많지가 않지만

풍성한 눈이 내리는 산행으로 기억에 나는 곳이 2007년 첫 산행지였던 춘천 삼악산 산행이었습니다.

삼악산은 북한강과 의암호의 조망이 멋지게 어우러지고 암릉미도 뛰어난 산이지요.

(강원 춘천 삼악산 설산 산행기 : http://blog.daum.net/sannasdas/9261043)

 

 

북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강변길과 대학시절 MT의 추억이 있는 춘천으로 가는 기차길은

차창 밖으로 내리는 눈으로 인해 더욱 정감이 느껴지는 풍경이 됩니다.

 

의암댐 매표소를 산행 들머리로 하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서니 낭만적인 분위기가 있는 삼악산장을 만났습니다.

산행을 막 시작하여 커피 한잔 할 여유를 갖지는 못했었지만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꼭 차 한잔 하고 싶네요.

그나저나 세상이 하도 빨리 변해서 이곳 산장도 그대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산다는 것은 눈길 위에 발자국 내듯, 명명백백한 이력을 새기는 일."

 

전라도닷컴 잡지에서 만났던 글귀인데 이 사진을 보니 문득 그 글이 떠오릅니다.

제가 걸어왔던 지난 발걸음에는 어떤 이력이 새겨져 있을까요..

 

소복소복하게 쌓여있는 풍경을 만나면 저절로 마음이 포근해지고 편해지는데

어린 시절에 자주 보았던 소복하게 눈쌓인 장독대의 추억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새하얀 눈이 덮힌 산사에는 순백의 정갈함이 가득 담겨져 있습니다.

 

가볍게 흔들리는 지붕 처마 끝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복잡한 머리와 무거운 마음이 비워지는 기분이 들지요.

 

상원사 주변은 온통 설국의 세상이었습니다.

마치 딴 세상에 있는 것 같은 황홀감이라고 할까요.

 

삼악산 산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입니다.

이때 아들이 중3을 지나 고1을 준비할 때라 아직은 앳된 모습이네요.

물론 지금은 군대도 다녀오고 대학교 졸업반에 올라가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껴봅니다.

 

"어쩌면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어가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

중요한 건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것 아닐까."

 

최근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 '미생'에 나오는 구절을 옮겨봅니다.

 

저도 저의 인생을 성공인지 실패인지 나누고 싶거나 판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드라마 대사처럼 지난 삶에 대해 내 스스로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요.

 

내 자식을 비롯해서 이 땅의 모든 청춘들이 비록 세상살이가 갈 수록 힘들어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물질적인 가치관에 너무 내몰리지 말고 좀 더 자신의 내면에 충실한 인생을 만들길 바래봅니다.

 

삼악산 정상인 용화봉(645m)에 도착하니 내리는 눈으로 인해 북한강의 조망은 좋지못했지만

그 아스라함마저 정겹게 만들어주는 시원한 바람이 있었습니다.

 

새하얀 눈 쌓인 숲길을 걷는 기분은 겨울 산행의 묘미를 가득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구름에 가려있던 해가 조금씩 그 모습을 보이니

이제 눈은 그치고 푸른 하늘을 기다리게 됩니다.

 

눈이 내리는 모습도 좋지만 눈이 그치고 날이 갠 후 햇살에 반짝이는 겨울 풍경이 더욱 환상적입니다.

특히 나뭇가지에 위태롭게 쌓여있는 눈이 바람에 날리는 풍경은 또 다른 자연의 선물이고요. 

 

최고의 겨울 산행은 산행을 시작할 때는 회색 빛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하고

산행을 마무리 지으면서는 눈쌓인 풍경과 함께 푸른 하늘을 맞이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삼악산 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산행의 날머리에서 만나는 등선 폭포 주변의 바위 협곡이었습니다.

 

물론 대둔산 수락계곡 군지골에도 이와 유사한 풍경을 만날 수 있지만

이처럼 깊고 높은 바위 협곡을 보기는 쉽지가 않지요.

(대둔산 겨울 수락계곡길 - 군지골을 따라 마천대에 오르다

http://blog.daum.net/sannasdas/12066782)

 

겨울 산에는 특별한 느낌이 있습니다.

나무도 외롭고 계곡도 외롭고 그 산길을 걷는 사람도 외롭지만

그 외로움이 기분좋게 느껴짐은 왜일까요?

 

과거 삼악산 산행기에 담았던 글을 다시 옮겨봅니다.

그나저나 올해는 눈내리는 설산에 대해 갈증이 있었는데 삼악산 산행기를 다시 들춰보니

그 갈증이 다소나마 해소가 되는 것 같네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눈내리는 삼악산을 다시 걷는다면 어떤 새로운 기분이 들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