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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별 여행기록

한여름 지리산 능선길의 행복한 추억

by 마음풍경 2014. 7. 27.

 

 

더운 여름 지리산 주능선에서 맞았던 시원한 바람이 생각납니다.

물론 몸은 땀범벅이지만 그래서 더욱 시원하게 느껴지는 그 바람이.

 

바람과 바램..

 

론 단어의 의미는 다르지만 바람속에는 바램이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요. ㅎ

 

여튼 지리산 주능선의 시원함을 떠올리면 늘 마음이 설레이고 행복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하여 찾아보니 지리산 주능선을 마지막으로 걸었던 때가 2010년 8월으로 벌써 만 4년이 되어 가네요.

(한여름에 서늘한 지리산 한신계곡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35)

 

노고단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25km의 지리산 주능선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길은 장터목 대피소에서 세석 대피소로 이어지는 약 3.4km의 길입니다.

연하봉과 삼신봉 그리고 촛대봉이 이어지는 능선은 아늑한 조망과 및 편안함이 가득하며

비록 천왕봉 정상을 오르는 의미는 없지만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을 가장 잘 표현하는 넉넉한 길인 것 같고요.

 

물론 제석봉 너머 아스라하게 바라보이는 천왕봉의 모습은

늘 지리산 종주길의 마지막 매듭이자 희망의 탑이기도 합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지는 것이 우리네 사람들의 일상이라고 하지만

산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마음 속에 머무는 인연이기에 언제 찾아와도 반갑기만 합니다.

 

촛대봉에서 내려다보는 세석대피소의 모습도 참 아늑하고 평온해보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지리산 종주를 할 때 만났던 아침 햇살에 반짝이던 세석 철쭉의 풍경도 떠오르고

캄캄한 새벽길을 걸을 때 들리던 청량한 새소리도 또렷하게 생각이 나네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삶은 기적이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던 삶도

기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박민규 작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소설책에 나오는 구절인데

4년전 이 길을 걸으며 소중한 자연의 인연속에서 무척 공감했던 구절이었지요.

그나저나 올 여름에 그 책을 찾아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그때 책을 읽으며 느꼈던 의미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지도 알아보고 싶습니다.

(박민규 작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읽고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