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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내변산 내소사길 - 전나무 숲길을 따라 관음봉을 오르다.

by 마음풍경 2015. 2. 14.

 

 

내변산 내소사길

 

 

내소사 주차장 ~ 매표소(일주문) ~ 전나무 숲길 ~

내소사 ~ 관음봉 삼거리 ~ 관음봉(424.5m) ~

세봉 ~ 세봉 삼거리 ~ 입암마을 ~ 내소사 주차장

(총 6.5km, 3시간 소요)

 

 

내소사에서 시작해서 관음봉에서 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수령이 백년 이상이 된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내소사(來蘇寺)와 함께

주변 산과 숲 그리고 변산 앞 바다를 넉넉하게 조망할 수 있는 원점 회귀 길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내소사 구경도 하고

또 내소사를 감싸고 있는 관음봉과 세봉을 올라

변산 앞바다도 구경하기 위해 내소사를 찾았습니다.

일주문 입구에 거대하게 자라고 있는

수령 900년된 느티나무는 석포리의 할머니 당산으로

해마다 정월에 내소사 스님들이 제사를 지내는 나무라고 하고

할아버지 당산은 내소사 경내에 있고요.

 

능가산 내소사라는 현판의 일주문을 지나자

내소사의 명물인 전나무 숲 길이 펄쳐집니다.

능가산(楞伽山)은 관음봉 혹은 변산의 다른 이름으로

능가는 모든 마장(魔障)을 끊어내고 해탈에 이를 수 있다는 뜻으로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성지이자 길지라고 합니다.

또한 이곳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사찰인

개암사도 일주문 현판이 능가산으로 되어있지요.

(우금산 및 개암사의 운치있는 경치 :

http://blog.daum.net/sannasdas/11597469)

 

여튼 서론이 조금 길었네요. ㅎ

내소사 전나무 숲은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숲 및 광릉수목원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이라고 하는데 이 숲길을 걷다보니

몇년전 겨울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걸었던 기억이 아스라합니다.

(오대산 옛길 -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눈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33)

 

 내소사의 전나무 숲은 약 500미터 거리에

수령이 100년 가까이된 높이 30~40m의 전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찰은 들어가는 입구에 운치가 있는 숲이 많이 있는데

이 길을 걷다보니 문경 김룡사의 숲와

아산 봉곡사의 소나무 숲도 생각이 나고요.

요즘은 새로운 곳을 가도 함께 떠오르는 추억이

참 많아 마음의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문경 김룡사 암자길 - 운달 계곡을 따라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77)

(아산 천년의 숲길 - 천년비손길 및 봉곡사 솔바람길을 따라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14)

 

한적하고 시원한 전나무 숲을 빠져나오니

봄이면 벚꽃으로 화려한 꽃 터널길이 나옵니다.

휘어져 있는 나무 모습이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자라는 전나무와 대비가 되어 더욱 멋진 모습이네요.

 

늘 벚꽃이 피는 계절에 한번 꼭 와야지

 생각만하고 아직도 그 시간에는 와보지 못했네요.

 

멋진 관음봉을 배경삼아 펼쳐지는

벚꽃의 향연은 이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장성 백양사의 백학봉 자락으로 펼쳐지는

단풍의 정취 못지 않을 듯 한데요.

(장성 백암산 단풍길 - 그림같은 백양사와 쌍계루 가을풍경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294)

 

최근에 날이 포근해서 옅은 안개가 자주 끼어서 이처럼 파란 하늘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하늘이 참 좋습니다.

 

내소사 사천왕문을 지나는데 멋진 디자인의 등이

불을 밝히며 사천왕문 천장에 매달려 있네요

다른 절에서는 사천왕문에서 이런 등을

본적이 없는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인 633년에

비구니 승려인 혜구두타가 창건된 절로

원래 이름은 다시 태어나도 이 절을 찾아오고

싶다는 뜻의 소래사(蘇來寺) 였다고 합니다.

 

물론 현재의 절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조선 인조 때 중창을 하였습니다.

 

내변산의 중심 봉우리인 관음봉과 세봉 능선을 병풍처럼 북쪽 방향에 두고

남쪽으로는 변산과 고창 사이에 있는 곰소만을 바라보는 모습이지요.

 

내소사의 가장 중심 건물인 대웅보전은 보물 291호이며

특히 꽃 문살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잘 표현한 장식무늬의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내소사에는 대웅보전 및 동종 등 몇개의 보물만이 있고

국보는 없는 그다지 크지 않은 절이지만

전나무숲과 함께 내변산을 대표하는 아름다움이 가득하기에

유명 사찰로써의 명성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경내에는 천년이 넘은 할아버지 느티나무가

사찰의 역사를 대변하는 듯 하늘을 향해 가지를 벌리고 있습니다.

참 느티나무의 뜻이 늙어도 늙은 티가 나지않기에 그리 이름한다고 합니다. ㅎ

 

저는 개인적으로 종교는 없고 자연을 신처럼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아무래도 산이나 자연을 자주 접하다 보니

종교를 떠나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도 편하게 즐길 수가 있네요.

 

오랜만에 내소사 구경도 하고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관음봉과 세봉 능선을 올라야 겠습니다.

전나무는 편백나무 다음으로 피톤치트가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공기가 더욱 상쾌하네요.

 

내소사에서 관음봉을 오르는 길은

전나무 숲길 중간쯤에 갈림길이 있고

이곳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내소사 입구에서 관음봉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 이어지지만

아주 가파르거나 힘든 길은 아니어서

조용한 숲길을 천천히 걷는 기분이네요.

 

느려도 황소걸음이라고 한걸음 한걸음 걸어서 고도를 높히니

이어지는 산그리메 너머 아스라하게

펼쳐지는 바다의 풍경도 만날 수가 있습니다.

 

물론 바다 근처라 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세차지만

주변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인지

마음속으로는 그저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 바람처럼 따스하게만 느껴집니다.

 

최근 날이 포근해서 잔설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아직은 채 녹지않는 모습도 만날 수 있습니다.

잔설의 모습이 재미난 형상으로 보여서 카메라에 담아보았네요.

 

발아래로는 조금 전 다녀온 내소사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새하얀 눈으로 덮힌 산사의 모습도 참 좋은데

오늘은 그저 마음으로만 상상해 보네요.

 

곰소만 바다 건너편으로는 고창의 선운산이 넉넉한 자태로 반겨줍니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아득한 시선에는 아마도 그리움이 가득 배여있겠지요.

 

내변산 관음봉이 아주 크거나 높지는 않지만

암릉의 자태는 아주 웅장하고 멋지지요.

마치 자비의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제도한다는 보살인 관음불이

바다를 내려다 보며 앉아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멋진 주변 조망과 함께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다보니

어느새 직소폭포로 내려서는 관음봉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이곳부터 관음봉을 지나 세봉까지는 내변산의 주능선이 됩니다.

발아래로는 직소폭포가 있는 직소천이 보이고

몇년전 만났던 직소폭포의 은은한 가을 단풍 풍경도 떠오릅니다.

(변산 봉래구곡 단풍길 - 은은한 직소폭포의 가을 풍경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36)

 

그나저나 날이 포근해서 쌓인 눈이

없을 줄 알고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아직은 겨울 산이라 북사면에는

 녹지 않은 눈과 빙판길이 이어집니다.

 

하여 난간을 잡고 미끄러운 길을 조심 조심 걷습니다.

그래도 이 멋진 하늘 풍경을 보지않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지요.

 

난간과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올라 관음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내소사 구경을 하고 이곳까지

약 3km에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네요.

 

저 멀리 내변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의상봉(508m)과

멋진 바위가 많은 쇠뿔바위봉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변산 쇠뿔바위봉 조망길 - 새만금 바다를 바라보며 :

http://blog.daum.net/sannasdas/11863210)

 

물론 관음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남쪽 조망은

여유로워서인지 마음이 참 편안해집니다.

힘들게 산을 오르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저는 탁 트인 조망처에서 아무 생각없이

바라볼 수 있는 넉넉함이 아닌가 생각해보네요.

 

매일 지겹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이처럼 먼발치에서 그 힘든 일상을 바라보면서

넉넉함을 새롭게 배우고 다시 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또한 능선을 따라 걸으며 사방으로 펼쳐지는 풍경도

아파트 숲으로 갇혀있는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미이겠지요.

 

겨울은 모든 사물들이 자신을 내려놓아 조금은 황량한 느낌이지만

때론 그런 맨낯의 모습이 봄과 가을의 화려함보다 더 정겹기도 합니다.

 

관음봉에서 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시원한 조망과 함께

제법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암릉길이 이어지네요.

 

그래도 이 멋진 길을 흥겨운 마음으로 걷다보니 어느새 세봉에 도착했습니다.

 

세봉에서 가마소 방향으로 펼쳐지는 세봉 능선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저 능선은 몇년전 23년만에 개방이 되어

산악회 분들과 함께 걸었던 코스였네요.

(내변산 세봉능선 조망길 - 23년만에 처음 개방된 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03)

 

저 멀리 바라보이는 의상봉도 갈 수만 있다면

좋지만 군사지역이라 출입이 금지가 되어 있지요.

 

의상봉 자락 너머로는 희미하게

새만금 방조제의 모습도 드러납니다.

늘 생각만하고 실행을 하지는 못했지만

올해는 꼭 자전거를 타고 새만금 방조제를 건너봐야겠네요.

 

의상봉 오른편으로 와우봉이라 불리는 쇠뿔바위봉은

과거 몇차례 다녀온 곳이지만 솟아있는 바위가

웅장하고 멋진 또 가고싶은 산이지요.

(변산 쇠뿔바위봉 암릉길 - 신비로운 바위 풍경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271)

 

멋진 조망을 잠시동안 즐기다가

이제 세봉 삼거리에서 내소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바다를 향해 이어지는 길이라 그런지

]가벼운 발걸음과 함게 편안하게 조망을 즐기게 되네요.

 

내려서는 길에 탁트인 조망처에서

지나왔던 관음봉과 내소사, 그리고 바다 풍경을 한 화면에 담아봅니다.

 

햇살에 아스라하게 반짝이는 바다의 느낌이 참 좋습니다.

정말 좋은 것은 다른 말이 필요없지요. 그저 좋으니까 좋다는 말밖에는..

 

오늘 산행의 출발이자 종점이 되는 주차장이 발아래로 보입니다.

원점회귀 산행이라 그런지 내소사를 중심에 두고

마치 콤파스로 그리듯이 빙글도는 기분이네요.

 

내려서는 길에 멋진 풍경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네요.

이곳에 연두빛의 봄이 가득 내린다면 참 아름다울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문득 오래전 봄에 다녀온 양산 천성산의 연두빛 계곡 풍경이 떠오릅니다.

(양산 천성산 능선길 - 연두빛 봄 풍경 가득한 길을 따라 :

http://blog.daum.net/sannasdas/12702861)

 

물론 천성산 계곡과 이곳 내변산의 풍경은 많이 다르지만

왠지 제 마음으로 보여지는 풍경은 그 느낌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편안한 산길을 따라 내려오니 입암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ㅎ 재미난 이정표네요.

아직은 한겨울이지만 마치 이른 봄처럼 느껴지는 산행이었습니다.

과거에 내변산을 여러차례 왔지만 내소사 원점 회귀 코스는

처음이라 새로운 기분이었고요.

개인적인 욕심은 변산에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새하얀 눈쌓인 산행을 기대했지만

그래도 참 만족하고 행복한 시간이었고

새하얀 벚꽃피는 화사한 봄에 다시 한번 찾고픈 인연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