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向日庵)은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처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일출 명소로 다도해의 수평선위로 황홀하게 떠오르는 붉은 해의 모습은 벅찬 감동으로 다가오며 향일암을 품에 안고 있는 금오봉에 오르면 탁트인 바다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오랜만에 향일암을 찾았습니다. 언제 왔는지 가물가물하여 찾아보니 2006년 3월에 가족과 함께 왔더군요.
여수 향일암 그리고 금오산
여수 향일암 그리고 금오산 일시 : 2006년 3월 25일(토) ~ 26일(일) 남도에서 들려오는 꽃 소식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여수와 섬진강으로 산행겸 봄꽃 맞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향일암에서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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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가족과 함께 향일암을 찾았는데 9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러가 버렸습니다.
오늘은 지도처럼 향일암에서 일출을 본 다음 금오봉을 오른 후 시계 방향으로 되돌아 오기로 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매표소는 공짜로 통과합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일주문을 지나고 또 2개의 좁디 좁은 석문을 통과하니 일출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향일암 경내에 도착했습니다.
대웅보전 지붕 위로는 지지 않은 새벽 달이 떠있네요.
또한 대웅전 마당에는 소원을 비는 촛불들이 살랑거리고요.
서편 하늘에는 환한 달이 떠있고 동편 하늘로 붉은 해가 떠오른다면 이 또한 장관일 것 같습니다.
바다너머 붉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고 해를 기다리는 사람도 함께 설레입니다.
하지만 아침 해는 사람들의 바램처럼 붉게 떠오르지 못하고 새벽 바다 안개속에 갇혀서 점점 더 어두어져만 갑니다.
사람들은 실망하는 마음만 안고 향일암을 떠나고 저는 당초 계획대로 탁트인 다도해 조망을 만나기 위해 금오봉으로 오릅니다.
가파른 계단길과 암릉길을 올라서니 저 멀리 주차 광장도 보이고 마치 거북의 목처럼 튀어나온 풍경도 조망이 됩니다.
주능선을 올라서니 불그스레한 해가 덩그러니 떠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오늘은 일출을 전혀 보지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금오봉을 올랐는데 마치 숨어있다 나오기라도 한 듯 바다 위로 아름다운 해가 떠있네요. 그래서인지 바라보이는 저 일출이 2배는 더 반갑습니다.
주변 조망 바위에도 저처럼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 분도 계십니다. 저 분은 떠오르는 해에 어떤 희망을 가득 담고 싶은 것일까요.
2015년 새해 첫날은 아니지만 아직 1월 초순이기에 신년 일출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요.
하여 저도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신년 일출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소망 하나 담아봅니다.
금오봉 정상에 올라간 아들은 바다 위로 떠오른 신년 해를 보며 무슨 소망을 담았을까요. 자꾸만 힘들어가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 희망이 가득한 해가 되길 기원해 봅니다.
곱게 떠오를 태양인데 늦게 떠서 사람을 애태우게 했는지. 하긴 쉽게 얻은 것은 쉽게 떠나가기에 어렵게 얻어서 오래두고 싶었나 봅니다.
아름답게 떠오른 해를 바라보며 오르니 어느새 금오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는 탁트인 조망과 함께 환하게 바다를 비추는 해의 모습이 곱게 다가오네요.
아침 해에 잠을 깬 듯한 금오산의 모습도 다도해를 배경으로 멋지게 바라보입니다.
금오봉 정상에서 붉게 비추는 태양을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자연과 벗하고 길을 걸으면서도 사랑스런 자연과 마주하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지요.
고운 얼굴이 구름 속으로 가리기도 하지만 그 모습마저도 너무나 황홀해서 한시라도 시선을 땔 수가 없습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정호승 - 미안하다 >
정흐승 시인은 '희망 없이도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점점 희망이 사라져가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희망의 꿈마저 버릴 수는 없겠지요.
올해도 건강하게 산을 만나고 길을 만나고 또 자연 풍경을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저 해에 담아봅니다. 모든 자연 풍경을 마음에 담아서 '마음 풍경'의 빛을 밝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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