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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편백)을 찾다

통영 미래사 편백나무길 - 편백숲을 따라 미륵산을 오르다.

by 마음풍경 2015. 3. 25.

 

 

통영 미래사 편백나무길

 

- 편백숲을 따라 미륵산을 오르다 -

 

 

경남 통영시 산양읍

 

 

미래사 주차장 ~ 미래사 ~ 미륵산 ~ 편백숲 쉼터 ~ 편백나무 오솔길 ~ 미륵불 ~ 주차장

(약 3.5km, 1시간 30분 소요)

 

 

통영시 미륵산에 위치한 미래사는 법정스님이 출가하여 행자 생활을 한 사찰로

통영 앞바다가 멋지게 조망이 되는 미륵산(461m)을 가장 가깝게 오를 수 있으며

특히 미래사를 감싸고 있는 울창한 편백나무 숲은 무척이나 운치가 있는 힐링 숲길입니다.

 

 

 

개인적으로 통영은 거의 매년마다 봄이면 주변의 섬을 가기위해 참 자주 들린 곳이고

또 동피랑 마을, 박경리 묘소, 전혁림 미술관, 그리고 달아공원 등 많은 관광 명소를 찾기도 했습니다.

물론 미륵산 정도 무척이나 인기가 높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보았지만 산행을 해본적은 없습니다.

하여 오늘은 미래사 주변의 편백나무 숲길도 걷고 미륵산도 오를겸 미래사를 찾았습니다.

 

미래사는 입구 마을에서 약 2km를 휘돌아 올라와야 있는 곳이라 그런지

미륵산 정상 및 케이블카 정류장이 사찰 지붕 너머 가깝게 바라보입니다.

 

 사찰 입구에 있는 작은 연못에 투영되는 그림자를 물끄러미 보고 있으니

마음이 참 편해지고 경건해 지는 것 같습니다.

미래사 경내로 들어오기 전에 마음을 정갈하게 하라는 뜻은 아닐까 하네요.

 

주차장에서 미래사로 들어가는 길은 편백나무가 가로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도 많은 절을 다녀봤지만 편백나무가 있는 사찰은 이곳이 처음이네요.

물론 전국 사찰 중 편백나무가 있는 곳은 미래사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미래사의 연혁을 보니 저도 참 좋아했던 법정 스님이 출가한 곳이라 그런지

편백나무가 아니더라도 더욱 마음이 끌리는 사찰입니다.

 

규모가 큰 절은 아니지만 경내를 편백나무가 감싸고 있어서

바람을 타고 오는 편백의 향기가 향기롭고 공기 또한 참 청정한 느낌입니다.

 

미래사는 하동 쌍계사의 말사로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 스님을 모시기 위해 세운 사찰로

1954년도에 창건하였으며, 주로 효봉 큰스님의 문도들이

주지를 하면서 키워온 선도량(禪道場)이라고 합니다.

 

경내를 잠시 구경하고 본격적으로 미륵산 정상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미래사가 높은 지역에 위치해서인지 정상까지는 1.1km 밖에 되지가 않네요. ㅎ

 

매년 지심도, 내도, 장사도 등 통영의 주변 섬에 와서 초봄 동백을 만나곤 했는데

올해는 이곳 미래사에서 통영의 동백을 만나게 됩니다.

 

동백꽃은 봄 소식을 전해주는 반가운 전령사인데

그래도 처연하게 땅에 떨어져 있는 꽃들을 보면

인생의 봄날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삶의 의미보다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

더 무겁게 다가섭니다.

 

미래사에서 미륵산을 오르는 길은 참 편안한 숲길로 이어집니다.

간간히 들리는 새소리도 참 청아해서 마음이 넉넉해 지는 기분도 드네요.

 

마른 나뭇잎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제비꽃도 참 반가운 만남입니다.

 

사람들 개개인의 소망을 담은 작은 돌탑도 만나게 되네요.

어쩌면 우리네 인생도 이 돌탑처럼 늘 위태롭고 아슬아슬하지만

그래도 돌탑에 담겨진 소망이있기에 그럭저럭 살아가나 봅니다.

 

이 돌탑은 누가 만들었는지 마치 족두리를 쓰고

치마를 입고 앉아있는 여인네의 모습처럼 보이네요. ㅎ

 

편안한 숲길과 조금은 가파른 길을 연이어 올라서니 미륵산 정상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5가지를 생각해 보라고 해서 마음속으로 떠올려 보네요. ㅎ

사랑, 희망, 건강, 여행, 숲길 등

 

통영 시가지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미륵산 정상(461m)에 도착했습니다.

미래사에서 이곳까지 약 1km에 30분 정도가 걸려서 참 짧게 올라온 산 정상이네요.

 

익숙한 조망을 바라보고 있으니 과거에 케이블 카를 타고

이곳에 오른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시원한 미륵산 조망,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97)

 

그때는 날이 참 맑았는데 봄이라 그런지 뿌연 풍경이 멋진 조망을 가리는 것 같네요.

 

요즘은 온난화 때문인지 아니면 황사나 미세 먼지 때문인지

봄철에 맑은 하늘을 보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암릉 너머 바라보이는 아스라한 다도해의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때론 눈보다는 마음으로 보는 힘도 길러야 세상이 조금이나마 밝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정상을 내려서서 다시 미래사로 발걸음을 합니다.

 

과거에는 없었던 전망대도 생기고 발 아래로 박경리 선생의 묘소와 기념관도 보입니다.

 

박경리 선생의 묘소도 과거에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기념관은 조성이 되지가 않을 때 였고요.

(통영 박경리 공원 길 - 박경리 선생 묘소를 찾아서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392)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섭니다.

아직은 이른 봄이라 푸르름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숲속에 머물고 있으면 그저 참 마음이 즐거워지고 행복해 집니다.

 

처음 오른 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미래사를 내려서니 편백 쉼터가 나옵니다.

 

편백나무가 사람의 몸과 마음을 힐링시켜주는 힘이 커서인지

대부분의 편백숲에는 이와 같은 쉼터가 많이 조성이 되어있습니다.

 

쉼터 평상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포장 도로를 따라 바로 내려서지 않고

미래사 주변을 휘돌아 가는 편백나무 오솔길을 걷습니다.

 

이곳 편백나무는 80여전 전에 일본 사람이 처음 조성을 했다고 하더군요.

나라를 불법으로 찬탈한 일본의 죄는 밉지만

그래도 이런 좋은 유산을 남겨주어서 고맙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하긴 군국주의를 외치며 개인을 희생하는

국가 이데올로기(Ideologie)가 나쁜 것이지

비록 그런 나라의 국민이라해도 나무를 심고

사랑하고자 하는 개인을 미워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보통 사찰은 소나무 혹은 전나무가 자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처럼 편백나무에 둘러싸여 있는 풍경은 참 독특한 모습입니다.

 

다시 미래사로 되돌아와서 경내 약수물로 목을 축이고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물론 주차장에 도착했다고 편백숲길이 마무리가 되는 것은 아니고

더욱 운치가 있는 편백숲길이 남아 있습니다.

 

이 편백 숲길은 미래사의 미륵불이 있는 곳까지 조성이 되어있는 조금은 짧은 길입니다.

 

미래사에서 부터 달아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이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의 일부인 달아길이라고 합니다.

 

앞서 만났던 편백숲보다도 이곳이 더 깊고 마음 또한 평온해 지는 기분이 들고

산 중턱 전체는 휘돌아가며 이와 같은 멋진 산책길이

 조성이 되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네요.

 

과거 법정 스님도 이 오솔길을 걸으며 부처의 의미를 생각했을까요.

문득 법정 스님이 무소유 책을 집필하면서 머물렀던 송광사 불일암 오솔길이 떠오릅니다.

불일암으로 가던 길에도 이처럼 소박한 편백나무 숲이 있었지요.

(법정스님이 걷던 불일암 무소유 길 - 무소유의 본향을 찾아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62)

 

하지만 이 길은 그리 길지않고 미륵불이 위치한 곳에서 끝납니다.

 

그래도 숲길의 끝에 나타나는 탁트인 바다는

이곳의 색다른 즐거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왔던 편백 숲길을 아껴서 천천히 깊은 호흡을 하며 되돌아 나갑니다.

기대고 싶고, 안고 싶고 또 그냥 머물고 싶은 편백숲이네요.

 

오래전에 통영 미륵산 자락에 있는 미래사 편백숲의 이야기를 듣고

꼭 한번 찾아오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그 작은 소망을 이룬 것 같습니다.

비록 장성 축령산 등 유명한 편백숲과는 높이와 규모면에 있어서 차이가 있지만

산과 바다 그리고 아늑한 숲길이 있어서 매력적인 길로 오래오래 기억이 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