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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편백)을 찾다

보령 성주산 자연휴양림 편백숲길 - 꽃무릇과 편백숲을 만나다.

by 마음풍경 2015. 9. 13.

 

성주산 자연휴양림 편백숲길

  

 충남 보령시 성주면 성주리

 

 

성주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  숲속의 집 ~ 편백숲 ~ 피톤치드 오솔길 ~

잔디광장 ~ 임도 ~ 광장 ~ 전망대 ~ 임도 ~ 자드락길 ~ 주차장

(총 8km, 2시간 30분 소요)

 

 

보령의 성주산 자연휴양림은 화장골 계곡을 따라

약 4km에 이르는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진 휴양림으로

특히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으며

초가을에는 붉은 꽃무릇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성주산 자연휴양림은 20여전 가을에 와보고

참 오랜만에 발걸음을 합니다.

 

특히 과거에는 알지 못했는데

이곳 휴양림에 편백 숲이 있다고 해서

꼭 다시 오고 싶었습니다.

 

편백숲으로 오르는 길 주변에

좋아하는 시인의 시도 만나봅니다.

 

편백나무 숲을 따라 가볍게 걷기에 좋은

산책길이 이곳 저곳으로 많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산책길을 걷다가 숲속의 집 방향으로 가야

편백숲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숲속의 집을 지나 다리를 건너갑니다.

20년이 넘은 기억이라 그런지

이곳에서 도토리도 주었는데 정말 가물가물하네요.

 

돌과 나무 테크가 이어지는 숲길을 조금 올라서니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이 나옵니다.

모든 숲이 다 좋지만 편백숲속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공기가 더 신선한 기분이 듭니다.

 

편백나무는 따뜻한 곳에 자라는 나무라

북위 36도에 해당하는 익산의 북쪽에서는 본 적이 없는데

이곳에 편백나무가 자란다고 하니 신기합니다.

(익산 두동마을 편백숲길 - 두동교회에서 편백숲까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41)

 

향후에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서도

건강에 아주 좋은 편백나무를 만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온난화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네요. ㅎ

 

다른 나무에 비해 쓰임새도 다양하고

사람에게 이로운 피톤치트가 가장 많이 나오는 나무이기에

전국 곳곳에 편백숲이 만들어진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편백숲을 지나 작은 오솔길을 걷는데

재미난 모습의 산뽕나무를 만났습니다.

뿌리가 다른 나무인데 나란히 붙어서 자라고 있더군요.

 

아래쪽 편백숲말고도 숲길에도

편백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만일 제가 젊은 시절로 돌아가 전공을 택한다면

편백나무를 평생 연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지금도 전국의 편백숲을 찾아다니고 있고

앞으로도 전국에 있는 편백숲을 모두 가서

저의 블로그에 관련 자료를 남기고 싶네요.

 

숲길을 빠져나오니 단풍이 조금씩 물들기 시작한

너른 잔디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참 성주산 자연휴양림은 편백숲도 좋지만

가을에 오면 단풍 풍경도 아주 아름답다고 합니다.

 

성주산은 과거에 탄광지대라 그런지

검은 색 모습의 바위들도 만나게 됩니다.

 

재미난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를 만났습니다.

나란히 서있는 2개의 나무가

마치 웃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네요.

 

진디광장을 지나 한적한 임도길을 따라

전망대로 향합니다.

 

일제시대의 아픈 흔적이 이곳 성주산에도 있었나 봅니다.

주변의 큰 소나무에도 같은 상처가 있고요.

 

성주산에는 도토리 나무가 많은 지

임도에는 바람에 떨어진 도토리를

줍는 사람들이 제법 있더군요.

 

하긴 저도 20여년 전에 왔을 때 숲속의 집 주변에서

도토리를 많이 주워서 묵을 만들어 먹은 기억이 있네요.

그 이후로 그때 먹은 묵보다

더 맛난 묵을 먹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숲길은 정말 아늑하고 조용하고 신선합니다.

작년에 다녀온 운장산 자연휴양림 임도길이 생각이 나더군요.

(진안 운장산 자연휴양림 - 갈거계곡을 따라 복두봉까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28)

 

물론 이곳은 해발 500여미터로 천미터의 운장산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숲의 아늑함은 더욱 깊은 것 같네요.

 

포장길 옆으로는 폭신한 매트를 깔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시설도 해놓았습니다.

 

물론 풀이 자라고 있는 흙길도 제법 됩니다.

 

계속 오르막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땀이 많이 나더군요.

그래도 새소리를 들으며 오르니

어느새 전망대 입구에 있는 광장에 도착합니다.

이곳 고개를 바로 넘어가면 상안이골이라 불리는

성주산 자연휴양림의 다른 입구인 심연동이 나옵니다.

 

멋진 소나무가 많은 숲길을 따라

전망대를 향해 걸어갑니다.

 

팔각정 모습의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약 4km에 1시간 30분이 걸렸네요.

그리고 능선을 따라 가면 만수산과 무량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부여 만수산 무량사 매월당 길 - 김시습의 마지막 거처를 찾아서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65)

 

전망대는 주변 나무에 가려서

생각보다 전망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불어오는 바람은 정말 시원했네요.

 

전망대에서 땀도 식히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같은 길을 걷는데도 바라보이는 풍경은

전혀 다르기에 마치 새로운 길을 걷는 것 같네요.

 

산이 내게로 다가오네

구름이 내게로 안겨오네

 

작고 빈 가슴에

한없이 밀려오네

 

 

어느 날

사랑을 아느냐고

내게 물어왔을 때

그 사람의 눈동자를

잠자코

바라보았네

 

 

산이 내게로 다가와요

구름이 내게로 안겨와요

어쩌면

바로 이것이

사랑인지 몰라요.

 

<산, 구름... 그리고 사랑 - 김미선>

 

 

임도길 옆으로 이어지는 자드락 숲길을 따라 걸으니

어느새 주차장 근처로 돌아오게 됩니다.

 

왕복 8km의 짧은 산책길이 아니었지만

참 편안한 숲 산책이었습니다.

 

참 성주산 자연휴양림을 초가을에 찾아온것은

편백숲과 함께 붉디 붉은 꽃무릇을 만나기 위해서 였습니다.

 

처음에는 편백나무 숲 근처에 있는 줄 알고 찾았으나

길을 걷는 내내 한송이의 붉은 꽃도 보지를 못해

아직 꽃이 피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고 빠져나오는데

매표소 입구 주변에만 피어있더군요. ㅎ

 

물론 이곳도 아직 이른 시기라 그런지

피어난 꽃보다는 꽃대만 나온 것이 더 많습니다.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 그리고 함평 용천사가

우리나라 꽃무릇의 3대 명소로 유명합니다.

일주일 뒤인 다음 주말에 대부분 축제를 하고요.

(고창 선운사의 꽃무릇 정취와 풍천장어집 신덕식당 :

http://blog.daum.net/sannasdas/11160927)

 

과거에는 초가을을 알리는 꽃이 코스모스뿐이었는데

요즘은 꽃무릇도 많이 식재가 되어

색다른 자연의 풍경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오래전부터 성주산 자연휴양림의 편백숲을 찾아오려 했으나

꽃무릇과 함께 만나려고 이제서야 다시 왔습니다.

꽃무릇의 꽃말이 비록 슬픈 추억 혹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하지만

20여년만에 다시 찾은 이곳이 저에게

소중한 추억이자 새로운 추억의 장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