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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보성 대한다원 녹차길 - 연두빛 곡선이 아름다운 보성녹차밭

by 마음풍경 2015. 5. 10.

 

보성 대한다원 녹차길

 

 

전남 보성군 보성읍 녹차로(봉산리)

 

 

대한다원 주차장 ~ 삼나무길 ~ 대한다원 쉼터 ~ 차밭전망대 ~

바다전망대 ~ 편백나무 산책로 ~ 주목나무숲 ~ 대나무숲 ~ 주차장

(약 3km, 1시간 30분 소요)

 

 

보성 녹차밭으로 유명한 대한다원(http://dhdawon.com)은 활성산 자락

50여만평에 580여만 그루의 차나무가 자라고 있는 대규모 차밭이 있으며

또한 삼나무, 편백나무 등 300여만 그루의 방풍림이 함께 자라고 있어서

연두빛 카펫을 깔아 놓은 차밭과 가로수 길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다원입니다.

 

 

5월초 연분홍 철쭉의 풍경에 이어 이번에는 연두빛이 그리워

오랜만에 멀리 보성 땅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대한다원 입구 주차장부터 멋진 삼나무 숲길이 반겨주네요.

 

보통 남도지방의 가로수 나무로는 메타쉐콰이어가 많은데

이와 같은 삼나무 숲길은 처음 걸어보는 것 같습니다.

 

5월의 싱그러운 햇살과 연두빛의 녹차밭의 조화로움이 입구에서부터 펼쳐지네요.

과거에도 정약용 유배길 및 박경리 토지길 등을 걸으면서 녹차밭을 자주 만나곤 했지요.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 2,3 코스 : 영량생가에서 월출산까지,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22)

(박경리 토지길(2) - 눈꽃 핀 쌍계사 십리 벚꽃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50)

 

편안한 삼나무 숲길을 조금 걸어가니 대한다원 매표소 입구가 나옵니다.

 

오늘은 대한다원 쉼터가 있는 광장을 중심으로 녹차밭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고 나서

중앙 광장의 왼편 아래쪽에 있는 주목나무숲과 대나무 숲을 걸어볼 생각입니다.

 

일반적으로 보성 녹차밭을 말하면 이곳 대한다원의 녹차밭을 이야기 하며

전국 유일의 녹차 관광농원이라고 합니다.

 

매표소를 통과해도 시원한 삼나무 숲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1957년부터 이곳에 녹차밭을 본격적으로 조성했다고 하는데

대한다원 이름이 있는 벽돌 기둥을 보니 오래된 흔적이 느껴집니다.

 

식당과 카페가 있는 대한다원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 왔으니 녹차 아이스크림을 맛보아야 하겠지요.

오전부터 날이 더워서 아이스크림이 아주 시원하고 좋습니다.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제 본격적으로 차밭 길을 걸어야 겠습니다.

 

중앙전망대로 오르는 중앙 계단길이 녹차밭 사이로 이어지는데

입구에 나무를 잘라서 만든 의자가 시선을 끄네요.

 

오늘은 녹차밭 전체를 휘돌아 걷기위해

중앙계단길로 오르지 않고 편하게 오르는 오른편 길을 택합니다.

 

녹차밭은 그 안에 머물기 보다는 이처럼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 아름답지요.

 

지금은 곡우가 지나서 녹차 중 가장 좋은 우전차는 이미 수확을 했고

5월초부터는 작설차로 불리는 세작을 수확하는 시기가 됩니다.

 

연두빛과 초록이 어우러지는 자연을 바라보니

눈 또한 아주 시원해지고 편안해집니다.

 

포근한 숲길을 걷다가 이제 차밭 전망대를 향해

조금은 가파른 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주변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정말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모습이네요.

 

하여 한 컷 한 컷 카메라 렌즈에 담는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황홀합니다.

 

그런 행복한 발걸음으로 걷다보니

어느새 차밭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2006년 가족여행으로 보성 차밭을 처음 찾았었는데

그때는 다향각이라는 전망대에서 바라만 보고

오늘처럼 녹차밭에 들어와보지는 못했었지요.

(장흥 키조개 축제 그리고 보성 차밭.. 골망태 펜션

: http://blog.daum.net/sannasdas/7147394)

 

발아래로 중앙전망대도 보이고

녹차밭의 풍경도 더욱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아름다운 녹차밭뿐만 아니라 주변에 펼쳐지는 숲의 색감도 참 곱습니다.

이 고운 풍경을 보고 있으니 화려한 꽃이 없어도

봄날이 참 아름답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껴보네요.

 

녹차밭에서 시선을 왼편으로 돌리니

한국 차 박물관과 보성 녹차 리조트 건물도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녹차전망대에서 좀 더 가파른 길을 올라서서

가장 높은 곳인 바다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물론 전망대 이름처럼 능선 너머로

보성만 바다가 아득하게 바라보이네요.

 

인간과 자연이 서로 공존하며 사는 평화로운 곳이

이곳 보성녹차밭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바다 전망대에서 주변 풍경을 시원하게 구경하고

다시 발걸음을 편백숲으로 향합니다.

 

개인적으로 편백나무 숲을 가장 좋아하기에

편백의 향기를 맡으며 걷는 발걸음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또한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는

마음을 더더욱 편하게 해줍니다.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조용한 숲길을 걸어 내려오니

다시 연두빛 녹차밭을 만나게 됩니다. 

 

녹차밭 사이로 서있는 나무의 모습이 마치 정겨운 연인이거나

혹은 서로 의지하며 사는 부부의 모습처럼 보이네요. ㅎ

 

이처럼 여유로운 여백과 편안한 자연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세상사에 찌든 마음이 저절로 청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니 재미난 모습으로

휘돌아 자라고 있는 삼나무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광장에 있는 녹차 판매장에서 올해 수확한 우전 녹차도 구입하고

주목나무 숲을 향해 숲길을 걷습니다.

 

아름다운 것은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쁩니다.

아름다운 꽃, 짙은 그늘을 가진 숲길,

붉게 물든 단풍나무의 뿌리를 적시며 흐르는

희고 맑은 계곡물 옆에 앉아 있노라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도종환 -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에서 발췌>

 

녹차밭 느낌과는 또 다른 좋은 숲길을 걷다보니

도종환 시인의 글귀가 생각이 나서 옮겨봅니다.

 

편한 마음으로 고즈넉한 숲길을 따라 걸으니

마치 머리를 위로 묶은 것 같은

재미난 모습을 하고 있는 주목나무를 만납니다.

 

아름다운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있고 함께 일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꽃, 아름다운 풍경이

꼭 내것이 아니어도 관계없습니다.

그것들이 거기 그렇게 있고,

내가 아름다운 그것을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쁩니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가식없는 사람의 진실한 언행이 보여주는 아름다움,

꾸미고 만들어낸 아름다움이 아니 순수한 아름다움,

그런 풍경, 그런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박수를 보내고,

아름다움과 하나 되어 있고 싶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마음에 드는 글을 조금 더 옮겨봅니다.

시인이 말하는 아름다움은 자연 속에 항상 존재하기에

몸과 마음으로 그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사람일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이 가득 담겨있는 숲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대나무숲으로 들어왔네요.

 

이곳 대나무를 보니 과거 담양 죽녹원 대나무숲길을 걸었던 추억도 떠오르네요.

(담양 관광길 -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30)

 

봄철이라 대나무 숲 여기 저기 자라고 있는

어린 대나무인 죽순의 모습도 만나게 됩니다.

 

숲에서 듣는 대바람 소리는

비록 사진으로 담을 수는 없지만 눈을 감고 마음에 가득 담아보네요.

 

이곳 대나무 숲은 담양 죽녹원처럼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굵은 왕대가 밀집해서 자라고 있어서 정말 시원합니다.

 

대나무 숲길을 지나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아늑하고 편안했던 보성 녹차밭을 빠져나갑니다.

이곳은 녹차밭도 물론 좋지만 주변을 감싸고 있는

숲길도 정말 매력적입니다.

 

집에 돌아와서 올해 수확한 우전차를 마셔봅니다.

입안에 은은함이 가득해지고 정신이 무척 맑아지는 기분이 드네요.

비록 봄이 가더라도 녹차에 담겨진 봄의 풍미는 앞으로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차가 지닌 고( 괴로움), 감(달감), 산(실산), 함(짤 함), 삽(떫을 삽)의

다섯가지의 맛도 느끼고 싶습니다.

(더운 여름에 가을에 피는 녹차 꽃을 이야기 함.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