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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완주 송광사 사찰길 - 연꽃 향기 가득 스며있는 사찰

by 마음풍경 2015. 6. 30.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완주 송광사는 종남산에 자리하며

백제시대 백련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여

이후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

송광사로 개칭하고 천태종에 귀속하였고

사찰 주변에 많은 연꽃이 자라고 있어서

향기로운 연꽃 향기가 가득한 사찰입니다.

 

일반적으로 송광사하면 선암사와 함께

순천 송광사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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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완주에도 같은 이름의

사찰이 있어서 찾아가 봅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주문 방향으로

가다보니 고인돌 모양의 바위가 있네요.

 

비를 머금은 담쟁이 덩굴잎과 담장은

서로 어울리는 풍경을 선사합니다.

 

종남산 송광사라는 현판이 있는

일주문에 도착했습니다.

 

송광사 일주문은 원래 지금 위치에서

3km 떨어진 '나드리'에 세웠던 것인데

절의 영역이 축소되어

이곳에 자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주문이 3km 밖에 있었다니 그 당시

송광사의 규모를 짐작해 볼 수가 있네요.

 

일주문을 들어서자 금강문 앞 양옆으로

고운 연꽃 풍경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부여 궁남지에서 이른 연꽃을 만났었는데

이곳도 아직은 만개는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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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뒤라서

스며들지않은 물방울들이

더욱 영롱하게만 보이네요.

 

일주문과 금강문을 연달아 지나자

이번에는 천왕문을 만나게 됩니다.

 

사찰의 규모는 크지않지만

거쳐야하는 문은 많네요.

 

송광사 사천왕상은 보물 1255호로

일반적으로 사천왕상이 보물로

지정이 된 것은 극히 드물지요.

 

특히 이곳 사천왕상은 나무가 아닌

진흙으로 조성된 소조상(塑造像)으로

크기가 425cm에 달하는 거대한 상으로

조선 인조 때 조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천왕문을 지나자 대웅전이 있는

본당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주변 나무와 어우러지는 사찰이

참 편안하게 다가오네요.

 

보물 1244호인 종루를 만나게 됩니다.

 

사방으로 1칸씩 돌출된 아(亞)자형

평면의 2층 누각 건물 구조를 보여줍니다.

 

대웅전은 보물 1243호로 현판 글씨는

선조 아들 의창군(義昌君)이 썼는데,

구례 화엄사 대웅전 현판 역시

의창군의 글씨라고 합니다.

 

안그래도 글씨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었는데 

과거 화엄사를 갔을 때 본

현판과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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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앞에 소원을 비는

윤장대가 있는 것이 특색이 있네요.

 

대웅전 앞 마당에 피어있는 연꽃은

이곳 송광사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모습은 아닐까 합니다.

 

연꽃의 색감은 주변의

회색빛 풍경과 대비가 되어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네요.

 

가장 유명한 불상은 보물 1274호인

대웅전에 있는 진흙으로 조성한

석가여래상· 약사여래상· 아미타여래상 등

세 분의 부처님으로

조선시대에 조성된 불상 가운데

가장 큰 삼세불상입니다.

 

부여 만수산 무량사의

소조아미타불상(540cm)과 함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거대한

소조불상(565cm)이라고 하지요.

 

과거에 무량사를 갔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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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웅전 경내에는 왕과 왕비 그리고

세자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목조 삼전패가 함께 있는데

조선시대 불교 목공예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대웅전은 11점의 비천상이 그려져 있으며

채색과 선이 완벽하게 살아있어서

한국민중예술과 불교미술이 어우러진 

한국 최고의 아름다운 천장 벽화입니다.

 

대웅전은 겉으로는 소박한 느낌이지만

내부는 화려하면서도

많은 보물을 지니고 있네요.

 

이번에는 대웅전 뒤편에 있는

나한전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나한전은 설법하는 석가여래와

그 제자들이 설법 듣는 장면을

압축하여 표현한 것으로

특히 송광사 나한전의 조각상들은

조각 솜씨가 우수해서

국내 나한상 중 으뜸이라고 합니다.

 

여름을 재촉하는 장맛비와

6월 초여름의 산사의 초록이

고즈넉한 경치를 만들어 줍니다.

 

한평생 사는 동안 무수히

만나게 되는 인연의 의미도

생각해 보는 시간도 되네요.

 

이제 왔던 길을 되돌아 경내를 빠져나갑니다.

 

들어올 때는 새로움을 만나는 설레임이었다면

이 문을 다시 빠져나가는 것은

다음번의 만남을 기약하는 기다림이겠지요.

 

완주 송광사는 일주문을 빠져나왔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닙니다.

 

입구에 이처럼 멋진 연꽃 방죽이 있지요.

 

세찬 장맛비에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그 모습마저 사랑스럽게만 보입니다.

 

산 봉우리를 감싸고 흐르는 구름과

고운 연꽃의 조화로운 풍경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입니다.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보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김시천의 안부>

 

각박한 세상을 살면서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당연한 일이 었고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안부를 물을 사람도

안부를 묻는 사람도

찾기가 어렵네요.

 

하여 고운 연꽃과의 인연처럼

고운 색과 정갈한 마음으로 

안부를 묻고픈 갈증이

생겨나곤 합니다.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나도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사는

삶이었으면 합니다.

 

늘 부족하기만 하고 부는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부족하고

부끄러운 내 삶이지만

고운 연꽃같은 모습이고 싶네요.

 

잠시동안 연꽃 세상에 푹 빠져서

이리 저리 뚝방을 걸었습니다.

 

앞으로 완주 송광사하면 아늑한 연꽃의

정취가 늘 떠오를 것 같네요.

 

특히 연꽃 방죽 옆에는 연을 재료로 하는

정갈하고 맛난 한정식을 파는

'황금연못'이라는 식당도 있어서

 연꽃에 푹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