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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대전 계족산 메타세콰이어길 - 산디마을에서 황토길을 잇다.

by 마음풍경 2015. 8. 23.

 

대전 계족산 메타세콰이어길

 

 

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

 

산디마을 주차장 ~ 산디마을 생태공원캠핑장 ~ 산디마을 ~

임도(메타세콰이어 숲길) ~ 임도삼거리 ~ 황토길 ~

장동산림욕장 공연장 ~ 황토길 ~ 산디마을 ~ 주차장

(약 9km, 2시간 30분 소요)

 

 

대전 계족산은 맨발로 걷는 황토길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는 곳으로

계족산 가장 안쪽 마을인 산디마을에서 임도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임도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펼쳐지는 무척 한적하며 아늑한 숲길입니다.

 

 

 

대전의 계족산 하면 이제는 황토길로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대전 계족산 황톳길 - 비온후 촉촉한 숲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39)

 

다만 오늘은 장동산림욕장이 아니라

삼림욕장 입구에서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가장 끝 마을인 산디마을에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이곳 산신제길은 산디마을에서 임도삼거리를 거쳐

봉황정까지 이어지는 스토리가 흐르는 녹색길 중 하나이지요.

 

무척이나 더운 한여름은 거의 지나갔지만

아직은 햇살은 뜨겁고 뭉게 구름 떠있는

하늘은 한없이 깊기만 합니다.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마을을 향해 길을 걷는데

가는 길에 산디마을 생태공원 캠핑장을 만났습니다.

 

몇년전부터 캠핑 바람이 불어서

이곳 마을에도 그 바람이 불어온 모양입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전 시내에서 아주 가깝고

화장실, 샤워실 등의 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나중에 캠핑을 해야겠네요.

 

산디마을은 계족산 동북쪽 자락에 있는 곳으로

산 뒤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산디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곳은 옥천 전씨의 집성촌이라고 하네요.

 

산디마을에는 대전시 무형문화재 5호인 탑제가 있습니다.

 

산디마을 탑제는 마을 입구로 들어오는 병마와 액운을 막고

길목을 지키는 거리제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차가 다니는 곳이지만

옛날에는 계족산 깊숙한 골짜기에 위치한

무척이나 오지마을이었기에 이러한 풍습이

자생적으로 자리하게 된 것 같습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이 탑은 할아버지 탑이고

맞은편 계곡 건너편에 할머니 탑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할머니 탑이 있는지 이때는 몰랐고

돌아와서 찾아보니 할머니 탑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네요.

 

오늘 처럼 더운 날 길을 걸을 때는

해가 가려진 하늘이 좋지만

그래도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두둥실 떠있는

새하얀 구름의 풍경이 참 아름다워

덥다는 것도 잊게됩니다.

 

산디 마을안 버스 정류장을 지나

포장길을 따라 계속 산쪽으로 길을 이어 걷습니다.

논과 밭에 일하시는 주민분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계족산은 접근 경로도 참 다양하고

황토길로 이루어진 임도 및 등산로 등

여러 길이 사방으로 이어집니다.

 

대전에 살면서 계족산을 무척이나 자주 찾아왔지만

산디마을에서 임도삼거리로 이어지는 길을

걷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계족산성도 머리위로 바라보입니다.

몇년전 계족산성에 올라 대청호 너머로 떠오르는

황홀한 일출 풍경도 생생하고요.

(대전 계족산 일출길 - 계족산성에서 황홀한 아침 해를 만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82)

 

이처럼 멋진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자연의 향기를 맡으며 걷는 기분은 참 행복합니다.

 

마을에서 약 500m오니 이정표가 나옵니다.

임도삼거리까지 4.5km라고 나와있어서

조금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올라가서 체크해 보니 임도삼거리까지는 약 2km 정도이고

봉황정까지가 4.4km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조금은 부정확한 정보를 담고있는 이정표를

이처럼 중복으로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요..

 

지난번에는 자전거를 타고 용화사로 올라 황토길을 지나

진골마을까지 이어지는 장동누리길 일부를 라이딩했었지요.

(계족산 자전거길 - 용화사에서 장동누리길을 라이딩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216)

 

햇살은 아직 뜨겁지만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가을이 멀지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임도를 조금 오르니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줄지어 반겨줍니다.

 

계족산 황토길을 걷다보면 자주 보게되는 모습인데

어떤 새의 형상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계족산이니 닭의 이미지는 아닐까 하네요.

 

황토길에 비하면 너무나 한적한 숲길이지만

가는 길 중간에 벤치도 설치가 되어 있고

이 지역 인물들의 이야기도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로 늘 붐비는 황토길에 비하면

이곳은 너무나 한적하고 또 아늑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입니다.

이처럼 좋은 숲길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생각지 않던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 드네요.

 

물론 대전에서 메타세콰이어 숲이 무성한 곳은

장태산 자연휴양림입니다.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 - 낙엽 정취 가득한 메타쉐콰이어 숲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58)

 

하지만 이처럼 산 임도를 따라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곳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튼 단풍 핀 늦가을에 꼭 다시 찾아야 할 것 같네요.

 

너무나 좋은 숲길을 감탄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임도삼거리에 도착합니다.

마을 입구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약 3km에 40여분이 걸렸네요.

 

이곳에서 다시 산디마을로 돌아가기 위해서

황토길을 따라 걷습니다.

 

물론 포근한 황토길은 맨발로 걸어야 제 맛이지요. ㅎ

 

자연이 아름답기만 하겠습니까..

사람스럽고 예쁘고 또 고맙고 그저 감사하지요.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첼로 음악을 들으며

한걸음 한걸음 옮기다 보니

저절로 명상의 시간이 됩니다.

 

머리속의 고민은 어느새 사라져버리고

몸은 마치 땅위를 둥둥실 떠가는 것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나무와 흙, 바람소리, 새소리 

그리고 제가 온전히 하나가 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비록 이 순간이 영원할 수는 없겠지만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해집니다.

 

ㅎ 발은 어느새 황토 신발을 신고 있네요.

발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황토의 촉감이 참 좋습니다.

 

이제 이곳에서 왼편 산디마을로 내려가야 하지만

황토가 잔뜩 묻은 발을 씻어야 해서

장동 산림욕장쪽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이곳 정자에서 산림욕장 콘서트 무대까지는

황토길로 돌아가는 길과 나무 테크길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주말이면 숲속음악회가 열리는 곳에 도착해서

시원한 물에 발을 씻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은 황토길을 따라 갑니다.

 

어릴적에는 대부분의 길이 비포장 흙길이었지만

지금은 도심에서 흙길을 찾아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하여 맨발로 황토길을 걷는 이러한 곳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마음이네요.

 

그늘진 숲길을 걷다보니 하늘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늘 만나고 바라보는 풍경이지만

여전히 새롭고 늘 감탄하게되는 것이

하늘이고 자연이 아닐까합니다.

 

이제 산디마을 방향으로 조금은 가파른 길을 내려가야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길에 풀이 많더군요.

 

건너편 봉황정이 있는 능선이 보이고

새하얀 뭉게구름도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중간에 카메라 배터리가 떨어져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지만 그래도 참 아름답고 좋습니다.

내려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하늘에 푹 빠져보았네요.

 

등산로에 풀이 많이 자라서 조금은 애를 먹었지만

20여분 내려오니 산디마을의 집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마을 안길을 따라 걸으니

몇시간 전에 지나갔던 마을 버스 정류장 입구에 도착합니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계족산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그나저나 당초 생각지 않았던 메타세콰이어 숲길을 만날 수 있어서

무척이나 만족한 시간이 되었네요.

기존 황토길과 연계되어 좀 더 알려진다면

더 다양하고 좋은 계족산 숲길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