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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부산 이기대 해안산책로 -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동생말까지

by 마음풍경 2016. 4. 17.



부산 이기대 해안산책로



오륙도 해맞이공원 ~ 스카이워크 ~ 농바위 ~ 구름다리 ~ 동생말

(약 4.5km, 2시간 소요)



이기대 해안산책로는 오륙도를 가깝게 바라볼 수 있는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서 동생말까지 이어지는 해안길로

탁트인 바다와 해운대 및 광안대교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산책길입니다.



오래전부터 부산의 이기대 해안길을 걷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오륙도 해맞이공원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입구에 도착하니 서편쪽으로 바다 너머 멀리 태종태의 모습도 보이네요.


아주 오래전에 해운대에서 유람선을 타고

이곳 오륙도를 찾았던 기억도 있는데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오륙도를 바라보는 느낌도 색다르네요.


머리위로는 바위 절벽위에 설치가 된

스카이워크도 바라보입니다.

지난번에 서천 장항의 스카이워크를 다녀왔었는데

벽화마을처럼 스카이워크도 최신 유행이라고 할까요.

(장항 송림산림욕장 숲길 - 스카이워크에서 바다를 조망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274)


이기대 길이 시작되는 이곳은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총 770km 해파랑길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바닷바람이 무척이나 세차서 인지 

오륙도의 바다 풍경이 더욱 이색적으로 다가서네요.


이곳 오륙도는 국가 명승 24호로

보는 각도에 따라 섬이 5개이기도 하고

또 6개이기도 해서 오륙도라 명명되었습니다.


스카이워크에는 외국 관광객으로 가득해서

이기대 길을 바로 걷기로 합니다.


앞으로 가야할 북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멀리 해운대와 달맞이고개가 바라보입니다.


해파랑길은 동해에 떠오르는 해와 푸른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저도 영덕 블루로드길 등 일부 구간은 걸어보았지만

나중에 전 구간을 걸을 기회가 있겠지요.


물론 이 길은 부산의 걷기 길인 갈맷길로

총 4.3km의 2-2구간이기도 하네요.


4월 중순이라 노란 유채꽃을

만날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지 않던 뜻밖의 선물이 됩니다. ㅎ


노란 유채꽃을 배경으로

뒤돌아 바라보는 오륙도의 아름다움은

오래동안 발걸음을 머물게 하네요.


멀리 고층 아파트가 바라보이는 모습이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이 함께 하기에

더더욱 매력적인 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입구에서 산 맛난 커피 한잔 마시며 바라보는 이 여유로움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네요.


아름다운 바다 조망을 뒤로하고

작은 고개를 올라서니 본격적인 길이 이어집니다.


멀리 철석거리는 파도 소리도 좋고

숲속에서 들려오는 명랑한 새소리도 참 평화롭습니다.


아늑한 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농바위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농바위 전망대는 주변 조망이 빼어나기도 하지만

특히 재미난 모습의 농바위를 바라볼 수가 있습니다.


절벽 끝에 3개의 바위가 겹쳐져서

위태롭게 서있는 농바위의 모습은

멀리 오륙도와 함께 멋진 절경을 선사하네요.


이제 센텀시티와 해운대도 더 가깝게 다가서는데

높이 솟아있는 건물들이 부조화스럽게 보입니다.


동해안의 걷기 길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곳도 과거에는 해안을 지키는 군인들이

다니는 길을 이처럼 트래킹 코스로 만든 것입니다.


여튼 오늘은 하늘에 구름 한점 없는 참 좋은 날입니다.

하여 바다도 일망무제의 조망을 선사하네요.


카메라를 벗삼아 혼자 걷는 길은

외로움 또한 행복이 되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길을 묵묵히 걷는 것 자체가 인생이기에

고독과 외로움도 내 삶의 한 부분일겁니다.


가는 길에 철문을 통과해서 가로 질러 가기도 하네요.

이기대는 군사 보호구역이었으나 1993년에 민간인 출입이 허용이 되고

2009년 부산 갈맷길 사업으로 트레킹 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올해의 봄은 다른 해보다 더 일찍 찾아와서

아쉽게도 한꺼번에 가버리는 것 같습니다.

나이의 켜가 쌓아질 수록 이별의 무게도 커지기만 하네요.


어울마당으로 진입하니

부산의 명물인 광안대교가 나타납니다.


파도치는 갯바위에서 바다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의 모습도 만나고요.

설령 물고기가 잡히지 않더라도

바라보기만 해도 좋기만한 바다 풍경입니다.


이곳 해안에는 2명의 기생 무덤이 있어서

이기대(二妓臺)라고 이름하였다고 하는데

임진왜란 때 일본군 장수와 함께 바다로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고 합니다.


물론 역사적 자료나 근거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두 기생의 죽음을 위로하는 시비도 만날 수 있습니다.


파도 소리와 새소리가 들리는 자연 속에 머물면서도

고층 빌딩 가득한 도심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참 이색적입니다.


이곳 어울마당 주변에는 해삼 등을 파는 노점도 있어서

소주 한잔하면서 바다의 정취를 즐겨도 좋겠더군요.


그나저나 오늘은 한가롭게 자연 속의 길을 여유롭게 걷지만

또 내일에는 저 도심 정글 속에서 힘든 길을 이어가야 하겠지요.


하긴 저의 경우 자연의 위로가 없었다면

건조한 도시의 삶을 이겨내면서 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네요.


작은 몽돌 사이를 빠져나가는 파도의 소리가

제 마음을 토닥토닥 하면서 쓰다듬어 줍니다.

누구나 힘들지 않는 삶이 있겠냐고...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파도 소리가 마치 풍경 소리처럼 들려서

정호승 시인의 '풍경달다'라는 시가 생각이 나네요.


잠시 바다의 풍경에 푹 빠져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발걸음을 이어걷습니다.


어울마당을 지나니 이기대의 또 다른 명물인 구름다리가 이어집니다.


그덕분에 배를 타고 봐야하는 이기대 해안의

멋진 풍경도 바로 앞에서 볼 수가 있네요.


배 모양의 건물이 나오는 것을 보니 이제 이기대 길의 종점인

동생말도 머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구름다리가 하나인 줄 알았는데

하나가 아니고 5개의 흔들다리가 계속 이어지더군요. ㅎ


구름다리를 지나 동생말에 도착해서

약 2시간의 이기대 해안 산책로를 마무리 합니다.


이기대 해안산책로는 마치 멀리 떨어진 섬의

멋진 해안 길을 걷는 기분이 듭니다.

물론 해운대와 광안대교 등의 도심 풍경이

함께 펼쳐지는 이색적인 정취도 가득하고요.

다음번에 다시 온다면 해안길뿐만 아니라

장산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연결하여

원점회귀로 걸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