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역사,사찰

서천 문헌서원 역사길 - 목은 이색 선생의 발자취를 찾아서

by 마음풍경 2016. 5. 4.


서천 문헌서원 역사길



충남 서천군 기산면 영모리



문헌서원(文獻書院)은 고려 말의 대학자이자

고려의 충절을 지킨 삼은의 한사람인 목은 이색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조선 선조때 건립한 서원으로

문헌전통호텔이 있어서 한옥 체험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한옥에서 숙박을 하고 싶어서 찾아보니

목은 이색 선생의 묘소가 있는 문헌서원(http://www.munheon.org/)에

한옥 숙박 시설이 있어 함께 있다고 해서 발걸음을 합니다.


문헌전통호텔은 문헌서원 입구에

모두 5채의 한옥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 제가 숙박을 하는 곳은 기린관으로

오른편 누마루가 있는 방입니다.

 

 

방은 4인 기준으로 되어 있는 원룸 형태로

깔끔한 한옥의 모습이며 특히 TV가 없어

일상에서 해방이 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방 내부에 현대식 화장실과 샤워실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옥에서 이와 같은 누마루가 가장 좋습니다.

과거 한옥 서포터즈 기자단 활동을 할 때도 누마루에서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또 여유롭게 책도 읽기도 했네요.

(한국관광공사의 한옥 서포터즈에 선정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84)

 

이제 문헌서원을 둘러보기 위해 다시 입구로 나왔습니다.

문헌서원을 둘러싸고 있는 건지산 주변으로도

충남의 대표 길인 천년솔바람길이 조성이 되어있네요.

 

문헌서원은 목은 이색 선생과 그의 아버지인 가정 이곡 선생의

철학과 뜻을 받들어 후학을 양성했던 조선시대 서원입니다.

얼마전에 끝난 드라마에도 나오지만 고려말 신진사대부인

정몽주와 정도전, 하륜 등이 목은 선생의 제자이기도 하지요.

 

서원으로 들어가는 곳에 목은 선생의

단정한 조각상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제 이곳 홍살문을 지나면 서원의 경내로 들어가게 됩니다.

홍살문에 붉은 칠을 하는 것은 악귀를 쫓는 풍수적 기능을 하며

이곳부터 신성한 성역임을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홀살문의 오른편에는 작은 연못과

경현루라는 정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원은 일반적으로 교육을 하는 강학 공간과

 제사를 지내는 제향 공간으로 나뉘는데

문헌서원의 경우도 앞쪽에는 강학 공간이고

뒤편으로 제향 공간이 있습니다.

 

강학공간으로 가기위해서는 진수문을 통과해야 하네요.

 

진수문을 통과하자 강학의 중심 건물인

진수당이 모습을 보입니다.

 

문헌서원의 액호의 글씨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 것이라 하며

문헌서원의 건립 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비록 목은 이색 선생이 이곳에서 강학을 한 곳은 아니지만

그의 학문적 뜻을 기리는 교육 공간의 의미는 큽니다.

 

강학을 한 건물 옆으로는 교육관 및 강륜당 건물도 담 너머 보입니다.

서원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소나무 숲도 참 멋지네요.

 

이제 서원 내부는 구경을 마치고

목은 선생의 묘를 가기위해서

왼편으로 나있는 작은 문을 빠져나갑니다.

 

가는 길에 충남 문화재 자료 127호인 이색 신도비를 만나게 됩니다.

일생 동안의 모든 행적이 기록된 이색 신도비는

세종 때 건립되었으나 현종 때 다시 세웠다고 하며

비문은 하륜이 지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도비 뒤로는 선생의 영정이 있는

영당 건물이 있습니다.

 

초상화를 보니 선비이자 학자인

이색 선생의 기품이 깊게 느껴집니다.

현재 이색 영정의 원본은 없고 조선시대에

화가에 의해 복사된 작품들만 있다고 하네요.

 

초상화를 보고 다시 나서는데 영당 건물 좌우로 자라고 있는

큰 배롱나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제 영정 건물을 나와 저 멀리 바라보이는

이색 선생의 묘소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이곳에는 이색 선생의 묘와 함께 선생을 이곳에 모신

3째 아들인 이종선의 묘가 위 아래로 배치가 되어 있습니다.

 

비록 이색 선생이 조선의 건국에는 반대하였기에

무학대사와는 정치적으로는 적의 입장일 수 있지만

이곳의 묘 자리는 이성계의 왕사인 무학대사가

잡아준 천하명당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색 선생의 본향은 충남 한산이지만

원래 태어나서 자란 곳이 경북 영덕의 괴시리 마을로

과거에 영덕 블루로드 길을 걸을 때의 추억도 새롭게 떠오릅니다.

(영덕 블루로드(동해 트레일 길)-(2)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45)

 

이색 선생의 묘를 보고 다시 되돌아 왔습니다.

문헌호텔의 5개 건물 중 시우관은 식당 건물로

미리 예약을 하면 저녁식사와 아침식사를 할 수 있네요.

 

저녁 식사는 한정식 형태로 나오는데 특별한 메뉴는 없지만

정갈하고 맛난 한정식 형태의 식사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식사도 배부르게 하고 다시 돌아오니 

한옥 건물에도 조명등이 불을 밝히네요.

 

특히 이곳은 TV가 없기 때문에

한적하고 때론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보낼 수가 있습니다.

잠시 문명의 이기와 떨어지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요. ㅎ

 

누마루 창문을 열고 식당에서 주신

따뜻한 블루베리 차도 음미하면서 말입니다.

 

차를 천천히 마시며 목은 이색의 유명한 시조를 떠올려 봅니다.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셔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

 

 

어찌보면 역사란 정권을 쟁취한 승자의 전유물이라 말하지만

문헌서원에 와서 보니 비록 고려의 쇠퇴와 멸망을 막지는 못했지만

목은 이색 선생의 뜻과 학문의 깊이는 시대를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