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역사,사찰

빛고을 광주 추억의 길 - 사직공원 전망타워에 오르다.

by 마음풍경 2016. 2. 10.


빛고을 광주 추억의 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 충장로 ~ 광주극장 ~ 광주공원 ~

사직공원(전망타워) ~  사직 포크음악의 거리 ~ 베토벤 음악감상실



충장로와 광주극장 그리고 광주공원에서 사직공원 전망타워까지

빛고을 광주의 옛추억을 따라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설을 맞이하여 고향에 내려왔다가 충장로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 

과거 전남도청이 있었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가봅니다.


과거 도청이 있던 자리에 지하를 파서

문화와 예술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변모를 하였지요.


물론 5.18의 성지와 같은 도청의 건물은 일부를 그대로 두고

민주평화교류원으로 사용을 한다고 합니다.


도청앞 분수대의 모습도 그대로이고

대신 과거에는 분수대 주변으로 차가 다니는 도로였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길로 변경이 되었네요.


일명 우다방으로 불리는

충장로 우체국의 모습도 그대로입니다.

저도 과거에 이곳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많이 했네요. ㅎ


우체국을 지나 학생회관 뒷골목으로 가봅니다.

학생회관 건물은 리모델링 중이지만 상추튀김집은 남아있더군요.


설 연휴를 맞이해서인지

늘 사람들로 붐비는 충장로 거리도 한산합니다.


충장로 거리를 지나 이번에는 광주 극장에 도착합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극장이 대기업위주의 멀티관으로 변했지만

이곳은 아직도 단일 상영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이 극장을 개관한지 80주년이었다고 하는데

저도 광주극장에서 본 영화만 해도 수십편 아니 백여편은 될 것 같습니다.


광주극장을 지나 광주천변으로 나가니

광주공원 입구가 나옵니다.


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길은 여전히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네요.

이 계단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며 놀던 

추억도 아스라하게 떠오릅니다.


공원 광장의 비둘기들은 모두 사라졌지만

시민회관의 모습은 그대로이고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더군요.


광주 향교를 지나 이번에는

사직공원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광주공원에서 사직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은

변함이 없고 시가지의 조망도 그대로입니다.


물론 과거 팔각정이 있던 곳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좀 더 세련된 모습으로 변했고요.


사직공원 전망타워는 13.7m의 3층규모로

2015년 3월에 개방을 했다고 합니다.


입구에는 과거 팔각정인 운암정의 기둥과 계단이

일부 보존이 되어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 이 계단을 오르는게 무서워서

벌벌 떨며 오르던 기억도 아직 남아있네요. ㅎ


꼭대기 외부 전망대에 오르니 광주 시가지가

한눈에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새하얀 모습의 무등산 능선도 넉넉하게 다가오고요.


그나저나 광주도 이제는 아파트와 빌딩 숲의 모습만 가득합니다.


그래도 이처럼 넉넉하고 포근한 무등산을

시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네요.


이곳 타워는 저녁에 올라와 광주의 야경을 감상하거나

혹은 일출이나 일몰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층으로 내려서니 광주의 역사를 시대별로

보여주는 내용도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다만 광주 시가지 전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물은 조금 빈약한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대전의 경우 대전역사박물관의 대전 전경 모형은

정말 자세하게 잘 표현이 되어있는데요.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24)] 대전 역사박물관을 찾아서,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45)


과거 팔각정의 모습도 미니어처 형태로 전시가 되어있는데

높이는 달라도 과거에도 3층이었고 현 타워도 3층이네요.


전망타워를 내려서니 과거에 보지못했던 광주사직단이 나옵니다.

광주사직단은 1960년대 말에 동물원 건립 시 헐었다가

1993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을 했다고 합니다.


이제 양림동 천변 방향으로 길을 내려섭니다.


이 길 주변에는 광주의 근대 역사를 알 수 있는 건물이나 흔적들이 많아

양림동 둘레길이라는 이름으로 외부에서도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저도 아직은 그 길을 가보지 못했지만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이 길을 포함해서 걸어봐야 겠네요.


사직공원하면 기억에 남는 곳이 바로

공원 입구에 있는 통기타 술집입니다.

지금은 사직 포크음악의 거리라는 이름이 생겼네요.


물론 대부분 새롭게 지어진 건물이지만

이 집만큼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젊은 시절의 낭만과 추억이 고스란히 생각납니다.

통기타와 함께 했던 떼창의 모습도 떠오르네요.


다시 충장로로 돌아와서 추억의 마지막 길로

베토벤 음악감상실을 찾아봅니다.

(광주 도청앞 고전음악감상실 "베토벤" :

http://blog.daum.net/sannasdas/10888585)


베토벤은 1982년 문을 연 클래식 음악감상실로

벌써 34년이 흘렀지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전라도닷컴 2016년 1월호에 베토벤이 소개가 되어

반갑기도 했고 더 와보고도 싶었네요.


다만 과거에는 이곳에서 무등산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곤 했는데

지금은 건물이 그 멋진 조망을 가리네요.


그래도 오래된 나무 기둥의 모습이나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의 소리는 여전히 정겹습니다.


과거에는 티켓을 끊어서 차도 마시고

이곳에서 음악을 감상하기도 했지요.

깜박 잠이 들어 영업이 끝났는지도 모르고

당황하던 추억도 떠오르고요. ㅎ


창가로 스며드는 오후 햇살도 여전하고

해질 무렵 바라보던 일몰의 황홀함도 그대로 입니다.


베토벤은 이제는 전국적인 유명세가 있는지

법정스님이나 이해인 수녀님을 비롯해서

류시화 작가의 글도 만날 수가 있네요.


"한 장소나 사람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갖는 일이

갈수록 드물어지는 때입니다."



결코 짧지 않은 3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늘 편하고 포근한 느낌은 그대로이고

물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 같네요.


벽돌벽에 남겨진 정겹고 소박한 글도

누군가에겐 좋은 추억으로 남겠지요.


ㅎㅎ 저도 나중에 할아버지가 되더라도

이곳에 와서 차와 음악을 함께하는

그런 공간으로 계속 남았으면 합니다.


참 오랜만에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추억의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물론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처럼 아스라하지만

그래도 마음 훈훈하고 정겨움만이 남습니다.

하여 추억이란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가야할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아닐까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