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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길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24)] 대전 역사박물관을 찾아서

by 마음풍경 2012. 11. 18.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24번째

 

- 대전 역사박물관을 찾아서 -

 

신성동 ~ KAIST ~ 갑천 ~ 만년교 ~ 진잠천 ~ 대전역사 박물관 ~ 유성온천 ~ 충남대 ~ 신성동

(총 14km, 3시간 30분 소요, 휴식 포함)

 

 

대전 역사박물관은 대전의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를 담은 공간으로 

선사시대의 유물과 대전 유학자들의 삶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으며

특히 대전 도시의 전경을 거대한 모형으로 표현한 것이 매우 인상적인 역사 박물관입니다.

 

 

밤사이 내리던 비도 그치고 늦가을 풍경을 친구삼아 

도안신도시에 새롭게 조성된 대전 역사박물관을 구경하기위해 동네 길을 나섭니다.

 

대전시민천문대로 오르는 길도 촉촉한 늦가을의 정취가 가득합니다.

 

아직은 단풍의 여운이 남아있는 길을 따라

KAIST로 들어서니 제법 근사한 산책로가 반겨주고요.

어제 비오는 밤에 이곳에 사시는 교수님과 맥주 한잔했는데 해장은 하셨는지.. ㅋ

 

담벼락에는 자연이 그린 멋진 그림 한폭이 걸려있네요.

어쩌면 담쟁이 덩굴도 꽃이 되고 싶어서 꽃으로 피어오르고 싶어서 인가봅니다.

 

KAIST를 빠져나와 유림공원으로 가가위해 징검다리를 건너갑니다.

그나저나 비가 오고나서 날이 많이 추워질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따뜻하네요. 

 

유림공원내 늘씬한 안면송 소나무가 고개를 길게 빼고는 안녕하고 반겨줍니다.

 

과거에는 이곳이 그저 황량하게 버려진 공간이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여유와 사색을 주는 정말 멋진 곳으로 재 탄생하였지요.

 

그나저나 갑천을 자전거를 타지않고 걸어보기는 참 오랜만이네요.

 

자전거로 갈 때 보다 두발로 걸어갈 때

길가에서 만나는 풍경이나 느낌은 사뭇다릅니다.

 

세상은 늘 빠르게 빠르게 지나가지만

그래도 사람은 느리게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세찬 강물에는 물고기도 살지 않고 갈대숲 우거진 모습도 없으니까요.

 

이제 갑천을 벗어나 도안 신도시 개발이 진행중인 진잠천 방향으로 걷습니다.

과거에는 한가한 논밭이었던 곳이 이제는 아파트 숲을 이루니 인간의 개발은 그 끝이 어디일까요.

 

진잠천을 따라 한참을 가니 최근에 개관한 대전 역사박물관이 모습을 보이네요.

집에서 이곳까지 약 8km 거리에 2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대전 역사박물관의 주소는 유성구 상대동 488(도안대로 398)이라고 합니다.

(http://museum.daejeon.go.kr/history.do?method=main)

 

먼저 건물 옥상으로 계단이 이어져있어서 그곳으로 가봅니다.

 

옥상에 올라서니 건너편에 트리플시티 아파트도 보이고 주변 조망이 탁트입니다.

옥상에 휴식 공간도 있어서 날 좋은날 이곳에서 차 한잔마셔도 좋을 것 같네요.

 

논밭너머로는 수통골의 멋진 봉우리들이 시원한 조망으로 바라보입니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서 먼저 '도안을 그리다'라는 이름의 기획 전시관을 구경합니다.

 

대전 역사박물관이 있는 이곳 상대동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고려시대 마을 유적이 발굴된 곳이라고 하네요.

특히 다른 시대에 비해 고려 시대 유적이 많지 않아서 그 가치는 크다고 합니다.

 

ㅎㅎ 전시물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은 건데 마치 사진을 합성한 것처럼 보이네요.

 

기획전시관을 구경하고 이제 대전 역사를 담은 상설 전시관으로 들어갑니다.

이곳에는 우암 송시열 선생을 비롯하여 대전 유학자들의 삶과 문화를 알 수 있는 문화재가

다양하게 전시가 되어 있으며 보물도 4점이나 있다고 하네요.

 

동춘당 송준길과 우암 송시열의 서체인 양송체가 특이하더군요.

 

유학자들의 체취를 구경하고 나오니 계단을 따라 대전의 근대 거리 모습을 재현한 전시물이 나옵니다. 

 

어린 시절을 이곳 대전에서 살지는 않았지만 아련한 과거의 향수가 느껴지는 공간이네요.

연탄을 집으로 나르던 기억도 연탄 불을 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과거의 사진들도 전시가 되어있는데 1960년의 경부 국도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 관심이 가더군요.

세상에 이런 길이 국도라니! ㅎㅎ

 

대전의 근대 모습을 담은 공간을 지나서 1층으로 내려오니 대전의 현재 전경을 담은 모형이 나옵니다.

이리 저리 이어진 길과 천의 모습을 보니 대전이 사통팔달의 도시가 맞는 것 같네요.

 

오늘 걸어왔던 갑천의 모습도 대전시청을 비롯한 둔산지역도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살고 있는 신성동의 주변 모습도 무척이나 사실적입니다.

다른 곳은 아파트의 숲인데 그래도 이곳 연구단지는 주변에 야산과 녹지가 많아서인지 여유롭게 보이네요.

 

건설이 완료된 도안 신도시의 모습도 미리 살펴볼수가 있습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구경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지만

이곳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좋은 체험이 될것 같습니다.

 

박물관을 구경하고 밖으로 나오니 조선 14대 선조의 11번째 왕자인

경평군의 태항아리를 담은 태실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대전 만인산 자락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태실도 있는데

그런걸 보면 대전 한밭 땅이 액운이 없는 좋은 곳인것 같네요.

 

이제 갑천길을 되돌아 가지않고 신도안 아파트 주변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갑니다.

 

참 오랜만에 유성 온천 지역도 지나가 봅니다.

과거 젊은 시절에는 밤 문화를 즐기러 자주 나왔던 곳인데요. ㅎ

 

그런데 이곳에 바램길이라는 안내판을 만났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길 이름이라 집에 와서 찾아보니 기존 유성-세종 올레길에서 이름이 변경된

유성 온천에서 세종시까지 이어지는 23km의 걷기 길이네요.

아직 전 구간이 완성이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다음번에 이 길을 한번 걸어봥봐야겠습니다.

 

유성온천에서 충남대 정문으로 가는 길에는 단풍 물든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가 가득합니다.

오랜만에 와서인지 이곳에 마타쉐콰이어가 이처럼 있었는지 가물가물 하더군요.

 

과거 자전거를 타고 자주 왔던 유성천의 풍경도 오늘은 한가롭습니다.

날이 좋을 떄는 걷는 사람들로 제법 붐비는 데요.

 

늘 자연의 길만 걷다가 오늘은 참 오랜만에

차들로 분주한 도심의 거리를 걸으니 이 또한 색다른 느낌이네요.

 

충남대 교정으로 들어서니 여기저기 재미난 모습들이 참 많습니다.

폭스바겐 마크를 달고 있는 차인데 트라이 앵글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더군요.

 

오랜만에 교정을 걸으며 여러 조각 예술 작품들도 구경합니다.

 

군데 군데 고운 단풍의 정취도 아직은 많이 남아있고요.

올해는 늦었지만 내년에는 동네 올레길로 충남대 단풍길을 만들어봐야겠습니다.

 

 충남대를 나와서 고개를 넘어 오니 맛나게 익은 감이 반겨주네요.

 

붉게 변한 메타쉐콰이어 나무를 보니 이제 가을도 정말 끝자락에 와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길은 내일을 품고 있다."

 

올 가을은 모든게 참 풍요롭습니다.

그 덕분에 제 마음도 참 행복했습니다.

하여 다가오는 내일도 내내 그처럼 풍요롭고 행복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