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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통영 서피랑 마을길 - 99계단을 따라 서포루에 오르다.

by 마음풍경 2016. 3. 10.



통영 서피랑 마을길



통영의 서피랑은 박경리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무대가 되었으며

명정골 99계단을 따라 서포루에 오르면

통영이 한눈에 펼쳐지는 조망을 만날 수 있습니다.



통영의 관광 유명지인 동피랑 마을과 함께

새롭게 알려지고 있는 곳이 서피랑 마을이라고 해서

그곳을 찾아가기 위해 서호시장을 출발점으로 합니다.

(희망의 꿈을 꾸는 동피랑 마을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393)

 

서호 전통시장을 가로 질러 빠져 나가니

멀리 서피랑 마을의 꼭대기에 있는 서포루가 바라보입니다.

 

서포루 방향으로 좁은 골목 길을 이러저리 빠져나가니

서피랑 마을 골목의 시작점인 미화이용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판이 있어서

골목길을 찾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서피랑 마을은 동피랑처럼 마을 전체가 벽화마을은 아니고

이곳 99계단 주변만이 벽화나 글들이 그려져 있네요.

 

하여 서피랑 마을은 이 99계단을 올라

서포루까지 가는 길로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이곳 명정동 동네가 박경리 선생이 태어난 곳이라 그런지

선생의 글들이 계단에 써져 있습니다.

 

피랑이란 이곳 사투리로 벼랑이라는 뜻으로

서피랑은 일제시대 수산업의 번창으로

외부 사람들의 유입으로 생겨난

야마골이라는 홍등가이자 달동네라고 합니다.

 

현재의 계단 그림은 기존 포스팅된 글에서 보았던

그림이 아니고 새롭게 다시 그려진 것 같고

설치 조형물도 변화가 된 것 같네요.

 

작년에도 통영에 왔을 때 박경리 기념관에 들러

선생의 남겨진 글을 꼼꼼히 읽어보았었지요.

(통영 박경리 공원길 - 박경리 기념관과 묘소를 찾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91)

 

현재 서피랑 마을에는 '나비야 청산가자'라는

박경리 문학 동네 골목길 투어가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곳은 박경리 선생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주배경지로

소설속에 나오는 하동댁, 서문고개, 대밭골, 명정샘, 충렬사 등이

실제로 존재하는 문학 동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지역이나 옛 풍경이 남아있는 골목길을 걷다보면

어린 시절의 감성이 고스란히 떠오르고

잠시나마 동심으로 되돌아가는 기분이 듭니다.

 

특히 계단 끝부분에는 엉덩이 의자가 있어서

재미난 사진을 만들 수 있는 포토존이 있지요.

아마 99계단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조형물이 아닌가 하네요. ㅎ

 

서피랑 마을은 현재 문학 마을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으로

동피랑 마을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근처에 있다는 박경리 선생의 출생지에 가보지 못하지만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이곳 골목길 투어에 참여해 보고 싶네요.

 

99계단을 걷고 좀 더 오르니 통영항의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배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우체통도 함께 있는데

다른 유명 관광지의 우체통처럼

이곳에도 굳이 우체통을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 하네요.

 

여튼 이곳 언덕 정상에는 서포루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포루는 통영성지의 일부로 조선 숙종 때 윤천뢰 통제사가

이곳을 방비하기 위해 여황산 능선을 따라 쌓은 성곽이라고 합니다.

 

현재 이곳 서포루를 비롯해서 북포루와 동포루 등이

최근에 지어져서 통영 성지를 잇는 길도 생길 것 같습니다.

 

서포루에 오르니 비 안개에 쌓인

통영항이 편안하게 내려다 보입니다.

 

직선거리로 약 1km 떨어진 동피랑마을과

마을 위의 동포루도 가까이 다가옵니다.

 

오늘은 바람이 거의 없어서 연을 쉽게 날리지 못할 것 같은데

비록 회색빛 하늘이지만 누각과 하늘을 나는 연의 모습도

참 조화롭고 평화로운 풍경일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출발점인 서호시장으로 되돌아 가기위해

아래로 발걸음을 합니다.

 

아직은 서포루 주변 공사가 모두 끝나지 않아

조금은 어수선한 부분도 있지만 꽃피는 봄이 오면 잘 단장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가 되겠네요.

 

낡고 오래된 것은 단순히 불편하거나 없어져야하는 것은 아닐겁니다.

과거의 흔적도 우리가 살아온 추억이기에 소중하고 친숙한 것이겠지요.

 

서피랑 마을에는 골목 골목마다 이곳에 사시는 어른들의 모습과

삶의 기록들이 골목 입구 곳곳에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그 분들이 이곳 삶의 주인공이기에 그만한 대접은 받아야 하겠지요.

 

참 서피랑마을과 근처 서호시장에는 통영 맛집이 많이 있는데

시장 내에 있는 만성복집도 작년 수요미식회에 소개가 된 식당입니다.

다만 시장 골목 안쪽에 깊숙히 자리하고 있어서 바로 찾기는 쉽지 않고

통영항을 등지고 시장 안쪽 왼편 9시 방향이라 할까요.

 

만성복집의 주 메뉴는 졸복국이라는 복지리입니다.

저도 복국하면 까치복이나 참복만을 생각했는데

졸복국이라니 어떤 모습이고 맛일까 궁금해서 한그룻 주문했습니다.

 

보통 복국하면 복을 토막내서 몇 토막이 들어 있는 것이지만

졸복국은 올챙이 같은 작은 복이 여러마리 풍성하게 들어있는 것이 특이합니다.

특히 식초를 몇방을 넣어 먹으면 더욱 맛난 국물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절반은 지리로 먹다가 나머지는 다대기 양념을 넣어서 매운탕 맛으로 먹어봅니다.

칼칼한 고추와 파 등이 섞여서 지리와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고요.

 

이 식당은 복국도 맛있지만 함께 나오는 반찬도 참 정갈하고 맛이 좋습니다.

특히 멸치회 무침은 한 접시 더 먹고 싶을 정도였네요. ㅎ

 

참 오랜만에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ㅎ

특별한 맛이라기 보다는 아주 행복한 맛이라고 할까요.

서피랑 마을과 서포루도 구경하고 졸복국도 한그릇 한다면

참 행복하고 맛난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