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들,강변,해안

서천 봉선지 물버들길 - 연두빛 저수지 둘레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16. 4. 29.


 

서천 봉선지 물버들길

 


충남 서천군 마산면 벽오리

 

 

신봉리  ~ 벽오리 물버들 방문자센터 ~ 소야리 ~

삼월리 ~ 부엉바위 ~ 봉선리 ~ 후암리 ~ 신봉리

(약 12km, 3시간 30분 소요/식사 및 휴식 포함)



봉선지는 충남 서천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봉선지 물버들이라는 이름의 둘레길을 걷다보면

호반의 정취와 함께 연두빛 물버들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봄의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 주변에 벚꽃도 속절없이 다 지고

남은 봄의 정취를 찾다가 문득 생각이 난

봉선지 물버들 길을 걷기위해

서천 신봉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습니다.

 

마을회관 공터에 주차를 하고 

벽오리 방향을 향해 걷기를 시작합니다.

물버들 길의 시작점인 신봉리 마을에는

생태공원이 깔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네요.

 

특히 이곳에는 데크 형태의 뜬다리가 설치가 되어 있어서

좀 더 가까이에서 호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비록 벚꽃은 다 지고 없지만 나무마다 물이 차올라

연두빛 세상을 만들어 주는 풍경도 참 곱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짙은 녹음이나 화려한 단풍보다

파스텔 연두빛으로 물든 요즘의 봄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이곳 봉선지에는 물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물에서 자라는 버드나무인 물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저수지를 끼고 도는 산책길 또한

무척이나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 오면 또 다른 정취를 느끼겠네요.

 

민들레는 노란 꽃으로 한번 피고

회색빛 홀씨가 되어 한번 더 피는 것 같아

동백처럼 2번 피는 꽃라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거대한 고목나무 아래 자리한 작은 쉼터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시골의 정겨움과 여유로움이 함게 느껴집니다.

가을에 오면 누런 논밭의 풍경과 단풍이 참 멋질 것 같네요.

 

참 이곳 벽오리에는 무인가게가 유명해서

가는 길에 조금 살까 했는데

오늘은 하나도 진열이 되어 있지가 않습니다.

하긴 봄나물도 지났고 딱히 나올만한 것이 없기도 하네요.

 

비록 살 것 없는 빈손이면 어떻습니까.

이처럼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풍경만으로도 감사할뿐이지요.

 

벽오리 물버들 생테체험관 방문자센터를 지나가는데

체험관과 함께 숙박을 할 수 있는 물버들 펜션이 있습니다.

다만 어느정도 활동이 이루어지는 지는 모르지만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도 해당 체험관과 펜션에 대한

홈페이지 등의 정보를 알 수가 없더군요.

 

이제 벽오리를 지나 소야리 마을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봉선지 물버들 길의 상징이자 이정표가 되는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왜 하필이면 자전거 타는 모습일까 생각했는데

길을 전부 걷고나니 그 의미가 이해가 되더군요. ㅋ

 

걷는 길가에 떨어진 벚꽃의 정취가 가득하기에

'봄날은 가네'라는 노래도 저절로 중얼거리게 됩니다.

 

특히 20리가 넘는 봉선지 물버들길 중에서

이 구간이 가장 마음에 드는 길인 것 같습니다.

 

물론 봉선지 물버들길은 호수 둘레길만 걷는 것은 아니고

마을도 지나고 또 때론 차가 다니는 길 옆도 지나야 하네요.

 

이처럼 도로도 걷고 마을을 지나 시골 길을 걷는 기분이

마치 군산 구불길이나 고창 질마재 길을 걷는 느낌이 들더군요.

벌써 몇년의 세월이 지나 아스라한 기분이지만

그래도 추억이란 언제나 꺼내볼 수 있는 애틋함이 있습니다.

 

특히 저수지가 많은 군산의 구불길과 많이 흡사하다는 생각이네요.

(군산 구불길 5길: 물빛 길 - 호반 물빛을 따라 걷는 그리움의 길,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02)

 

소야리 마을과 삼월리 마을을 연결하는 한적한 길을 걷다보니

봉선지 둘레길을 위해 만든 정자도 만나게 됩니다.

 

연분홍 색을 더해가는 복사꽃도 화사한 얼굴도 반겨주고요.

그런데 복숭아꽃은 왜 다른꽃처럼 그대로 부르지 않고

준말인 복사꽃으로 이름하게 되었을까 궁금해집니다.

 

정자에 올라 바라보는 호수의 풍경도

주변과 참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다가오네요.

 

정자를 지나 다시 숲길을 쉬엄쉬엄 걸으니

삼월리 마을이 내려다 보입니다.

 

이곳 저수지 주변에는 작은 둑을 쌓아서

논 농사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현재는 물이 차있지만 지난 가을

추수를 한 흔적을 볼 수가 있네요.

 

삼월리 주민휴게소 앞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가까운 곳에 마산면사무소가 있고

식사를 할 수 있는 신흥회관이라는 식당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저는 샌드위치를 싸가지고 와서 직접 먹어보지는 못하네요.

 

이제 이곳부터 부엉바위 입구의 댐까지 약 1.5km는

차가 다니는 길을 걸어야 합니다.

물론 다니는 차는 거의 없고 노견도 넓어서 크게 불편함은 없지만

날이 더워지면 걷기에는 조금 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물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멋진 나무도 만나고

호수를 넘어 불러오는 바람의 살랑거림도 싱그럽습니다.

 

그리고 호수 건너편 산 정상에 부엉바위가 그 모습을 보입니다.

저곳에 올라 시원한 조망을 보며 점심식사를 하면 좋을 것 같네요.

 

이제 차도를 벗어나 작은 댐을 따라

부엉바위 방향으로 길을 이어걷습니다.

 

작은 산길을 휘돌아 가니 부엉바위 안내판이 나오네요.

 

안내판에는 부엉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적혀있는데

문득 이름이 비슷한 김해 봉화마을의 부엉이 바위가 생각이 납니다.

(김해 봉하산 숲길 - 대통령의 길을 따라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98)

 

멋진 조망을 기대하며 잠시 오르막길을 걸어서

부엉바위에 도착했습니다.

신봉리에서 이곳까지 약 5.5km에 2시간 가까이 소요가 되었네요.

 

조금전 건너편 길을 걸으면서 멋진 조망을 떠올렸는데

역시 탁트인 시원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그나저나 참 신기합니다.

이곳 주변의 산들은 전부 육산인데

이 산의 봉우리만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니요.

여튼 좋은 조망을 반찬삼아 가지고 온

샌드위치로 맛난 점심을 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부엉바위 입구로 내려왔습니다.

이곳에 설치된 봉선지 물버들길의 안내도를 보니

이곳 부엉바위가 중간지점에 해당이 되네요.

 

부엉바위에서 다시 봉선리 방향으로

호수 옆 운치 있는 길을 따라 걷습니다.

 

봉선지(동부지)는 1926년 일제 강점기에

토지 개량 사업을 하면서 추진된 저수지로

1996년 보령댐이 생기기전까지 서천군민의

상수원으로 사용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차가 다니는 길을 이어가야 하지만

그래도 호수의 풍경이 정겨워서

발걸음을 여전히 가볍기만 하네요.

 

이제 다시 차도를 버리고 후암리 방향으로

시골 마을 길을 걷습니다.

 

이곳에는 호수 옆으로 나무데크 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게인적인 욕심으로는 춘천의 의암호 호반길처럼

차도가 아닌 도보 혹은 자전거 전용길이나

수변 나무 데크길이 더 만들어지면 좋겠네요.

(춘천 의암호 호반길 - 자전거를 타고 의암호 둘레길을 돌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240)

 

물론 나무데크가 아니더라도 제법 운치가 있는 비포장길도 있습니다.

 

가던 길에 재미난 모습의 풍차가 무척이나 많은

집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을 풍차마을로 이름한 것 같은데

재미나고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서 배치한 이유가 궁금해지더군요.

 

여튼 참으로 오랜만에 여유롭고 한가한 좋은 길을 걸어봅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보다는

때론 이처럼 소박하고 평범한 풍경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을 때가 많습니다.

 

호수 건너편으로 오전에 걸었던

벽오리의 뜬다리도 바라보이네요.

 

아~~ 참 고운 봄날의 풍경으로

막 피어난 나뭇잎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저도 이처럼 명랑하고 풋풋함이 가득한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지는 낙엽을 향해 가고 있으니

세월의 야속함도 함께 담아봅니다.

 

비록 남루한 세월이라고 해도 담장 너머 고운 꽃이 피듯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마지막 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물론 당장 정답은 모르지만 언젠가 찰나처럼 떠오르겠지요.

 

오전에 만난 정자에 이어 후암리에서 2번째 정자를 만납니다.

정자 난간에 발을 올리고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지네요. ㅎ

 

이제 이정표를 보니 종착점도 얼마남지 않았네요.

출발점과 도착점이 다른 경우와는 다르게

같게되는 원점 회귀 길은 왠지 모를 기대감을 안겨줍니다.

 

얼마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급 피곤이 몰려오는 기분이지만

그래도 청량한 사이다와 같은 자연 풍경이 있기에

피곤함보다는 행복함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저도 나중에 시골에 집을 짓고 살면

형형색색 예쁜 꽃들을 이곳 저곳에 많이 심고 싶네요.

 

후암리 마을을 지나가는데 멋진 소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일부 가지가 잘려나갔지만 비대칭적인 모습 또한 아주 멋지네요.

 

물론 조금 멀리 떨어져서 그 소나무를 바라보니

더욱 운치가 가득한 자태를 보여줍니다.

 

다시 처음 길 걷기를 시작한 신봉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해서 봉선지 물버들길을 마무리 합니다.

봉선지 물버들길을 걷고 나서 생각나는 것은

12km의 전체 길을 다 걷기보다는 일반 차도도 많아서

벽오리 주변의 길을 가볍게 걷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차라리 자전거를 타고 도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새벽 물안개 피는 날 다시 찾고 싶은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