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휴양림,수목원

포천 국립수목원 숲길 - 숲향기 가득한 광릉숲에 머물다.

by 마음풍경 2016. 5. 29.


포천 국립수목원 숲길


경기도 포천시 광릉수목원로 415


정문 ~ 숲생태관찰로 ~ 육림호(카페) ~ 전나무숲 ~ 동물원 ~

소리정원 ~ 관목원 ~ 화목원 ~ 수생식물원 ~ 덩굴식물원 ~ 정문

(약 6km, 2시간 소요)



포천 광릉수목원은 국내 유일의 국립수목원이며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조선 세조대왕의 능림으로 지정된 1468년이후

540여년 이상 자연 그대로 보존이 되어온 숲입니다.



오래전부터 전국 수목원의 목록도 만들고

또 여러 수목원을 찾아다니면서도

정작 우리나라의 유일한 국립수목원인 광릉수목원을

가보지는 못했는데 드디어 오늘에서야 이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전국 수목원 및 식물원 - 69개 목록 및 홈페이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09)

 

광릉숲은 주변 소리봉을 중심으로 540여년 동안

사람의 간섭을 받지않고 조성된 천연림으로

2,240ha에는 모두 5,710종의 생물이 산다고 합니다.

1ha라 약 3천평이니 총 670만평이 넘는 수도권의 허파와 같은 곳이네요.

 

이곳 국립수목원도 광릉숲의 일부에 속하며

특히 사전 인터넷 예약을 통해서만 정해진 인원에 한해 입장이 가능합니다.

(http://www.kna.go.kr/ )

 

정문 입구를 지나서 숲생태관찰로를 따라

청아한 새소리가 반겨주는 숲길을 걷습니다.

 

외부의 따가운 햇살을 느끼기 힘들 정도의 아늑하고 깊은 숲길을 걷습니다.

아~ 참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과거 바우길을 걸으면서 만난 강원도 숲의 향기가 저절로 떠오르네요.

([바우길 3구간 : 어명을 받은 소나무 길] 금강소나무 향기에 취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19)

 

나무가 죽어 고사목이 흙으로 돌아가기 까지는

20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인간은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는 데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요?

 

벌써 길가에 떨어져 있는 때죽나무 꽃들의

애잔함과 쓸쓸함도 만나게 됩니다.

 

숲생태관찰로를 빠져나가니 숲속쉼터인 카페가 있어서

향긋한 커피 향기와 함께 숲길을 이어갑니다.

 

국립수목원에는 이곳 육림호를 비롯해서

크고 작은 연못이 다양하게 산재되어 있습니다.

 

수목원의 이름처럼 물과 나무가

하나의 고운 풍경으로 어우러지네요.

 

국립수목원은 기존의 오랫동안 보존이 된 천연숲뿐만 아니라

몇십년 동안 가꾸어온 정원 등 인공숲의 생태도 큰 가치가 있지요.

 

침엽수원을 지나 이곳 국립수목원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전나무 숲길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과 내변산 내소사 전나무숲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이라고 하네요.

 

이곳 전나무 숲은 1927년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의 종자를 받아서

번식한 것으로 이제 90년 가까운 나이를 먹은 나무입니다.

(오대산 옛길 -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눈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33)

 

피톤치트가 편백나무 다음으로 많다는 전나무 숲이라 그런지

숲의 향기가 무척이나 상쾌하고 달콤하기까지 합니다.

세상 시름 내려놓고 이곳에 오래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네요.

 

너무나 좋은 전나무 숲길을 지나 산 방향으로 올라가니

반달가슴곰과 백두산 호랑이 등이 있는 작은 동물원이 나옵니다.

 

백두산 호랑이는 더위에 지쳤는지 먼발치에서만 볼 수 있고

이 중에서 늑대가 가장 활기찬 모습이네요.

그나저나 이곳 동물원은 올 7월에 문을 여는 

봉화의 백두대간 수목원으로 옮긴다고 합니다.

 

동물원을 빠져나오니 국립수목원의 중심 광장에

조성이 된 다양한 주제의 정원을 만나게 됩니다.

 

약용식물원, 작약원 등 다양한 정원들이 작은 숲길 사이로 이어집니다.

 

아기자기 하게 꾸며진 정원에서 다보탑 모형도 만나보고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인위적으로 잘 꾸며진 고운 정원보다

조금은 거칠지만 숲 향기가 가득한 숲길이 더 좋습니다.

 

화목원에도 다양한 품종의 꽃들이 식재가 되고 있어서

꽃들이 화사하게 피는 계절에 찾아오면 참 좋겠지요.

 

화목원을 구경하고 이번에는

산 능선에 조성이 된 관목원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군데 군데 작은 쉼터도 조성이 되어 있어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쉬기에 참 좋네요.

 

국립수목원은 다른 수목원에 비해

전체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전망대는 없지만

이곳 능선에 올라서니 약간의 조망은 만날 수 있습니다.

 

날개색이 청람색으로 반짝이는 나비 잠자리도 오랜만에 보게 됩니다.

과거에는 나비인지 잠자리인지 궁금했던 때도 있었네요. ㅎ

 

비록 철쭉이나 벚꽃 등 봄을 대표하는 꽃들은 이제 만날 수 없지만

호수가에 피어난 붓꽃의 자태만으로도 행복한 마음입니다.

 

수생식물원에는 벌써 고운 색의 수련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네요.


도대체 식물들은 왜 힘겹게 씨앗들을 여행을 보낼까요?

온갖 어려움을 딛고 세상 곳곳에 퍼져

종족이 번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겠지요.

하지만 이것이 다는 아닙니다.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부모가 되는

식물들과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움직일 수 없는 큰 나무 밑에 씨앗이 떨어졌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씨앗은 부모의 가지에 가려 햇볕도 받을 수도 없고

한정된 양분도 얻을 수가 없지요.

동물들처럼 능동적으로 자식에게 베풀 수 없는 식물들로선

갖가지 수단을 강구해

사랑하는 씨앗들을 먼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유미님의 광릉 숲에서 온 편지>


 

한 곳에 뿌리를 내려 살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 식물이기에

이들에게 떠남이나 이별은 새로운 삶을 위한 희망이 되겠지요.

 

이제 수생식물원 구경도 하고

걸어야 할 남은 길은 조금밖에 남지가 않았네요.

 

마지막으로 덩굴 식물원으로 들어가봅니다.

덩쿨 식물원답게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들이 설치가 되어 있네요.

 

다시 국립수목원 입구쪽으로 나왔습니다.

2시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좋은 숲길을 걸으면서

마음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이 되었네요.

향후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난후 이곳을 다시 찾아서

더 울창하고 깊은 숲길을 편안한 마음으로 걸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