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드가든 정원길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제이드가든은 약 5만평 규모의 숲에
4,000여종의 식물과 25개의 테마 정원이
단정하게 조성이 되어있으며
고풍스럽고 동화같은 분위기가
가득한 수목원입니다.
몇년전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에 가서
만추의 정취를 가득 느껴보았는데
올 가을에는 춘천에 있는
제이드가든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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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 수목원 정원 길 - 낙원을 꿈꾸는 고운 가을 정원
아침고요 수목원 정원길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수목원 주차장 ~ 분재정원 ~ 시가있는 산책로 ~ 하경정원 ~ 하경전망대 ~ 한국정원 ~ 아침고요 산책길 ~ 하늘길(교회) ~ 고산암석원 ~ 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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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가든에서 가장 멋진 건물은
이탈리아 투스카니풍의
방문객센터입니다.
야외웨딩이 있는지 동화와 같은
복장을 한 사람들도 보입니다.
제이드가든이 알려진 것은
2013년에 방영된
송혜교와 조인성이 나오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라는
드라마를 통해서 였지요.
이곳은 수목원이라기 보다는
마치 잘 단장이 된
시크릿 가든과 같은 느낌입니다.
은은한 아침 햇살과 가을의 정취가
한폭의 그림을 만드는 풍경도
렌즈에 담아봅니다.
가을 단풍이 붉게 물드는 모습도
참 여유롭고 정겹네요,
방문객센터 앞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은
영국식 보더 가든입니다.
안내 지도를 따라 B코스로 올라
스카이 가든을 반환점으로 하여
A코스로 내려오기로 하고
이탈리안 가든을 들러봅니다.
이 풍경만 보면 유럽의 어느 중세
정원에 와있는 느낌이 들지요.
10월말이라 산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가득 물들고 있네요.
B코스인 단풍나무길은 주로
산길을 따라 걷는 길이라
자연스러운 느낌입니다.
물론 아이들을 위한 마녀의 집도
만날 수 있네요.
낙엽을 밟을 떄 마다 들리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서도
가을이 흘러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 1km를 걸어 올라오니
제이드가든의 가장 높은 곳인
스카이 가든에 도착합니다.
갑자기 날이 추워져서인지
잎사귀에도 하얀 서리가 내렸네요.
싱그러운 가을 바람도 느껴지고
주변 조망도 시원하게 트입니다.
스카이 가든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한가로운 가을 아침을 즐겨 봅니다.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바라보며
내 삶도 이처럼 고운 색으로
물들고 싶어지네요.
고운 단풍과 새하얀 억새의 풍경을
하나의 프레임에 담기도 쉽지 않은데
제이드가든에서는 가능한 일이 되네요.
내 서성이던 젊은 날의 배경은
늘 해가 저물고 쉽게 어둠에 젖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강가의
느릅나무 한그루와
그 눈물과 눈물을 정제하던
바람소리가 있었다.
세월은 그 어딘가에 책갈피처럼
끼워져 말라 갔다.
아직도 내 안에는 정처 없는
어둠들이 가득하고
그 어둠을 떠도는
꽃그늘 하나 있다.
세월을 칭칭 감고 끝내
함께 가는 꽃도 없는 꽃그늘이다.
꽃도 잎도 다 날려 보낸 텅빈 나무
한 그루가 만들어 내는
꽃그늘의 기억이다.
그렇게 이루지 못한 사랑 하나가
그림자처럼 떠돌고,
귓가에는 늘 어둠에 젖은
바람소리가 가득 고였다.
어느 험한 도량에 들어야
이 절망 하나가 떨어져 나갈까.
사랑은 더디게라도
오기는 오는 것일까.
세월은 가고 눈 덮인 벌판에 서서
노래를 부른다.
이제는 아무도 아무 것도
보낼 것 없는
메마른 별리의 노래를 부른다.
상심도 없이 넋도 없이
한 치의 그리움도 없이
막무가내로 세월이 간다.
<박두규 - 세월이 간다>
세월이 화살보다도 빠르다는데
정말 빠르게 흘러간 세월이네요.
그래도 막무가내로 가는 세월보다는
그리움이라도 함께 흘러가면 좋으련만..
보라색으로 피어있는 꽃이 있어
잠시 멈추고 바라봅니다.
솔체꽃이라고 하는데
집 마당에 피워보고 싶네요.
시원한 분수가 있는
수생식물원을 지나갑니다.
이곳의 단풍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제가 참 좋아하는
단풍 색감입니다.
가을을 맞이하는 이파리들
그 마음들은 어떨까
어떤 색으로든
자신의 색깔을 결정지어야 하고
이제는 지상으로 내려와야 하는 것을
가을을 맞아 나는
무슨 색깔로 매달려
있는 지가 궁금하다
연노랑에 선다홍의
고운 물결을 이루었는지
똥색으로 꼬실라진 단풍이 되어
어느 곁가지에서 달랑거리는지
무언가 결정되어야 하는
나이에 이르러
망설임도 의혹도 없으라고
불혹不惑이겠지만
나는 아직도 세월이 잡히지 않아
미혹迷惑이다
하기야 무엇으로 결정된들
그것에 옳고 그름이야 있을 것인가
다만 자신의 색깔을 결정지어야 한다는
생의 끝자락이 안타까울 뿐
옳고 그름의 경계는 그저
매달려 있는 것들의 조바심이리라
이 가을에, 저마다의 색깔을 얻어
당당하게 지상으로 내려오는
이파리 하나가 부럽다
<박두규 - 이 가을에>
편안한 정원길을 따라 걷다보니
영국식보더가든이 있는
입구로 되돌아 왔습니다.
제이드가든 전체를 도는데 2km에
1시간 정도가 걸린 것 같네요.
제이드가든은 가을도 좋지만
꽃들이 화사한 봄에 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나만의 비밀의 정원인양
가을의 느낌도 가득 담아보고
잠시동안이지만 내가 어디만큼 왔나
되돌아보는 시간도 된 것 같네요.
제이드가든은 처음 찾아본 곳이지만
오래전부터 알았던 인연처럼
정겨우면서도 아스라한 느낌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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