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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길

대전 보문산공원 자전거길 - 유등천과 대전천을 잇다.

by 마음풍경 2016. 9. 25.


대전 보문산공원 자전거길



신성동 ~ 갑천 ~ 유등천 ~ 뿌리공원 ~ 대전 오월드 입구 ~

보문산 공원 ~ 대전천 ~ 갑천 ~ 신성동

(약 45km, 3시간 소요)



대전 시가지를 가까이에서 아늑하게 바라보는 보문산은

산 둘레를 따라 산책이나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숲길이 있으며

이 숲길을 매개로 하면 유등천과 대전천을 잇는 자전거길이 됩니다.



지난번에 대전천을 따라 만인산 자연휴양림을 자전거로 다녀온 후

이번 주말에는 유등천과 대전천을 잇는 길을 다녀오려 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의 은행나무들도 조금씩 노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네요.

노랗게 물든 동네의 가을 풍경은 정말 자랑하고픈 멋진 정취입니다.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35) - 가을비 내린 뒤 걷는 단풍 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56)


유등천 방향으로 가기위해 탄동천과 갑천 엑스포다리를 건너 갑니다.

오늘은 아침 안개 때문인지 계룡산 능선의 모습이 보이지가 않네요.


유등천을 따라 가는데 여러 마리의 비둘기들이

앞장 서서 길을 안내해 줍니다.


충남 금산에서 대전시로 흐르는 유등천(柳等川)은

그 이름처럼 천변으로 운치가 있는 버드나무가 많습니다.


그리고 버드나무뿐만 아니라 너른 천변에

고운 색의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습니다.


다만 풍성하게 피었던 코스모스는

조금은 빈약한 모습으로 남아 있고요.


지난번 대전천변의 꽃도 뜻밖의 풍경이었는데

코스모스를 대신한 풍성한 선물이 됩니다.


높은 아파트만 가득한 삭막한 도심의 풍경도

아름다운 자연 너머로 보니 고운 그림으로 변하는 것 같지요.


호남선 기차가 지나가는 철교 아래도 지나갑니다.


여유로운 버드나무 사잇길을 따라 뿌리공원을 향해

라디오에서 나오는 정겨운 음악을 흥얼거리며 달립니다.


가는 날이 장날인지 뿌리공원에서는 효문화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아침이지만 많은 사람들로 제법 분주합니다.


처음 계획은 뿌리공원 다리를 지나 보문산 공원으로 가려고 했지만

자전거를 내려 걸어도 자전거 입장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먼발치에서만 바라보고 돌아섭니다.


하여 길을 되돌아 동물원 등이 있는 대전오월드 옆을 따라

보문산 공원으로 향하네요.


오르막길을 계속 올라 보문산 공원으로 들어서니

지난 여름 걸었던 보문산 행복숲길 이정표도 다시 만납니다.

(대전 보문산 행복숲길 - 새롭게 열린 보문산 둘레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294)


지난번에는 이 숲길을 두발로 천천히 걸어서 갔었는데

지전거를 타고 가는 것도 신선하고 색다른 느낌입니다.


내려서는 길에 아늑한 숲 휴식 쉼터가 있어서

Andra Day의 Rise Up 노래를 들으며 잠시 쉬어봅니다.

주변에 단풍 나무가 많아서 단풍철도 다시 오고 싶네요.


보문산 둘레길은 가파른 길이 많아서 일반 자전거로는 쉽지 않지만

전기 자전거의 힘을 빌리니 여유로운 길이 되지요. ㅎ


물론 일반 자전거로 극한 체험(?)을 하는 것도 좋지만

때론 힘든 길을 조금은 편하게 지나면서

주변 풍광을 더 여유롭게 느끼는 것도

전기 자전거의 색다른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아직 아침 햇살이 남아있어서인지

송학사 담장 너머로 펼쳐지는 숲의 정취도 아늑하게 다가오네요.


과거에 비둘기가 많았던

보문산 숲속 공연장도 잠시 들러보고요.


다시 돌아 내려와 지난번 보문산 행복숲길을 시작했던

보문산 숲치유센터에 도착합니다.


 보문사에서 대전 아쿠아리움 쪽으로 가는 길 입구에

6.25 전쟁의 역사를 기르는 전승비가 있습니다.

저도 몇십년전에 왔을 때 보긴 한 것 같은데 기억은 가물하네요.


그리고 이 길은 과거에는 보문산 공원의 주 출입구였지만

지금은 차가 다닐 수는 없고 사람 통행은 가능한 한적한 길이 되었네요.


보문산 입구의 식당들의 모습을 보니

아장 아장 걷는 아들과 함께 왔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이곳에 동물원이 있어서 구경을 왔었지요.


한화 이글스 야구장을 지나고 다시 대전천으로 들어섭니다.

지난번에 지나가서인지 익숙한 모습이네요.

(대전천 자전거길 - 만인산 자연휴양림을 찾아가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306)


목척교도 지나고 현암교 주변으로 오니 뜻밖의 코스모스 풍경을 보게됩니다.

아침에 만난 유등천 코스모스 풍경의 아쉬움은 저절로 사라지네요. ㅎ


그나저나 지난번 대전천을 왔을 때 건너편에 붉은 꽃은 봤지만

이곳에 코스모스가 피지는 않았었는데요.


울긋불긋 고운 색으로 여린 듯 살랑거리는 코스모스는

역시 가을의 정취를 대표하는 꽃입니다.


유등천을 지날 떄도 호남선 기차길을 만났는데

이곳 대전천에서도 보게 됩니다.


비록 자전거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지만

시선을 따라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은 마치 멈춰있는 듯 하네요.


유등천과 대전천을 휘돌아 다시 갑천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코스가 대전의 3대 하천을 모두 돌아보는 길이 되는 것 같네요.


오늘도 자전거와 바람 그리고 카메라와 함께 보낸

자연속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장래희망이 뭔지 아세요? 이 나이에 장래희망이라...

미치는 거예요. 제대로 미치기! 아무도 눈치 보지 않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하고만 눈을 맞추는...."

 

이병률의 '안으로 멀리뛰기'에 나오는 글 중에서

왠지 이 글귀가 저에게는 많은 공감이 되더군요.

좋아하는 것에 미칠 수 있다면 얼마나 큰 행운일까요.

어쩌면 미치는 것은 마음 먹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마치 바람처럼 운명처럼 오는 것은 아닐까요.

하여 나도 그 인연 행운처럼 붙잡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