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휴양림,수목원

곤지암 화담숲 단풍길 -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가을을 만나다.

by 마음풍경 2016. 10. 23.


곤지암 화담숲 단풍길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웅리


주차장 ~ 숲속산책길1코스 ~ 숲속산책길2코스 ~ 테마원 ~ 주차장

(약 5km, 2시간 소요)

 

곤지암 화담숲(http://www.hwadamsup.com)은 약 41만평 규모에

17개의 테마정원과 4,300여종의 국내 자생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특히 480여종의 단풍나무가 있어서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화담숲 수목원은 내장단풍, 당단풍, 적피단풍 등 다양한 종류의

단풍나무가 있어서 최근들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저도 고운 단풍의 색감을 보기위해 오게 되었습니다.


화담숲에는 여러 갈래 길이 있으나 저는 시계 방향으로

입구에서 왼편길부터 올라서 오른편 테마원으로 내려오려 합니다.


입구를 들어서니 천년단풍이라는 이름은 지닌

거대한 크기의 단풍나무가 먼저 반겨줍니다.


이 단풍나무는 수령이 약 200년 이상으로 나무 둘레만 250cm이며

높이는 12m 크기로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큰 단풍 나무라고 합니다.

정말 그 이름처럼 천년 동안 오래오래 살았으면 하네요.


이제 민물고기 생태관 입구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단풍길 산책을 시작합니다.


이곳의 단풍은 막 물들기 시작한 단계라 조금은 은은한 풍경이지만

절정기는 아마도 다음주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작은 연못에 어우러지는 한옥의 모습도

주변 숲의 풍경과 참 잘 어울립니다.


길을 조금 올라서니 약속의 다리라 부르는 전망다리도 나타납니다.


약속의 다리는 화담숲의 랜드마크라 그런지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비네요.


물론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숲 풍경은 참 아늑하고 포근하게 다가오고요.


이곳은 산 중턱에 조성이 되어 걷기라 힘든 사람을 위해

정상 주변까지 모노레일이 운행이 되고 있습니다.


잔잔하게 불어오는 가을 바람도 시원하고

숲에서 품어나오는 나무 향기도 달콤하네요.


가을을 대표하는 것은 울긋불긋 고운 색을 보여주는 단풍으로

설악산이나 내장산 등 유명한 큰 산에 가야 만날 수 있지만

이곳의 단풍 정취도 그에 못지않게 곱습니다.


이런 좋은 느낌에 어울리는 시 한구절 빠지만 섭섭하겠지요.


너 보고 싶은 마음 눌러 죽여야겠다고

가을산 중턱에서 찬비를 맞네

오도 가도 못하고 주저앉지도 못하고

너하고 나 사이에 속수무책 내리는

빗소리 몸으로 받고 서 있는 동안

이것 봐, 이것 봐 몸이 벌겋게 달아오르네

단풍나무 혼자서 온몸 벌겋게 달아오르네


<김용택 - 단풍나무 한그루>



단풍나무에 화려함에 취해 걷다보니

뜨거워진 마음을 잠시 쉬라고 하는 듯

차분한 느낌의 자작나무 숲을 만나게 됩니다.

눈을 감고 지난 겨울 찾았던 인제의 자작나무 숲을 떠올려보네요.

(인제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길 - 순백의 동화속 세상에 머물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256)


새하얀 억새와 화려한 단풍 사이로 난 흙길을

끝이 없는 듯 무작정 걷고 싶기도 합니다.


물론 화담숲의 대부분의 길은 흙길은 아니고 포장길이지만

주변 풍경에 취해 천천히 걷기에 이마저도 그저 행복하네요.


정상을 향해 좌로 우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이기에

화담(和談)이라는 뜻처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길이네요.


모노레일 승강장이 있는 곳이 정상의 역할을 하지만

뒷편 산쪽으로 좀 더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있어서

저는 숲속산책길 2코스를 택해서 걷기로 합니다.


앞서 걸었던 길은 사람들로 번잡했는데

이곳은 새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숲입니다.


길도 낙엽이 쌓인 포근한 흙길이라 좋고

잠시 인간사에서 벗어난 느낌이라 더더욱 행복하네요.


나무 가지 사이로 잠시 펼쳐지는 가을의 조망도 아름답고요.


봄에 피는 영산홍이 단풍을 시샘하는 듯 화려하게 피어있습니다. ㅎ


이곳은 쉬는 공간까지도 참 낭만적인 정취가 있는 것 같네요.

숲에서는 걷는 것도 앉아서 쉬는 것도 모두 휴식이 아닌가 합니다.


올해 가을 만나보지 못한 구철초 꽃도 이곳에서 보니 더더욱 반갑습니다.


이제 산책길을 빠져나와 분재원 등 여러 테마로 이루어진 테마원으로 들어섭니다.


미완성 소나무 정원 등 잘 단장이 된 풍경을 만날 수 있네요.


길가에 수줍게 피어있는 고운 색감의 꽃들도 함께 하고요.

꽃을 찬찬히 그리고 자세히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에 평화가 깃듭니다.


하긴 이처험 아름답고 감동적인 자연속에 머물고 있는데

평화롭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흐르는 물처럼 이리저리 휘어있는 기이한 모습의

소나무에는 많은 사연이 숨어있을 것 같습니다.


고운 색의 꽃과 함께 들리는 물소리는

마음을 정갈하게 해주고 맑게 만들어 주네요.


앞서 본 영산홍처럼 잠시 계절을 잃어버린 철쭉의 모습도 만납니다.

마치 가을이었다가 봄이 된것 같고 또 가을이 반복이 되는 기분이네요.


하지만 내가 있는 세상은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가을입니다.


자연은 잘 단장이 되어 있는 모습도 좋고

또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않는 원시림같은 모습도 다 좋습니다.


자연은 어떻게 변하든 자연의 모습을 벗아니지는 않으니까요.


고운 자연속에서는 사람의 모습마저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나무가 붉고 노란 색으로 물들어 가는 풍경은

보는 것 자체만으로 황홀하고 감탄이 저절로 납니다.


국화 향기 가득한 향기로운 길도 걸어봅니다.


아무리 인간이 다양한 인공 색을 만든다고 해도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의 느낌을 따라갈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그리고 꽃의 모습은 어찌나 그리 조화롭고 균형미가 있는지

꽃은 우리에게 좋아한다는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달해 줍니다.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행복은 삶이 끝나갈때쯤에나 찾게 될 겁니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의미 없는 순간들의 합이 될 테니까요.



만약 삶은 순간의 합이라는 말에 동의하신다면,

찬란한 순간을 잡으세요. 나의 선택을 옳게 만드세요.

여려분의 현재를 믿으세요.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면 내 삶은 의미 있는 삶이 되는 겁니다.

순간에 이름을 붙여주고, 의미를 불어넣으면

모든 순간이 나에게 다가와 내 인생의 꽃이 되어줄 겁니다. 



자연속에 머물다보니 행복이나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이 나서

최근에 읽은 박웅현의 '여덟단어' 책에서 몇구절 옮겨보았습니다.


그 책에서 가장 인상이 남는 구절을 하나 더 옮겨봅니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


한걸음 한걸음이 모아져서 길이 되는 것처럼

우리네 삶도 그날 그날 하루 하루를 잘사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원앙들이 많이 노니는 원앙연못에 도착해서 호수의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 약 2시간 동안 머문 이곳 화담숲과의 인연을 정리해 봅니다.


아직 화려하게 만개한 단풍의 정취는 아니었지만

조금씩 단풍이 물들어가는 모습도 그에 못지않는 아름다움이 있더군요.

다음번에는 이 느낌을 간직하고 본격적인 단풍을 만나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