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충북 괴산군 문광면 신기리
괴산의 문광저수지는
가을이면 은행나무가
멋진 가로수길을 만드는 곳으로
이번 괴산 1박 2일 여행의
첫번째 장소로 들러본다.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은
1979년 묘목장사를 하던 동네 주민이
300그루의 은행나무를
기증하여 조성이 된 곳으로
노란 은행나무와 수변풍경이 어우러져
가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은행나무 잎은 빠르게 떨어지기에
아쉽게도 단풍 절정 시기는
조금 지나 오게 된 것 같다.
그래도 풍성한 모습은 아니지만
바닥에 깔린 노란 은행의 흔적만으로도
만족을 할 수 있는 풍경을 만들어 준다.
물론 시기에 맞춰 찾는다면 얼마든지
멋진 모습을 담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모습은 인터넷 검색만 해도
무수히 나오는 흔한 모습이기에
어쩌면 조금 늦은 쓸쓸한 풍경이
더 귀하다고 스스로 위로해 보고.
고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마음은 그저 행복하다.
다정히 껴안고 걸어가는
연인의 뒷모습도
가을의 정취를 더주는 것 같고.
낙엽을 상징하는 가을이라는 계절은
쓸쓸한 이별을 떠올리게 되지만
그 이별에 앞서 화려하게 피어난
단풍의 자취도 깊게 배여있기에
사랑과 이별 그리고 추억까지도
모두 품에 안게 되는 계절이다.
은행나무 가로수길의 끝에는
수변을 따라 데크길이 이어진다.
물론 이 테크를 따라 약 2km 길이의
저수지 둘레길을 한바퀴 돌 수도 있다.
일부러 키우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물에 잠겨 죽어 있는 나무에 피어난
버섯의 모습도 참 이색적이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은행나무길에는
가을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노란 은행나무뿐 아니라 주변 산 자락에도
단풍 정취가 은은하게 배여있고.
때론 형형색색 붉게 물드는 단풍보다
샛노란 단색으로 가을을 물들이는
은행나무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특히 노란색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눈에 비추이는 주변 모습이
행복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마음
또한 여유로움이 가득해 진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멋진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가을 편지'의 노래 구절을
흥얼거리게 된다.
사느라고 애들 쓴다.
오늘은 시도 읽지 말고
모두 그냥 쉬어라.
맑은 가을 하늘가에 서서
시드는 햇볕이나 발로
톡톡 차며 놀아라.
<김용택 - 쉬는 날>
조금은 철지난 아쉬운 풍경을 만났지만
가을의 쓸쓸함이나 낭만적 여운은
더 깊게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청년 시절에는 멋진 글귀를 편지에 적어
보내고픈 누군가가 떠올렸겠지만
이제는 삶의 흔적만이 추억이 된다.
계절에도 시기가 있듯이
나의 삶도 그 때가 있기에
억지스러운 욕심 보다는
자연스러운 인연이
더 소중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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