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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괴산 각연사 사찰길 - 칠보산에 연꽃처럼 안겨있는 사찰

by 마음풍경 2017. 11. 14.



괴산 각연사 사찰길



충북 괴산군 칠성면 각연길 451




괴산 여행의 마지막 장소로 칠보산 자락에 안겨있는 천년고찰인 각연사를 찾기위해

소박하지만 가을 운치가 가득한 길을 따라 들어간다.


34번 국도변 입구 마을에서 약 4km를 차로 들어가니 보개산 각연사라는

현판의 일주문이 나오고 이곳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경내로 향한다.


일주문에서 경내로 이어지는 길도 이전 길처럼 여전히 고즈넉하고 여유롭다.


주변 산에는 짙은 정취의 가을 단풍이 잔잔하게 내려앉아 있고.


길가에 화려하게 피어난 단풍도 마치 꽃길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개인적으로 전국을 다니면서 다양한 길을 걸어봤지만

일주문에서 경내로 이어지는 사찰길은 가장 좋아하는 길 중 하나이다.


경내로 들어서서 운치있는 돌계단을 따라 오르면 대웅전 앞 마당으로 이어진다.


각연사는 신라 법흥왕 때 유일대사(또는 고려 때 통일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연못속의 돌부처님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깨달을 각에 연못 연자를 써서 각연사(覺淵寺)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각연사는 특별히 장대하거나 많은 보물을 지니고 있는 사찰은 아니지만

경내에서 대웅전을 등지고 바라보는 주변 풍광은 정말 멋지다.


각연사는 칠보산, 보배산(보개산), 덕가산에 분지처럼 둘러쌓여 있어

마치 연꽃이 피어있는 것같은 형상을 보여준다.


대웅전을 지나 옆길로 가니 키큰 보리수 나무가 앞 마당에 자라고 있는 비로전이 나온다.


특히 비로전에는 보물 제433호인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모시고 있다.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화강암으로 조성된 불상으로

광배와 좌대를 완전하게 갖춘 신라 전성기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용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비로전 앞의 너른 마당은 유일대사가 깨우친 연못이 있던 터이고

그 연못에서 발견된 석불이 바로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라고 하고.


경내의 시설을 구경하고 나서 단풍 풍경에 이끌려

잠시 칠보산 산행길을 걸어본다.


당초 계획은 각연사에서 시작해서 원점회귀로 칠보산에 오르는 것이었는데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에 각연사만 들리게 된 것이다.


각연사에서 칠보산을 오르는 초입 길은 보통 산행 들머리로 이용하는

쌍곡계곡보다 더 편안하고 포근하다.


하여 다음번 산행을 기약하고 뒤돌아 나오는데 다른 방향으로

너른 길이 있어서 잠시 빠져서 걷는다.


50여미터 잘 단장이 된 길을 올라가니 탑비와 귀두가 없는 거북상을 발견한다.


그나저나 이곳에서 멀지 않은 칠보산 중턱에 있는 보물 제 1295호인

통일대사 탑비와 유사한 모습과 높은 조각 수준을 보이기에

탑비와 귀두만 있다면 그에 못지 않는 우수한 수작이 되었을텐데..


각연사에는 이곳 말고도 칠보산 중턱에 보물 제1295호인 통일대사 탑비와

보물 제1370호인 통일대사 승탑이 있지만 오늘 찾아보지는 못했다.


당초 각연사는 칠보산 산행을 위해 잠시 들러보는 사찰이었는데

궂은 날씨로 인해 여유를 갖고 만나본 각연사는 7개의 보물이 숨어있다는 칠보산의 보물 중 하나는 아닐까.

비록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고찰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운치가 가득하기에 조용한 마음으로 다시 찾고픈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