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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영동 양산팔경 금강둘레길 - 늦가을 강변을 따라 걷다.

by 마음풍경 2017. 11. 17.



양산팔경 금강둘레길



충북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송호관광지 ~ 봉곡교 ~ 강선대 ~ 함벽정 ~ 봉양정 ~

비봉산 전망대 ~ 봉황대 ~ 수두교 ~ 강변길 ~ 송호관광지

(약 6km, 2시간 소요)




대전에서 가까운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을 걷기위해 송호관광지를 찾았는데

정확히 언제 왔는지는 모르겠고 그저 왔다는 기억만 아스라하다.


양산팔경은 충북 영동군 양산면에 위치한 여덞 군데의 명승지로

영국사, 강선대, 비봉산, 봉황대, 함벽정, 여의정, 자풍서원, 용암을 말하며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은 영국사와 자풍서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만나보는 길이다.

물론 과거에 영국사가 있는 천태산 산행을 했기에 이제 자풍서원만 찾으면 되겠다.

(영동 천태산 암릉길 - 늦가을 영국사의 정취를 따라 :

http://blog.daum.net/sannasdas/11515063)


매표소를 지나 입구에 들어서자 소나무 향기가 가득한 송림이 반겨준다.


수령이 300~400년 생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는 송호리 송림은

현재 캠핑장이 조성이 되어 있어 캠핑과 산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멋진 송림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더욱 아름다운 숲으로 가꾸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닐지.


송림숲을 지나 강변으로 나서니 유유히 흐르는 금강이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다만 만추 시기는 지나서 화려한 단풍 풍경을 보지는 못하고.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안고 둘레길을 시작하는데

먼저 바위 위에 우뚝하게 위치한 양산팔경 중 6경인 여의정이 바라보인다.



여의정을 지나 다시 금강변 길을 이어 걷자 8경인 용암이 나온다.


용암은 목욕하는 선녀를 보느라 승천을 하지 못하고 바위가 된

조금은 웃음이 나오는 용의 이야기가 전해지며 또한 오래전 영화인 소나기의 촬영장이기도 하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 길에는 아직 붉은 단풍의 정취가 남겨져 있다.


이제 송호관광지를 나와서 봉곡교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금강 둘레길을 시작한다.


다리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광은 참 아늑하고 평화로워

마치 꿈속에서 만나본 듯한 느낌마저 든다.


강선대의 정자와 멋진 소나무 그리고 금강이 어우러지는 정취는

양산팔경을 가장 대표하는 풍경이라 할 수 있다.


바위와 소나무에 둘러쌓인 강선대는 너른 금강을 조망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영산팔경을 대표하는 멋진 사진을 만들어 주는 장소이기도 하고.



지금은 주변 소나무가 자라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이지는 않지만

소나무 향기와 강물 소리가 어우러지는 풍광은 여전하다.


양산은 1,400여년전 신라와 백제가 싸울 때 신라 장군인 김흠은이 장렬하게 전사한 곳으로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불렀던 신라가요인 양산가가 전해온다고 한다.


울창한 숲길 옆으로 펼쳐지는 넉넉한 강변 풍경은 저절로 감탄사를 불러온다.


길이 편하니 마음 또한 조급하지 않고 넉넉해지고

주변의 이런 저런 모습들을 두리번 거리게 된다.


늦가을 정취를 가득 담고 있는 길은 한걸음 한걸음 아껴 걷고픈 마음이다.


비록 금강변의 노란 색으로 가득한 만추를 보지는 못했지만

이곳에서 마주한 숲만으로도 마음은 넉넉해진다.


고요한 낙엽진 숲길을 지나가니 이번에는 5경인 함벽정이 나온다.



함벽정은 소박하지만 단정한 느낌이 드는 정자로

좀 더 관리 및 보존이 잘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함벽정 정자 난간에 걸터앉아 강변을 바라보니

아늑함이 그지없어 그저 오래오래 머물고 싶다.


그래도 가야할 길은 이어가야 하기에 가파른 계단길도 오른다.


물론 힘들게 오른만큼 넉넉한 조망은 충분한 보상이 되고.


이곳부터는 흙길이 아니라 주로 강변위로 데크길이 연결이 되어 있어서

좀 더 가까이에서 강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조금은 고요하고 쓸쓸한 늦가을의 풍경을 마주하며 걷는 것은 참 행복하다.


대나무 울창한 숲길 또한 한적하지만 마음의 평화를 가득 안겨주고.


그늘진 대나무숲 사이로 비추이는 강가의 풍경도 이채롭다.


함벽정을 지나니 이번에는 봉양정 입구에 도착한다.



봉양정은 앞서 본 함벽정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정자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나무가 크지 않은 과거에는

가장 멋진 조망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정자를 따라 이어지는 길은 소박하지만 가만히 다가서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강변 건너편에 우뚝한 3경 비봉산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가 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비봉산은 하늘로 솟아있는 봉우리와 함께

물에 비추이는 산 그림자 또한 잔잔하게 스며든다.


이제 되돌아갈야할 수두교도 먼발치에 보이고

가을 햇살도 조금씩 저물어가는 느낌이 들고.


강변으로 다가서니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 또한 소박하면서도 운치있는 풍경이 된다.

하긴 자연중에서 아름답지 않는 것은 없고 다만 그 아름다움을 해치는 것은 우리네 인간이라고.


그리고 양산팔경중 마지막으로 봉황대를 마주한다.

다만 봉황대는 최근에 지어져서인지 앞선 정자와 같은 옛스런 느낌은 없다.


장수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군산 앞바다로 흘러나가는 금강은

언제 어느 곳에서 만나든 늘 한결같고 평화롭다.

(금강 발원지 : 전북 장수의 뜬봉샘,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58)


수두교를 건너 송호 관광지로 되돌아 가는데

다리에서 바라본 수변 풍경 또한 참 곱고.


강 건너편으로는 조금전에 지나왔던 데크길이 선명하게 이어져있다.


데크를 지날 때는 몰랐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니

구불구불 이어져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독특하다.


억새와 갈대로 이어져 있는 강변길은 앞선 데크길과는 다른 조망을 선사한다.


너른 들판과 아스라하게 바라보이는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외롭다기 보다는 고독하다고 해야할까.

문득 조동진의 '어떤날' 노래가 생각이 나서 저절로 중얼거려진다.


쓸쓸한 날엔
벌판으로 나가자
아주 쓸쓸한 날엔
벌판을 넘어서
강변까지 나가자...



멋진 바위 봉우리가 이어져 있는 봉화산 능선도 넉넉한 병풍이 되어 펼쳐지고

금강둘레길에서 만나본 풍경은 정말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


편안하게 수변길을 따라 걷다가 다시 송호관광지로 들어간다.


조금만 일찍 왔어도 좋았으련만 하는 아쉬움은 들지만

화려한 것은 화려한 대로 쓸쓸한 것은 쓸쓸한 대로 다 좋다.


가을은 부산하다.
모든 것이 바스락거린다.
소식이 뜸할지 모른다.
내가 보고 싶고 궁금하거든
바람이는 풀잎을 보라.
노을 붉은 서쪽으로
날아가는 새떼들 중에서
제일 끝에 나는 새가 나다.



소식은
그렇게 살아 있는 문자로 전한다.
새들이 물가에 내려 서성이다가
날아올라 네 눈썹 끝으로
걸어가며 울 것이다.



애타는 것들은 그렇게
가을 이슬처럼 끝으로 몰리고
무게를 버리고
온몸을 물들인다.



보아라!
새들이 바삐 걸어간 모래톱,
조금은 아픈
깊게 파인 발톱자국
모래들이 허물어진다.

그게 네 맨살에 박힌
나의 문자다.


<김용택 - 조금은 아픈>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은 금강 풍경, 우아한 송림, 그리고 양산팔경의 명소까지

두루두루 많은 볼거리를 담고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걷기에 좋은 길이다.

이번에는 조금 늦어서 단풍의 화려함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새벽 물안개와 단풍이 어우러지는 시기에 다시 한번 찾고픈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