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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공주 우금치 역사길 - 동학농민군의 격전지를 찾다.

by 마음풍경 2017. 12. 5.



공주 우금치 역사길



충남 공주시 금학동




올해가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한지 123주년으로

공주에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우금치 전적지가 있다.

하여 동학농민군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우금치(우금티)를 찾기위해

공주시내를 조금 벗어난 우금티 터널 입구에 도착을 한다.


주변은 겨울 초입의 분위기지만 머리위로 펼쳐지는

하늘은 깊고 푸른 가을 못지않다.


입구에 주차를 하고 계단을 올라서니

조금은 낡은 모습의 동학혁명군 위령탑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우금치 전적지 보수 공사가 일부 진행 중이고.


우금치가 동학 혁명의 전적지로 조성이 된 것은

1973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다만 1973년이면 종신집권을 위한 유신헌법을 공포한 때라

진정성이 있었는지는 조금 의심스럽다.


그래서인지 5.16 혁명이나 10월 유신 글자 부분이나 박정희 이름에는 훼손된 흔적이 보인다.

특히 동학혁명 정신을 5.16 구테타나 10월 유신과 동일시 하는

소위 문학박사라는 이름으로 쓰여진 곡학아세(曲學阿世) 글귀가 참으로 한심스럽기만 하다.


하긴 유신으로 국민을 탄압하던 지도가가 동학혁명의 진정성을 어찌 이해할 수 있었을까.

단순히 반대파를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 고려는 아니었을까.

여튼 아직까지 이러한 흔적들이 우금치에 남아있다는 것이 부끄럽기만 하다.


이처럼 왜곡되어 있는 내용이 동학혁명 위령탑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껴본다.

특히 정읍이나 보은, 장흥 등에는 기념관이나 기념공원 등이 조성이 되어

동학을 기리는 활동이 활발한데 공주만은 기념탑마저도 쓸쓸하다.

어쩌면 보수의 도시가 되어버린 이곳의 성격때문은 아닐까..


위령탑을 지나 우금치 고개마루로 올라간다.

그나저나 동학혁명의 역사적 자취를 만난 것은

고창의 무장읍성이 처음이었고 이번이 두번째이다.

(고창 무장읍성 길 - 동학혁명의 아지트를 찾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50)


우금치 고개는 생각보다 평화로운 모습이라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 비극의 현장이라는 것은 느낄 수는 없다.


과거 우금치 추모 위령제의 흔적들도 지금은 빛바랜 모습이지만

우금치 고개 이곳 저곳에 흉물처럼 남아있고.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고 훼손되고 방치된 모습을 보니

현재 동학의 가치가 어느정도 의미를 지니는지 미루어 짐작이 된다.


물론 현재도 떳떳하다 말할 수는 없지만

외세를 끌어들여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다 결국 스스로 망한

 조선 조정의 모습은 그저 부끄럽기만 한 역사이다.

한줌의 기득권을 지키기위해 일본에 군대를 요청해서 자국의 백성을 도륙한.


우금치 전투가 발생한 해가 1894년이니 10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미완의 혁명으로 남아있는 것이고.


무거운 마음으로 우금치를 구경하고 나서

답답한 마음을 덜어내려 두리봉으로 발걸음을 한다.


이곳에서 두리봉까지는 왕복 약 4km로

봉우리를 오르는 가파른 길도 있지만 마른 낙엽을 밟으며 걷는 포근한 길도 나온다.


이곳은 두리봉뿐만 아니라 일락산으로 이어지는 산길도 있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 소리를 들으니 정말 가을이 다 가벼렸구나 하는 기분이다.


한적한 숲길을 따라 걷다가 밧줄이 이어진 조금은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두리봉 정상에 도착한다.


두리봉(272m)은 공주 시내의 남서쪽에 위치한 그다지 높지 않은 봉우리이다.


이곳은 공주를 둘러싼 산을 연결하는 공주대산 코스에 속하며

지난번에 다녀온 주미산 자연휴양림과도 연결이 된다.

(공주 주미산 자연휴양림 - 쾌적한 공주산림휴양마을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369)


발아래로는 공주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지는데

과거에 연미산에서 바라본 조망보다는 가까이 있어서 인지

올망졸망한 모습을 만난다.

(공주 연미산 조망길 - 금강과 예술이 어울리는 공간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60)


그리고 서편으로는 저 멀리 칠갑산 능선이 이어지고

발 아래로는 부여를 향해 금강이 흐르고.


물론 동편으로는 계룡산 능선도 아스라한 모습으로 다가오니

낮은 산이지만 생각보다 조망이 좋다.

하여 정상 벤치에 앉아 차 한잔하며 주변 풍경을 감상한다.


두리봉에 올라 시원한 조망도 오랫동안 감상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우금치 마루에서 두리봉까지는 왕복으로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기에

역사의 흔적도 찾아보고 또 가벼운 산행을 하는 코스로 좋을 것 같다.


동학 혁명의 역사적 흔적들이 남아있는 장소들을 테마삼아 찾아보려 했었지만

아직 그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곳 공주 우금치뿐만 아니라 4개 전적지인 정읍 황토현, 장성 황룡, 그리고 장흥 석대 등

동학의 역사가 있는 곳들을 하나하나 찾아봐야겠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희생이 된 비극의 현장이지만

그때 정의를 위한 몸부림마저 없었다면 부끄러운 역사로 남았을 것이다.

그래도 세상은 선한 사람 그리고 의로운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가볍게 치부될 수도 있는 그들의 희생 또한 값지게 다가오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