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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공주 루치아의 뜰 - 옛집 분위기가 가득한 찻집

by 마음풍경 2017. 12. 9.


공주 루치아의 뜰



충남 공주시 중동




나태주 풀꽃문학관을 구경하고 제민천을 건너

분위기 좋은 찻집인 루치아의 뜰로 향한다.

(공주 풀꽃문학관 - 나태주 시인의 향기를 찾아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432)


제민천 주변의 공주 원도심은 현재 풀꽃문학관을 비롯해서

맛집과 멋진 카페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등이 조성이 되어 있는

문학과 예술의 거리라 할 수 있다.


공주 제민천 골목길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도 다양한 예술 공간 등이 조성이 되고 있고. 


물론 이곳 골목에도 나태주 시인의 시 한편이 자리를 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것들을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지게 하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찾는 좋은 공간으로 만드는 일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단순히 백제를 상징하는 삼국시대의 역사뿐 아니라

이곳에 살아온 근현대사의 모습을 보존하고 발전하여 보여주는 것도 큰 가치가 있으리라.


옛 건물을 그대로 살려서 낭만이 가득한 찻집으로 만든

루치아의 뜰도 그런 의미가 될 것이다.


찻집 입구는 이곳이 카페가 맞나 할 정도로 허름한 모습 그대로이다.

마치 오래전에 살던 버려진 고향집을 문을 열고 다시 찾는 기분이라고 할까.


특히 내가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분인 정현종 시인의 시를 만나니

더욱 반갑고 친근해진다.


가끔은 편리한 아파트 보다 조금은 불편했지만

추억이 있는 옛집이 그립다.


수돗가에 남아있는 옛날 펌프 모습도 그저 정겹기만 하고

더운 여름 시원한 물로 등목을 하던 기억도 떠오른다.


조금은 쓸쓸하고 스산한 기후지만

그래서인지 더더욱 옛 정감이 새롭다.


신발을 벗고 내부로 들어서면 옛집의 추억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고.


툇마루에 앉아 유리창너머 바라보이는 풍경도 익숙하기에

문득 유안진 시인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 나오는 글귀처럼

옛 추억의 누군가와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진다.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여 우전차와 율란파이를 곁들인 시간은 그저 여유롭고 행복하다.


책꽂이에 있는 책을 펴니 루치아의 뜰에 대한 내용도 소개가 되어있어

'루치아'라는 찻집 이름이 이곳 주인의 세례명이라는 것도 알게된다.


근사하고 럭셔리한 카페에서 머무는 것과는 다르게 이곳은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아니면 멍을 때리거나 그저 편안하다.


그나저나 옛추억이 점점 더 그리워지니

나도 이제 조금씩 옛것이 되어 가는가 보다. ㅎ


과거 부엌위에 있던 다락방을 개조해서 찻방으로 사용을 한다는데

워낙 인기가 좋고 간 날도 이미 손님이 있어서 이곳에서 차를 마시지는 못했다.


루치아의 뜰은 커피보다는 홍차나 녹차 종류가 더 인기가 있는 것 같아

획일화가 되어가는 입맛에 조금이나마 다양성을 부여해주는 것 같고.


물론 차의 가격은 그리 싸지 않지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옛집에 머물며

맛난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내년 봄쯤에 루치아의 뜰에 소박하고 예쁜 봄꽃들이 가득하면 다시 찾고싶다.

그러면 그 꽃 하나 하나를 자세히 보면서 나태주 시인의 시도 함께 떠올리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