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장곡사(長谷寺)
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리

연초를 맞아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칠갑산에 자리한 장곡사가 생각이 났다.
장곡사의 한적함과 평온함이 떠올라
자동차로 바로 가지않고
입구인 장승공원 주차장에
차를 두고 길을 따라 걷는다.

장승공원의 장승도
과거에 비해 많아지고
얼굴 표정도 더 다양해진 것 같다.

해학이 가득한 장승을 보며
나는 어떤 장승의 표정을
닮았을까하는 호기심이 든다.
화난 표정일까 아님 웃는 표정일까..

장승공원을 지나 일주문이 나오는데
칠갑산 장곡사라는
현판 글씨가 무척이나 간결하다.
최근 날은 풀렸다고 하나 산사의 아침은
여전히 쌀쌀하고 굴뚝 연기만이 정겹다.
20여분 호젓한 사색길을 걸으니
장곡사가 그 모습을 보이는데
아주 오랜만에 와서인지
옛 모습은 거의 떠오르지 않는다.
추억이란 기억속에 머무는 것인가
흘러가는 바람처럼 잊혀지는 것인가..
신라 문성왕(850년)에 보조선사 채징(體澄)이
창건한 천년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특히 장곡사는 가람 규모는 작지만
국보 2점과 보물 4점을 보유하고 있는
유서깊은 절이기도 하다.
앞으로 한발 내밀어 경내로 들어서니
평온하고 정갈한 느낌이 온몸에 스며든다.
운학루 계단을 올라 본당으로 들어서니
보물 181호인 아담한 하대웅전이 나온다.
특히 장곡사는 우리나라에서 대웅전이
2개로 나뉘어져 있는 유일한 사찰이다.
아래쪽 하대웅전과 윗쪽 상대웅전은
가파른 계단을 따라 이어져 있고.
계단의 갯수는 세어보지 않았으나
어쩌면 108계단은 아닐까?? ㅎ
대웅전이 2개로 나뉘어져 있는
연유는 알 수 없지만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가람 배치가 인상적이다.
절의 가장 위쪽에 자리한
상대웅전은 보물162호로이며
법당에는 국보58호인 철조약사여래좌상과
보물174호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있는데
내부 촬영 금지여서 담지 못했다.
대웅전내에서 들려오는 염불 소리와
바람이 만든 풍경소리의 어우러짐은
참 고즈넉하며 평화롭다.
하여 눈을 지긋이 감고
평화로움 속에 잠시 머물러본다.
가득 차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공허하지는 않는
기분 좋은 여유로움이라고 할까.
과거에는 그저 칠갑산을
오르기 위한 입구로 생각했는데
장곡사만으로도 찾을 가치는 넘치는 것 같다.
새해 연초라 작은 소망도 빌겸
산책하는 마음으로 찾아본 장곡사이지만
아늑해지는 마음을 가득 얻고 간다.
들어올 때 본 일주문 현판 필체와
나갈 때 본 현판 필체가 다르다.
대웅전이 2개가 있는 것이 특이한데
이 또한 보기 드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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