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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고창 무장읍성 길 - 동학혁명의 아지트를 찾다

by 마음풍경 2012. 12. 2.

 

고창 무장읍성 길

 

 

 전북 고창군 무장면 무장읍 성내리

 

 

고창 무장읍성은 사적 346호로 조선 태종 17년인 1417년에 축조한 읍성으로

1894년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한 농민들의 남부 지역 아지트로

성문인 진무루와 객사와 동헌 등의 건물이 남아있으며 현재 성곽 등의 복원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고창 해안의 구시포와 명사십리를 구경하고 나서 고창군 무장면에 있는 무장읍성을 찾아갑니다.

무장읍성은 모양성이라고 하는 고창읍성과 함께 고창에 위치한 대표 읍성입니다.

한 고장에 읍성이 2군데나 있는 것도 고창이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라는 것을 말하주네요.

(전북 고창읍성 성벽길 - 액운을 쫓고 복을 비는 성벽밟기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38)

 

이곳 읍성은 예향천리 마실길의 동학농민군 진격로의 일부로

정읍 황토현에서 시작한 동학혁명이 남부지방으로 세력을 넓히는 아지트 역할을 한곳이라고 합니다.

 

성문 정면에 있는 옹성으로 들어서니 진무루라는 현판이 걸린 누각을 만나게 됩니다.

 

당초 이곳 성의 둘레는 약 1400m에 넓이는 43,847평이라고 하나

대부분 사라지고 지금은 정문 일부 성곽만 복원이 되어 있더군요.

 

진무루에 올라 바라보니 무장읍내 풍경이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무장읍은 무송현과 장사현을 통합하여 무장진으로 삼으면서

두 고을의 중간 지점인 이곳을 읍으로 삼고 성을 쌓았다고 합니다.

 

  동편쪽으로는 제법 큰 규모의 읍취루라는 누각이 있으며

아마도 새롭게 지어진 건물같더군요.

 

그리고 읍취루 뒷편으로 들어서니 송사지관이라는 이름의 객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선 선조때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며 관리나 사신들의 숙소로 사용하던 곳으로

일제시대에는 면사무소로 사용이 되었다고 하네요.

 

아마도 이곳이 동학혁명의 아지트로 사용된지라

일본은 이곳의 가치를 낮추거나 은폐하려고 문화재로 두지않고 면사무소로 쓴게 된것은 아닐까합니다.

 

그리고 객사 앞으로는 송덕비가 줄지어 자리하고 있는데 오래된 노거수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나저나 이처럼 작은 마을에 어울리지 않게 많은 송덕비를 보니

과거나 현재나 다 잘난 사람들은 그렇게도 자신을 자랑하고 싶은가 보네요.

역설적으로 이런 모습에서 동학혁명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옅보게 됩니다.

 

노거수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수령이 정무를 보던 동헌으로 사용되었던 취백당이 나옵니다.

다른 곳에 가보면 동헌이 무척이나 웅장하고 위압적인데 이곳은 동헌이라기 보다는

고결한 선비가 사용했던 아담하고 품위있는 한옥처럼 느껴집니다.

그나저나 이곳도 일제시대에는 학교 건물로 사용이 되었다고 하고요.

 

취백당 앞으로는 너른 마당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학교 앞마당으로 사용이 되었겠네요.

 

이곳 취백당 주변에도 오래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멋진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한 떄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동학 농민군의 메아리 치는 함성 소리와 함께

또 나라를 잃고 나서는 학교에서 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취백당을 뒤로하고 성곽위로 올라서니 주변에는 발굴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무장읍성은 원래 석성으로 축조되었으나 후에 보수 공사를 하면서

흙을 덧씌워서 토성처럼 보인다고 하네요.

 

포근한 성곽길을 걸어가니 조금전에 보았던 취백루의 모습이

참 단정하고 아담하게 바라보입니다.

낡았지만 기품이 느껴지는 한옥을 만나게 되면

잘 고쳐서 남은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ㅎ

 

과거 고창읍성이나 해미읍성 성곽 길을 걸으면서도 느낀거지만

과거와 현대가 한 공간에 존재한다는 것이 참 이색적입니다.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나중에 성곽이 전부 완성이 된다면 둘레길을 전부 걷고 싶네요.

 

성곽을 내려서서 정문 방향으로 가다보니 조금은 위태롭게 뉘어있는 나무 한그루를 만났습니다.

어찌보면 참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래 사는것이 참 쉽지만은 않은 일이구나 하는 느낌도 드네요.

 

성곽길을 휘돌아서 다시 정문인 남문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초 무장읍성을 알 때는 고창읍성처럼 성곽을 한바퀴 걸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막상 와보니 성곽이 대부분 유실이 되어있더군요.

하지만 읍성내에 자라고 있는 노거수의 모습에서 지난 고단한 역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혹여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동학혁명의 발생부터 마지막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의 패배까지

동학 혁명의 여러 역사적 장소를 탐방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