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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부안 매창공원 문학길 - 조선 여류시인 매창의 묘를 찾다.

by 마음풍경 2017. 10. 15.


부안 매창공원



전북 부안군 부안읍 서외리



추억의 긴 연휴를 지나니 이제 가을도 조금씩 깊어가지만

아직 단풍을 탐미하기에는 이르기에

오랜만에 바다와 산이 아름다운 변산을 찾는다.

다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부안 읍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변산 여행의 첫걸음을 한다.


낭주식당은 호남지역의 전형적인 백반을 제공하며

특별한 반찬은 없지만 7천원에 맛깔나는 가성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젓갈 등 반찬이 대체적으로 짜기에 밥 한공기 추가는 기본이 될 것 같고. ㅎ


맛나게 점심을 먹고나서 본격적인 부안(변산) 여행의 첫번째 장소로

부안읍내에 위치한 매창공원으로 발걸음을 한다.

매창공원은 조선 중기의 기생이자 여류시인인 이매창(1573-1610)을 추모하며 조성한 공원이다.


매창공원내에는 부안문화원도 자리하고 있고 또 이매창의 묘도 함께 있다.


이매창은 당대 최고 시인인 유희경과 사랑을 나누었고

사랑과 이별의 애절한 감정을 시로 써서 남긴다.

그 중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시는

'이화우 흘날릴 때'로 시작되는 이별의 감정을 표현한 '이화우'다.


그리고 매창공원에는 매창의 시와 그를 기리는 많은 문인들의 시비가 있다.


매창은 개성의 황진이와 더불어 조선 명기로 쌍벽을 이루었다고 하며

시조와 한시 58수를 남겼고 이를 엮은 매창집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18세 아리따운 나이에 시인 유희경을 만나

사랑을 하다가 임진왜란으로 헤어진 임을 그리다

38세 나이에 세상을 뜬 그녀의 심정이 구절구절 시에 담겨져 있다.


또한 그녀는 기생으로 겪어야 했던 아픔 또한

담담한 필체로 이야기 하고 있다.


비에 젖어있는 시비를 하나 하나 읽어가다보니 아담한 매창의 묘를 만난다.


비록 고관대작에게 웃음을 주며 살아온 인생이었지만

그 마음에는 정갈하고 고운 시상이 담겨져 있었기에

오래 세월이 흘러도 애잔한 감동을 준다.


그리고 이번 부안 여행에서 가볼 예정이지만

십승지인 부안 우반동에 기거하며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과도

10여년 가까운 우정을 나누었기에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허균의 시비도 있다.


사랑과 이별 그리고 죽음이라는 일련의 삶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만

그녀의 이야기에는 더욱 각별한 마음이 든다.

오래전 고창에서 만났던 최초의 여류 명창인 진채선의 이야기도 떠오르고.

(영화 도리화가(桃李花歌)와 진채선 그리고 고창 질마재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242)


매창은 아전의 딸이었지만 어머니가 천민이라

미천한 기생 신분으로 38년 짧은 일생을 마감했지만

그녀의 문학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리 곁에 남아있다.

오래전에 매창과 유희경 그리고 허균의 이야기를 듣고

한번 찾고자 한 곳인데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날 찾게되어 더욱 느낌이 각별해진다.